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사망사고 95%가 몰렸다…운전자들이 방심하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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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 사망자 96명…전년보다 52.4% 늘어
직선도로서 사망사고 95.8% 발생…2차 사고 사망자는 5배 급증
올해 들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1년 전보다 50% 넘게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경찰청은 올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사고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 사고 특성에 맞춘 예방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명과 비교하면 52.4% 증가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부상자도 4068명에서 6520명으로 60.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사고 사망자 5배 늘었다
특히 2차 사고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차량 고장이나 사고 처리 등으로 고속도로 위에 서 있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치여 숨진 2차 사고 사망자는 올해 1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명과 비교하면 5배로 늘어난 수치로 전체 고속도로 사망자의 15.6%를 차지했다.

정체 구간이나 서행 구간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진 사람도 12명에 달했다. 전체 사망자의 12.5% 수준이다. 경찰은 최근 차량에 탑재된 적응형 정속주행장치(ACC) 등 주행 보조 기능을 과신한 운전자들이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하면서 이 같은 사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ACC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기능이다. 하지만 정차된 차량이나 장애물을 완벽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운전자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초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경찰관 등이 숨진 사고에서도 가해 차량 운전자가 해당 기능을 사용 중이었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낮 시간대와 직선 구간에 사고 집중
시간대별로는 심야와 새벽 그리고 낮 시간대에 사고가 집중됐다. 자정~오전 2시, 오전 4~6시, 그리고 오전 10시~오후 2시 발생한 사망자가 모두 47명으로 전체의 48.9%를 차지했다.
특히 낮 12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대형 화물차에 의한 사망자가 11명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의 졸음운전 가능성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집중 관리가 필요한 시간대로 분석했다.

앞지르기 차로인 1차로에서도 위험성이 확인됐다. 사망자는 22명으로 전체의 22.9%였지만 치사율은 11.7%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주행차로 치사율 5.0%보다 약 2.3배 높은 수준이다. 고속 주행 차량이 많은 만큼 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터널·지하차도 사망자도 급증

터널과 지하차도 역시 위험 구간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간 사망자는 지난해 4명에서 올해 14명으로 증가해 250% 늘었다. 경찰은 폐쇄된 공간 특성상 사고 발생 시 회피 공간이 부족하고 연쇄 추돌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속 장비 설치 여부도 사고 규모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사망자의 69.8%에 해당하는 67명이 단속 장비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에서 발생했다.
경찰청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사고 취약 구간과 시간대별 관리에 나선다. 상습 정체 구간과 사고 다발 시간대에는 순찰 인력을 집중 배치해 안전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상습 정체 구간 정보가 내비게이션 화면에 표시될 수 있도록 관련 업체들과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또 운전자들이 고속도로 위에 직접 서 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수칙 홍보를 확대한다. 앞지르기 차로 사고 예방을 위해 지정차로 위반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계획이다.
터널과 지하차도는 관계기관 합동 점검을 통해 취약 시설을 보강하고 사고 위험이 높은 직선 구간에는 신규 단속 장비 설치를 검토한다. 이동식 단속 장비 위치도 재조정해 사고 예방 효과를 높일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동차 성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사망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속도로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고속도로 사고 예방의 첫걸음은 안전거리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1차로에서 앞차와 바짝 붙어 달리는 차량을 자주 볼 수 있다. 앞차가 조금만 속도를 줄여도 뒤차가 바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거리다. 정체 구간이나 사고 차량을 뒤늦게 발견하면 이런 간격은 그대로 추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속도로 연쇄 추돌 사고는 앞차의 급제동을 뒤차가 피하지 못하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뒤차가 앞차를 들이받고 그 뒤 차량이 다시 들이받는 식이다. 속도가 빠른 도로에서는 한 대가 멈춘 뒤에도 뒤쪽 차량 여러 대가 잇따라 충돌할 수 있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차량은 1초에 28m 가까이 이동한다. 운전자가 앞차의 급정거나 사고 상황을 확인하고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차 한두 대 정도의 간격은 부족하다. 앞차와 너무 가까이 달리면 사고를 피할 시간과 공간이 줄어든다.
1차로는 빠르게 달리는 차량과 추월하려는 차량이 몰려 앞뒤 간격이 좁아지기 쉽다. 이 상태에서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 뒤차가 피할 수 있는 여유도 줄어든다. 추월을 마친 뒤 주행차로로 돌아가지 않고 1차로를 계속 달리는 차량이 많아지면 뒤쪽 차량의 급차선 변경도 늘어난다.

차선을 바꿀 때도 무리한 끼어들기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거울에 멀리 보이던 차량도 빠르게 가까워진다. 방향지시등을 켜자마자 차선을 바꾸거나 화물차 앞으로 급하게 들어가면 뒤차가 급제동해야 한다. 대형 화물차는 승용차보다 멈추는 데 더 긴 거리가 필요하다.
사고나 고장이 났을 때는 차량 앞이나 뒤에 서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사고 차량과 다른 차량 사이 공간에서 상태를 확인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뒤따르던 차량이 사고 지점을 늦게 발견해 추돌하면 차량 사이에 있던 사람이 그대로 끼이거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 2차 사고 사망 사례 상당수도 사고 직후 차도 위에 머물다가 발생한다. 차량 상태를 확인하기보다 먼저 차로 밖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뒤 신고와 사고 수습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고속도로에서는 앞차와 거리를 두고 달리고 1차로를 오래 점유하지 않는 운전이 중요하다. 사고가 났을 때 차도 위에 서 있지 않는 것도 2차 사고를 피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