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덕분?…순자산 '460억 이상' 세계 초부유층 급증, '서울 순위'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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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증가율 36.3%…12개 도시 중 최고
전 세계적으로 초고액 자산가가 빠르게 늘면서 서울도 주요 부의 거점으로 부상했다. 서울은 순자산 3000만 달러 이상 자산가가 많은 도시 순위에서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기술주 강세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영향을 줬고, 한국에서는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한 주식시장 흐름이 자산가 증가세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정보 분석업체 알트라타(Altrata)는 22일(현지 시각) 공개한 ‘2026 세계 초부유층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초고액 자산가(UHNW) 수를 55만 6850명으로 추산했다. 여기서 초고액 자산가는 순자산 30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의미한다. 원화로는 약 460억 원이 넘는 수준이다.
전 세계 초고액 자산가 55만 6850명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초고액 자산가 수는 1년 전보다 14.4% 증가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큰 증가율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AI 관련 투자 기대가 커지고 주요 기업 실적이 비교적 견조하게 유지된 점이 자산가 수와 보유 자산 가치 증가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보고서의 수치는 알트라타의 자체 데이터베이스와 경제모형을 활용한 추정치인 만큼 실제 개인별 자산 변동을 모두 반영한 확정 통계로 보기는 어렵다.
도시별로 보면 서울의 변화가 눈에 띈다. 보고서는 고액 자산가가 많은 세계 12대 도시 가운데 서울이 6220명으로 1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초고액 자산가 수는 전년 대비 36.3% 늘어 12개 도시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기존 글로벌 자산 중심지로 꼽히는 뉴욕, 홍콩 등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서울이 순위권에 포함된 것이다.

반도체 주가 흐름과 맞물린 서울 증가세
알트라타는 서울의 증가세를 한국 증시 흐름과 연결해 설명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메모리 칩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AI 하드웨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주식시장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고,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와 맞물린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서울은 한국의 주요 기업 본사와 금융회사, 자산관리 서비스가 밀집한 지역이다. 국내 자산가와 기업가, 투자자 상당수가 서울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만큼 주식시장 호조가 도시별 자산가 통계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
AI 투자 열풍 속 기술 자산가 증가
알트라타의 마야 임버그 수석 이사는 "지난 10년간 고액 자산가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고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낮은 인플레이션, 견조한 기업 실적, AI 투자 열풍 등이 초고액 자산가 수와 자산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순자산 1억 달러를 넘는 자산가들이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기업을 설립했거나 해당 기업에 투자해 자산을 늘린 경우로 제시됐다.

서울의 순위 진입은 한국 경제의 산업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AI 투자 확대 국면에서 반도체 수요가 부각되면 국내 증시와 대형 기술주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기술주 변동성, 메모리 업황 변화, 환율과 금리 흐름이 바뀔 경우 자산가 수와 자산 규모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결과는 2025년 글로벌 자산시장과 한국 반도체 산업 흐름이 동시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산관리 시장에도 이어질 가능성
서울이 세계 주요 부의 거점 순위에 이름을 올린 점은 국내 자산관리 시장과 고액 자산가 대상 금융서비스에도 일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초고액 자산가가 늘면 세무, 상속, 투자자문, 패밀리오피스, 대체투자 등 관련 서비스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수요 확대가 실제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국내 금융 규제, 시장 변동성, 글로벌 투자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AI 투자 흐름이 지속될지, 그리고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이어질지다. 서울의 초고액 자산가 증가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두드러졌지만, 자산가 통계는 주식시장과 기업가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순위와 증가율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이 일시적인 상승세에 머물지, 아시아의 주요 자산 거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산업 경기와 자본시장 흐름을 함께 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