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군민 지갑은 닫고 시설 사업엔 과감한 영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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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말 주민들의 체감 현실과 동떨어진 예산 운용

박병준 기자 / 위키트리 대구경북취재본부
박병준 기자 / 위키트리 대구경북취재본부

[영덕=위키트리]박병준 기자=영덕군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참여를 ‘재정 부담’을 이유로 포기했다.

인근 청송군이 공모에 선정되고, 울진·봉화·울릉군 등이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더욱 의문스러운 점은 영덕군의 이중적인 예산 운용이다.

주민 생활에 직결된 소상공인 이자 지원 예산은 반토막 내면서도, 수십억 원대 개보수 사업에는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절차적 정당성 논란 끝에 중단된 어촌민속전시관 사업까지 고려하면, 영덕군의 예산 우선순위는 주민들의 삶이 아닌 '시설물'에 쏠려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예산안 심사와 의결은 의회의 가장 핵심적인 권한이자 의무다.

주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우선순위가 뒤바뀐 예산안이 제출되었을 때, 의회는 이를 철저히 검증하고 바로잡았어야 했다.

소상공인 지원 예산이 삭감되고 논란 많은 시설 사업 예산이 편성되는 과정에서 의회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행정부의 독주를 막기는커녕 ‘거수기’ 노릇을 한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행정의 신뢰도는 정책의 일관성에서 나오고, 그 일관성은 의회의 엄격한 통제로부터 완성된다.

군의회가 행정부의 예산 철학을 따지기는커녕 침묵하거나 동조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의 몫이 된다.

민선 8기 임기 말, 주민들의 체감 현실과 동떨어진 예산 운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행정의 독선만큼이나 의회의 무능도 크다.

영덕군의회는 예산 편성의 우선순위가 군민의 삶을 향하고 있는지, 행정부를 향한 날 선 감시와 비판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군민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