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무임승차' 나이 만65세인데...대폭 바뀔 수 있다
작성일
버스까지 확대되나? 4000억 손실 속 노인 이동권 보장 방안
서울시가 고령층 대중교통 무임 이용 제도 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다. 현재 만 65세 이상에게 적용되는 지하철 무임승차 기준 연령을 상향하는 방안과 함께 버스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동시에 검토 대상에 오르면서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연합회는 최근 서울시에 '어르신 대중교통 정책 관련 공청회 개최'를 제안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서울시는 이를 수용해 노인회와 공동으로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시는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며,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는 추후 서울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논의될 핵심 의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재 만 65세 이상에게 적용되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만 70세 이상으로 조정하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고령층 교통복지 혜택을 버스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지하철 중심으로 운영돼 온 기존 복지 체계를 손질해 보다 현실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1984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당시 평균수명과 고령화 수준을 고려해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혜택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최근 기대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도 증가하면서 제도 개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3세를 넘어섰으며, 65세 인구 비중도 전체 인구의 20%를 웃도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특히 서울교통공사의 재정 부담 문제도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서울교통공사는 매년 수천억 원 규모의 무임수송 손실을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 규모는 40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운영 적자가 계속 누적되는 상황에서 무임승차 연령 상향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이다.
반면 노인 단체를 중심으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상당수 고령층이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병원 진료나 사회활동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이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교통비까지 증가할 경우 고령층의 이동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단순히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는 방식보다는 버스 지원 확대와 연계한 절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로 서울시의회에서는 최근 고령층 대중교통 요금 지원 범위를 버스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이 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해당 조례안은 향후 본회의 의결 절차를 앞두고 있다.

버스 지원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지금처럼 지하철에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가 일부 개선될 수 있다. 서울 외곽 지역이나 지하철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경우 버스 이용 비중이 높은 만큼 체감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지원 대상과 방식, 재원 마련 방안 등은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19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회장이 만나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급속한 고령화와 교통 환경 변화에 맞춰 지속 가능한 교통복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청회는 단순히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올릴지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향후 서울시 고령층 교통복지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이동권 보장과 재정 건전성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