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 혼자서 두 달간 만든 게임으로 2주도 안 돼 수백억 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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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서 초대박 난 게임 '멧차 카멜레온'

졸라맨처럼 생긴 캐릭터가 벽돌담 앞에 선다. 팔레트를 열어 제 몸에 붉은 벽돌 무늬를 칠하고는 담벼락에 찰싹 붙어 숨을 죽인다. 술래는 진짜 벽돌과 색칠한 몸뚱이를 분간하지 못한 채 그 앞을 서성인다. 일본의 1인 개발자가 두 달 만에 만든 이 엉뚱한 숨바꼭질 게임이 출시 2주도 안 돼 700만장 넘게 팔렸다.

'메차 카멜레온'
'메차 카멜레온'

화제의 게임은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된 '멧차 카멜레온(MECCHA CHAMELEON)'이다. 개발자(lemorion_1224)는 최근 스팀 커뮤니티에 "700만장 판매를 돌파했다. 정말 감사하다"는 글을 올리고 일본을 테마로 한 새 맵을 추가하겠다고 예고했다.

게임 구조는 단순하다. 술래와 숨는 사람으로 팀을 나눠 숨바꼭질을 벌인다. 그런데 숨는 방식이 독특하다. 플레이어는 아무 무늬도 없는 새하얀 캐릭터로 시작해 그림판 같은 도구로 직접 제 몸을 칠해 배경에 녹아든다. 정해진 사물로 변신하는 기존 '프롭 헌트' 류와 달리 위장의 완성도가 순전히 플레이어의 '그림 실력'에 달려 있다. 어설픈 위장이 술래에게 들통나는 장면이 그대로 웃음거리가 되면서 보는 재미가 곧 게임의 무기가 됐다.

흐름은 가팔랐다. 게임은 지난 10일 출시 이후 사흘 만인 14일 100만장, 닷새 만인 15일 200만장을 넘겼고, 일주일 만에 300만장, 20일 500만장을 돌파한 뒤 700만장까지 내달렸다. 스팀 글로벌 주간 판매 1위에 올라 '포르자 호라이즌 6',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같은 대작을 제쳤고, 한국 판매 차트에서도 정상에 섰다.

'메차 카멜레온'
'메차 카멜레온'

동시접속자 수도 폭발했다. 게임 통계 사이트 스팀DB 기준 최고 동시접속자는 34만534명으로, 카운터 스트라이크 2와 펍지(PUBG) 등 대형 게임이 장악한 스팀 역대 최고 동시접속 상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일이 광고비 한 푼 없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개발자는 퍼블리셔(배급사)도, 마케팅 예산도, 사전 보도자료 배포도 없이 게임을 내놨다. 입소문과 인터넷 방송이 마케팅을 대신했다. 출시 전인 지난달 초 X(옛 트위터)에 올라온 플레이 영상이 600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출시 첫날 트위치에서는 동시 시청자가 12만7656명까지 치솟았다. 시청자가 방송인의 게임에 직접 참여하는 모드가 더해지면서 확산세는 더 빨라졌다.

수익이 상당한 규모로 추정된다. 정가 5.99달러(약 8000원)를 단순 적용하면 700만장의 매출은 4000만달러(약 500억원)를 웃돈다. 출시 할인, 스팀이 가져가는 수수료(약 30%), 환불분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광고비를 들이지 않은 만큼 개발자가 손에 쥐는 몫은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메차 카멜레온'
'메차 카멜레온'

게임이 맨바닥에서 솟아난 것만은 아니다. 미국 매체 폴리곤에 따르면 개발자는 수년간 포트나이트에서 변장과 위장, 사회적 속임수를 활용한 숨바꼭질 모드를 다듬어왔고, 그 경험을 스팀으로 옮겨 왔다. 20만명이 넘는 동시접속을 감당하기 위해 에픽게임즈가 무료로 제공하는 멀티플레이 네트워크 도구도 활용했다.

해외 게임 매체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PC게이머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이른바 '프렌드슬롭' 장르의 최신작이라며 이 장르의 거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록페이퍼샷건은 직접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해도 재미있다는 점을 게임의 미덕으로 꼽았다.

'멧차 카멜레온'의 흥행은 올해 스팀에서 이어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적은 비용으로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는 멀티플레이 게임들이 대형 스튜디오의 지원 없이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파 파 웨스트', '슈퍼 배틀 골프', '갬블 위드 유어 프렌즈' 등이 올해 100만장을 넘겼고, 1인 개발작 '스케줄 I'은 매출 5000만달러를 돌파했다. 멧차 카멜레온은 현재 윈도 PC용으로 스팀에서만 즐길 수 있다. 콘솔 출시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