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멈춘 미 증시…AI 던진 뭉칫돈이 향한 의외의 '피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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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과열 우려에 빅테크 주가 급락, 기술주 투자심리 악화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전통산업 반등, 업종별 차별화 장세
뉴욕증시가 대형 기술주 중심의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혼조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인공지능 산업의 과열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스페이스엑스의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이 시장 전반의 기술주 투자 심리를 억누른 반면,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긴장 완화 조짐에 따라 전통 산업군이 반등하며 지수별 차별화 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2일 (현지 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79포인트(0.4%) 하락한 7,472.7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 지수는 351.33포인트(1.3%) 내린 26,166.60으로 장을 마감했다. 우량주를 모아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8.01포인트(0.3%) 오른 51,712.71을 기록했다. 각 지수의 엇갈린 흐름과 개별 종목의 등락률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12주 가운데 11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치를 경신했던 S&P 500 지수는 이번 하락으로 사상 최고치 대비 1.8% 물러섰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 역시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 여파로 약보합권에 머물며 시장의 관망세를 반영했다.
시장 전반의 하락을 주도한 것은 대형 기술 기업들을 일컫는 빅테크 주식이다. 알파벳은 5%의 낙폭을 보였고, 아마존과 브로드컴 역시 각각 4.7%와 4.5%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지수에 부담을 주었다. 인공지능 관련 주식이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올랐다는 평가가 확산하며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판 결과다. 최근 미국 증시에 데뷔한 스페이스엑스의 주가 흐름도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상장 직후 크게 올랐던 스페이스엑스는 이날 16.4% 급락한 15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초 공모가인 135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으나 상장 후 3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며 변동성이 커졌다.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재조정(보유 주식 비중을 새롭게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며 기존에 많이 올랐던 반도체 등 인공지능 관련 주식을 처분하고 스페이스엑스를 편입하려는 움직임도 매도 압력을 높였다.
기술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다우지수는 상승 마감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요인이 일부 완화된 점이 다우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은 양국의 전쟁 상황에 관한 회담을 가졌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 대화가 성공적인 최종 합의를 위한 좋은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들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 안정세를 보였고, 이는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주어 전통 산업군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아포지 테라퓨틱스가 약 109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46.7%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거시 경제 측면에서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주재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3.50%에서 3.75% 구간에서 동결되었다. 정책 입안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려는 연준의 정책 기조가 확인되었다. 탄탄한 국내 경제의 회복세는 대형 기술주에 쏠려 있던 자금이 가치주나 내수 중심의 전통적인 기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당분간 미국 증시는 지정학적 긴장도와 통화 정책, 그리고 주요 기업들의 개별 소식에 따라 업종별 주가가 엇갈리는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