“선거 6개월 전 노태악에게 투표용지 축소안 정식 보고돼... 진상위 조사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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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답변서 분석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측

6·3 지방선거 당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50% 축소 인쇄 지침'과 관련해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선거가 치러지기 6개월 전 해당 지침이 이미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공식적으로 보고됐다는 내용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한 철저한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사태의 원인을 조사 중인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측은 노 전 위원장이 지침 시행 이전에 관련 내용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의원에 따르면 이러한 진상규명위원회의 발표는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의원의 질의에 제출한 '선관위원 및 상임위원이 지방선거 투표용지 제작 및 배포와 관련한 의사결정 및 논의 결재한 내역 일체' 답변서에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 있다.
답변서에서 중앙선관위는 "편람 개정 사항은 지난해 11월 24일 개최한 제15차 위원회 회의에 보고된 '공직선거관리규칙 등 개정 사항 검토안'에 포함돼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해당 편람 개정 사항의 핵심은 지방선거를 치를 때 각 투표소에 배부하는 투표용지의 인쇄 매수 하한선을 기존 유권자 수 대비 60%에서 50%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다.
중대한 지침 변경 사항이 포함된 이 회의에는 조직의 최고 책임자인 노 전 위원장을 비롯해 위철환 상임위원이 직접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답변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50% 축소 인쇄 지침'은 실제 종합관리지침과 절차사무편람이 공식적으로 개정된 시점보다 약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앞서 열린 위원회 회의에서 이미 노 전 위원장에게 보고된 셈이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김 의원 측에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 '지방선거의 경우 50%(하한)' 내용은 42쪽 분량 중 1쪽 미만 정도였고 해당 내용을 별건으로 보고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별도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방대한 회의 자료의 일부로 포함돼 있었을 뿐 해당 안건을 특정해 심도 있는 토론을 거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초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인쇄 기준 하향 결정 과정에 대해 실무진 선의 전결 사안이었다고 선을 그어왔다.
구체적으로 '제9회 지방선거 종합관리지침'은 지난해 12월 10일 사무총장의 전결로 처리됐고, '공직선거 절차사무편람'은 같은 달 24일 선거정책실장의 전결을 통해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유권자의 60%에서 50%로 최종 하향 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 역시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거일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에 대해 지침 시행 전에 보고 받은 바가 없다고 회신했다"고 밝히며 윗선 개입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문서 기록을 통해 사전 보고 정황이 드러나자 김 의원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노 전 위원장은 진상규명위에서마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거짓 증언으로 국민을 기만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 전 위원장 등 선관위 고위 관계자들의 진술에만 의존한 진상규명위 조사의 한계 또한 여실히 드러났다"고 규탄했다.
김 의원은 "노 전 위원장의 신병확보를 위한 구속수사뿐 아니라 위 상임위원 등 선관위 고위 책임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 및 강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절차이며 투표용지는 유권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필수적인 도구다.
선거 당일 어떠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에 지장이 없도록 충분한 수량의 투표용지를 현장에 비치하는 것은 선거 관리의 기본 원칙이다.
과거 투표용지 배부 하한선을 여유 있게 설정했던 이유 역시 오후 시간대에 투표자가 급증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유권자가 표를 행사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불상사를 차단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