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자 선거비용 86.5% 미반환액 236억원... 선관위 뒷짐 진 새 혈세 계속 증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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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자 절반이 10년 넘게 장기 체납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가 된 후보자들에게서 거둬들여야 할 선거비용 보전금과 기탁금 236억원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금액 가운데 35억원은 국가재정법에 따른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돼 사실상 국고로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이는 선거 관리 당국의 소극적인 채권 관리와 행정 시스템의 허점으로 인해 막대한 국민 혈세가 공중으로 증발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채현일 의원실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아 2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을 기준으로 선거비용 보전금 및 기탁금 반환명령을 받고도 이를 완납하지 않은 미반환자는 총 86명에 이른다. 이들이 반환하지 않은 미반환 총액은 236억 6115만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이들에게 부과된 전체 반환명령액은 273억 5421만원이었다. 결과적으로 국가가 마땅히 돌려받아야 할 전체 자금의 86.5%가 회수되지 않은 셈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비용 보전 제도는 후보자가 선거에서 득표율 10%를 넘기면 지출한 선거운동 비용의 절반을, 15%를 넘기면 전액을 국가가 보전해준다.
하지만 선거 이후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지급받은 기탁금과 보전금을 30일 이내에 국가에 전액 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환수 실적은 법적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반환명령이 내려진 지 10년이 넘도록 환수되지 않은 장기 체납 건수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구체적으로 2015년까지 반환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아직 미반환액이 남아있는 장기 체납 사례는 23건이며 총액은 112억 9081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미반환액의 47.7%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대표적인 사례로 곽노현 전 서울특별시교육감은 과거 당선무효형 확정으로 2012년 10월 선거비용 반환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반환명령액 35억 3749만원 가운데 31억 4301만원이 여전히 미납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곽 전 교육감이 2024년 치러진 교육감 보궐선거에 재출마하면서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은 자의 피선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이른바 '곽노현 방지법' 제정 논의가 정치권에서 촉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곽 전 교육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매달 연금이 압류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약 4억원을 변제했다"라며 "계속 변제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핵심 원인은 환수 업무의 책임이 여러 기관으로 분산돼 있고 선관위가 채권 관리 의무를 방기했기 때문이다.
현행 법규상 선거비용 반환금의 실제 징수 절차는 관할 세무서가 맡는다. 하지만 채권 발생 기관인 선관위 역시 국가재정법상 5년으로 규정된 소멸시효의 완성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고 압류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채권 관리 의무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선관위가 안일하게 대응하는 사이 시효가 지나버려 영영 회수할 수 없게 된 금액만 35억 7400만원에 이르게 된 것이다.
선관위는 2019년부터 시효 연장을 위한 민사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으며 그 이후 시효가 완성된 미반환 사례는 3건 총 1억 9800만원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소멸시효 완성액의 대부분이 2019년 이전에 발생한 과거의 문제라는 취지다.
현재 선관위가 시효 연장을 위해 진행 중인 소송은 1건으로 파악됐다.
선관위는 "반환명령 후 세무서에 징수를 위탁하고 있으나 압류할 재산이 없는 경우 미반환금이 발생한다"라며 "선거마다 반환 대상이 새롭게 생겨 미반환금이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