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오픈런까지 등장… 요즘 마트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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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계란값 폭등에 미국산 '오픈런'… 하반기 안정세는 폭염이 변수

고물가 속에서 계란 가격의 고공행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외국산 수입 계란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수입 신선식품은 원산지 추적의 어려움과 유통 과정에서의 신선도 저하 우려 등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 우선순위에서 철저히 밀려나 있었다.

계란과 닭고기 등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는 지난 2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 뉴스1
계란과 닭고기 등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는 지난 2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계란을 고르고 있다. / 뉴스1

그러나 최근 국산 계란 가격이 서민 가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낼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대형마트 2차 판매도 '오픈런'… 제한된 수량에도 소비자 발길 지속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유통업체인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이날부터 전국 주요 점포에서 각각 9000판(총 1만 8000판) 규모의 미국산 계란 판매를 일제히 개시했다. 소비자 판매 가격은 가장 수요가 높은 한 판(30구) 기준으로 롯데마트가 5790원, 이마트가 5880원으로 책정됐다. 양사 모두 지난 주말에 선보였던 1차 공급 물량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속도로 전량 소진되자 긴급히 추가 물량을 확보해 곧바로 2차 판매에 나선 것이다.

달걀과 닭고기 가격이 지난 동절기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과 폭염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뉴스1
달걀과 닭고기 가격이 지난 동절기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과 폭염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뉴스1

이날 매장 현장 역시 지난 1차 판매 때와 마찬가지로 가구당 또는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조치가 취해졌음에도 마트 영업 시작 전부터 매장 입구에 줄을 서서 대기하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목격되는 등 소비자들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수입란을 향한 폭발적인 수요는 지난 주말 진행된 1차 현장 판매 데이터를 통해서도 명확히 증명된다. 당시 이마트는 미국산 계란 2만 판을, 롯데마트는 7000판을 각각 시장에 선보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단백질 공급원을 확보하려는 알뜰 소비자가 대거 몰리면서 준비된 물량은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냈다.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일부 수도권 매장의 경우, 판매를 시작한 지 약 3시간 만에 당일 배정된 물량이 모두 동나는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신선도 우려 누른 가파른 가격 상승세… 10구 소매가 5000원 돌파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국산 선호 경향을 깨고 수입란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국산 계란 가격의 폭등세가 자리 잡고 있다. 일반 공산품이나 가공식품과 달리 가공되지 않은 신선식품의 경우 원산지와 생산 환경, 유통기한 등을 매우 까다롭게 비교·분석하는 것이 국내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구매 행태다. 그러나 최근 국산 농축산물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계 성향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국산 계란값 폭등에 미국산 '오픈런'… 하반기 안정세는 폭염이 변수 / 뉴스1
국산 계란값 폭등에 미국산 '오픈런'… 하반기 안정세는 폭염이 변수 / 뉴스1

실제 데이터가 보여주는 가격 상승 지표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위기감을 그대로 반영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산 계란 10구의 평균 소매 가격은 5284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3785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39.6% 급등한 수치다. 특히 지난달 말,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초로 10구당 5000원 선을 돌파한 이후 현재까지 수주째 사상 최고가 수준의 높은 가격대를 완강하게 유지하고 있다. 동일 기간을 기준으로 계란 한 판(30구)의 평균 소매 가격 역시 기존 6940원에서 7479원으로 약 7.8%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압박을 더했다.

AI 대규모 살처분 여파로 공급량 감소… 하반기 안정세의 복병은 '폭염'

이처럼 국내 계란 가격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절대적인 공급량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국내 가금류 농가를 휩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사태로 인해 가구 수 기준 대규모의 예방적·확진 살처분이 집행됐고 이로 인해 알을 낳는 단위 가축인 '산란계'의 전체 사육 마릿수가 급격히 감소한 영향이 현재까지 누적돼 나타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계란 사진 / 뉴스1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계란 사진 / 뉴스1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기준 국내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총 4705만 개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일평균 생산량인 4865만 개와 비교해 약 3.3% 감소한 수치다. 전체 생산량의 절대치가 줄어들면서 도소매 시장으로 유입되는 물량이 타격을 입었고 이것이 고스란히 가격 상승 압박으로 이어진 셈이다.

유통 및 축산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국내 계란 수급 상황이 점차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봄철 이후 고병원성 AI의 확산세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축산 농가의 병아리 재입식 물량이 예년 수준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입식된 병아리들이 성장해 알을 본격적으로 낳을 수 있는 '성계'로 전환되는 주기를 고려할 때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의 불균형 사태는 향후 일정 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하반기 수급 안정화 전망의 가장 큰 변수로 '여름철 폭염'이 부각되고 있다. 닭은 생체 구조상 체온 조절 능력이 취약해 기온 변화, 특히 고온 환경에 매우 민감한 가축이다. 서식 환경의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 사료 섭취량이 급감하며 이는 곧바로 산란율 저하 및 계란 품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심할 경우 집단 폐사로 이어져 공급망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전국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크게 웃도는 등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무더위가 찾아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만약 예상을 뛰어넘는 역대급 폭염이나 열대야 현상이 여름철 내내 지속될 경우 산란계 사육 농가의 생산성 악화로 이어져 정부와 업계가 기대하는 계란 가격 안정화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축산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진행된 병아리 입식 물량이 순조롭게 성계로 자라나고 있어 하반기 전반적인 공급 능력 자체는 확대될 실마리가 마련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여름철 폭염 강도에 따른 산란율 저하 추이나 가축 폐사 피해 규모 등이 향후 물량 공급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는 만큼 기상 변동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수급 대책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