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넘었다…한국서 쓴 돈도 '역대 최대' 어디 썼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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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카드 결제 2조 원 넘어
국내 관광 시장을 찾는 외국인 발길이 눈에 띄게 늘며 회복 기세를 굳혔다.

올해 들어 한국을 방문한 외래 관광객이 이미 1000만 명 선을 넘어섰으며, 이들이 국내에서 결제한 카드 금액은 지난 5월 한 달간 2조 원을 돌파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4일 발표를 통해 6월 셋째 주 기준 잠정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00만 명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7월 중순이 돼서야 1000만 명 고지에 도달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 달가량 단축된 속도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누적으로 집계된 방한 외래객은 872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기록한 721만 명보다 21.0% 늘어난 규모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195만 명에 달해 전년 동월 대비 19.4%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가별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중국이 56만 명으로 가장 압도적이었고, 일본이 36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미주 21만 명, 대만 19만 명, 유럽 15만 명, 홍콩 6만 명 순으로 집계됐다.
거세지는 지역 분산 기세
수도권에만 밀집하던 외국인 여행객이 전국 각지로 분산되는 양상도 뚜렷해졌다. 5월 한 달간 인천이나 김포 외에 지방 공항을 거쳐 입국한 외래객은 36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0%의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수도권 공항을 이용한 이들은 130만 명으로 15.7% 증가했고, 수도권 항만은 7만 명으로 74.2% 급증했다. 지방 항만 역시 21만 명을 기록해 11.7%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월간 카드 결제액 역대 최초 2조 돌파
방한 외래객들의 씀씀이도 한층 커진 모양새다. 5월 기준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결제한 카드 지출액은 온라인 결제액을 포함해 총 2조 1222억 원으로 추산됐다. 한국관광공사가 관련 통계를 수집하기 시작한 2018년 1월 이래 월별 소비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힘입어 1~5월 누적 카드 결제 규모는 7조 9845억 원을 달성해 작년 동기 대비 47.3% 폭증했다.
로컬 쇼핑·미식·의료 시술에 집중
사상 처음으로 기록한 월간 2조 원대 지출의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갑이 어느 업종으로 흘러갔는지 명확히 드러난다.

신용카드 빅데이터와 관광 통계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들이 가장 많은 돈을 쓴 부문은 단연 쇼핑과 식음료다. 과거 대형 면세점 중심의 대량 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MZ세대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도심 로컬 로드숍과 백화점을 찾는 체험형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쇼핑 업종에서는 명동, 홍대, 성수, 강남 등에 위치한 올리브영 같은 헬스앤뷰티 스토어가 외국인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등극하며 화장품 지출을 견인했다. 성수동과 한남동 일대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이나 가성비 기념품을 살 수 있는 다이소의 매출도 급증했다. 더현대 서울이나 잠실 롯데월드몰처럼 이색 팝업스토어가 활성화된 복합 쇼핑 공간도 카드 매출의 핵심 거점 역할을 했다.
외식과 식음료 분야의 지출 비중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K-푸드를 접한 외국인들이 먹는 즐거움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추세다. 입소문이 난 유명 치킨집이나 삼겹살 전문점, 간장게장 맛집은 물론이고 광장시장 같은 전통시장 내 상점에서의 카드 결제율이 크게 늘었다. 특히 편의점은 한강 라면이나 편의점 자체 디저트 상품을 즐기는 하나의 관광 명소로 부상하며 소액 다건 결제를 유도하는 일등 공신이 됐다. 성수동과 연남동 일대의 감성 카페와 베이커리 매장에서의 지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고액을 한 번에 결제하는 인프라 업종인 숙박 부문도 호황을 맞았다. 특급 호텔의 안정적인 매출과 더불어 한국 고유의 정취를 경험할 수 있는 한옥 독채 숙소나 도심형 공유숙소 연계 결제액이 크게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지방으로 여행객이 분산되는 흐름에 맞춰 지방 중소형 비즈니스호텔의 카드 매출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결제 건수 자체는 적지만 건당 결제 금액이 가장 커 전체 지출 규모를 확 키운 숨은 주역은 의료 서비스 분야다. 강남과 홍대, 명동 일대의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보톡스, 필러, 레이저 등 미용 시술을 받는 외국의 원정 뷰티 투어 결제액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과거 아시아권에 집중됐던 미용 시술 수요가 최근에는 가성비를 따지는 미주나 유럽 관광객에게까지 확대되며 지출 규모를 키웠다.
국가별 확연한 소비 성향 차이
국적에 따른 소비 성향 차이도 뚜렷하게 관찰됐다.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들은 화장품 쇼핑과 면세점, 백화점 이용 비중이 높았으며 의료 시술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했다. 반면 일본 관광객들은 아이돌 굿즈 매장이나 감성 카페, 편의점, 로드숍 매장을 돌며 소액으로 자주 결제하는 성향을 보였다. 미주와 유럽 지역 관광객들은 숙박비와 한식당 미식 체험, 그리고 장기 체류에 따른 교통비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강정원 문체부 관광정책실장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류할증료 인상 악재 속에서도 5월까지의 전체 방한객 수가 전년 대비 21% 늘었고 6월 중순에는 1000만 명 돌파라는 결실을 맺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케이팝 아티스트나 글로벌 수출기업 등 민간 부문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한국 관광의 다채로운 면모를 세계 전역에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