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가렸다고 퇴장'...파라과이 선수, 축구 역사상 최초로 '이것' 때문에 레드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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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방지 '비니시우스 법' 첫 적용, 입 가린 발언으로 퇴장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새롭게 도입된 규정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파라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 미겔 알미론이 경기 도중 입을 가린 채 상대 선수에게 발언했다가 즉시 퇴장당하면서 이번 대회 첫 사례로 기록됐다.

'입 가리기 행위' 1호 퇴장 선수 미겔 알미론(파라과이) / 유튜브 '올스'
'입 가리기 행위' 1호 퇴장 선수 미겔 알미론(파라과이) / 유튜브 '올스'

파라과이는 20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튀르키예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D조에서는 미국과 튀르키예가 32강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파라과이는 첫 승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해당 경기에서 파라과이 선수 미겔 알미론이 레드 카드를 받아 퇴장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단순한 거친 반칙이나 폭력적인 행동 때문이 아니라 입을 가린 채 상대 선수와 대화를 시도한 행위가 문제가 됐다.

상황은 파라과이가 1-0으로 앞서던 전반 막판 발생했다. 공격수 이시드로 피타가 태클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한 뒤 판정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이 한데 몰리며 신경전이 벌어졌고 경기장은 순식간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알미론은 튀르키예 선수에게 다가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이야기를 건넸다. 주심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해당 장면을 확인했다. 이후 규정 위반으로 판단해 알미론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축구 역사상 입을 가린 채 상대 선수와 대화했다는 이유로 퇴장 당한 첫 사례다. 파라과이는 전반을 리드한 채 마쳤지만 후반전을 수적 열세 속에서 치르게 됐다. 후반전 파라과이는 튀르키예의 공세를 견디며 승리를 챙겼지만 경기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장면이었다.

파라과이는 20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튀르키예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 fifa 월드컵 인스타그램
파라과이는 20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튀르키예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 fifa 월드컵 인스타그램

일명 '비니시우스 법'

이번 규정은 올해 국제 축구계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인종차별 문제와 맞닿아 있다. FIFA는 대회 개막 전 선수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입을 가리고 발언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발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고, 인종차별이나 비하 표현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점이 이유로 제시됐다.

지난 2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라운드 플레이오프 1차전 레알 마드리드-벤피카 경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와 잔루카 프레스티아니(벤피카)가 언쟁을 벌이고 있다. / tycsports, brfootball 인스타그램
지난 2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라운드 플레이오프 1차전 레알 마드리드-벤피카 경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와 잔루카 프레스티아니(벤피카)가 언쟁을 벌이고 있다. / tycsports, brfootball 인스타그램

규정 도입의 계기는 지난 2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당시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는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프레스티아니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말을 하는 과정에서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탓에 정확한 발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결국 UEFA는 해당 사안에 대해 징계를 내렸고 이후 FIFA도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 마련에 착수했다. 그 결과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입을 가린 채 대화를 시도할 경우 곧바로 퇴장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규정이 이번 월드컵부터 도입됐다. 축구팬들은 해당 사례를 들어 이 규정을 '비니시우스 법'이라고 부르고 있다.

축구계에서는 이 규정을 두고 선수 간 비방이나 차별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경기 중 자연스러운 의사소통까지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FIFA는 대회 개막 전 심판진 교육을 통해 적용 기준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미론의 퇴장은 새 규정이 실제 경기에서 얼마나 엄격하게 집행될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게 됐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언행에 대한 심판진의 감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각국 대표팀 역시 선수단 교육과 행동 지침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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