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3일 동안 다른 감독 물색해야 한다”…홍명보 '명장병' 저격 날린 한국축구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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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전 입중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망설이지 않고 직격 날려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는 전 골키퍼 김영광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패배 직후 홍명보 감독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대선배를 향한 비판임에도 수위는 거침이 없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남아공에 0-1 충격패…비기기만 해도 됐는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종전은 25일(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다.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를 확보해 한국 32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1승 1패(체코전 2-1 승, 멕시코전 0-1 패)를 기록한 한국은 이 경기 하나만 버텨내면 됐다.

그러나 결과는 0-1 패배였다. 경기 내내 남아공에 끌려다니는 무기력한 흐름이 이어졌고, 후반전에 선제골을 헌납한 뒤 끝까지 동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한민국 경기에서 한국은 스스로 운명을 결정지을 마지막 기회를 날렸다.

2026 월드컵 일정 A조 최종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일정 및 결과)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최종 순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최종 순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2026년 6월 12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시티 스타디움) 2-0 멕시코 승

2026년 6월 12일 대한민국 체코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2-1 대한민국 승

2026년 6월 19일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애틀랜타 스타디움) 1-1 무승부

2026년 6월 19일 멕시코 대한민국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1-0 대한민국 패

2026년 6월 25일 체코 멕시코 (멕시코시티 스타디움) 0-3 멕시코 승

2026년 6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한민국 (몬테레이 스타디움) 1-0 대한민국 패

A조 최종 순위는 멕시코(3승), 남아프리카공화국(1승 1무 1패), 체코(1무 2패) 순으로 정리됐으며, 대한민국은 1승 2패로 조 3위에 머물렀다.

홍명보의 선택…손흥민 선발 제외, 결국 '악수'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건 홍 감독의 선발 구성이었다. 홍 감독은 에이스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이례적인 카드를 꺼냈다. 원톱 자리엔 오현규가 배치됐고, 출전 기대를 모았던 옌스 카스트로프도 벤치에서 출발했다. 왼쪽 측면엔 이태석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완전히 역효과를 냈다. 손흥민이 빠지자 남아공 수비진은 압박 부담이 줄어들었고, 라인을 올려 한국을 공격적으로 압박할 수 있었다. 이태석은 왼쪽 측면에서 반복적으로 부적절한 크로스를 올리며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반 내내 한국은 남아공의 압박에 끌려다니며 수비에 급급했다.

홍 감독은 자신의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듯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황희찬을 빼고 손흥민을 투입했다. 이태석 대신 옌스 카스트로프도 교체 투입돼 보다 공격적인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이미 흐름을 내준 뒤였다. 후반전 남아공에 선제골을 허용했고, 종료 휘슬까지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남아공전 충격패 결과에 홍명보 직격한 김영광. / 유튜브 '나 김영광이오'
남아공전 충격패 결과에 홍명보 직격한 김영광. / 유튜브 '나 김영광이오'

김영광 "왜 명장병에 걸렸나"…레전드의 직격탄

경기가 끝난 직후, 김영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나 김영광이오'에서 축구선수 출신 이범영, 개그맨 송하빈과 함께 라이브 중계를 진행하며 홍 감독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광은 "왜 갑자기 명장병에 걸리셔서 손흥민을 선발로 쓰지도 않고, 이해가 안 된다"고 탄식했다. 이어 "왜 뺐을까. 왜 그 말을 인터뷰에서 안 했을까. 풀타임으로 쓰기 싫은 거였네.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경우의 수까지 3일 남았다고? 그럼 남은 3일 동안 새로운 국대 감독을 물색해봐야 한다"는 말까지 꺼냈다. 홍 감독이 자신의 대선배임에도 김영광은 발언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골키퍼 출신 이범영도 "평가전에서 그런 적이 없었다"며 손흥민 선발 제외에 의문을 표했다. 이범영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홍 감독 지휘 아래 동메달을 함께 딴 멤버다. 그런 이범영조차 이날만큼은 홍 감독의 선택을 납득하지 못했다.

전임 감독 경질 선례…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기억

김영광의 감독 교체론은 단순한 감정적 발언이 아니다. 한국 축구사에는 실제로 월드컵 도중 감독이 경질된 전례가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차범근 감독이 조별리그 도중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하석주의 퇴장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멕시코에 1대3으로 역전패했다. 이어진 2차전에서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0대5 대패를 당했다. 연이은 참패로 차범근 감독은 결국 경질됐고, 김평석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벨기에와의 최종전을 1대1 무승부로 마쳤다. 한국은 그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감했다.

홍명보 감독과 옌스. / 뉴스1
홍명보 감독과 옌스. / 뉴스1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완전히 같다고 볼 수는 없다. 1998년은 이미 두 경기에서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경질이 이뤄졌고, 지금 한국은 아직 32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감독 교체가 실제로 단행된 적 있다는 사실은, 김영광의 발언이 단순한 분풀이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영광은 누구…K리그 역사에 남은 레전드 골키퍼

김영광은 2002년 전남에서 프로 데뷔한 뒤 울산, 경남, 서울이랜드를 거쳐 지난해 성남에서 은퇴할 때까지 22년간 K리그에 몸담은 골키퍼다.

통산 기록만 봐도 그 위상이 분명하다. K리그1 352경기, K리그2 199경기, 플레이오프 12경기, 리그컵 42경기 등 K리그 통산 605경기에 출전했다. 이는 역대 K리그 최다 출장 2위(1위 김병지 708경기)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클린시트는 175회로, 이 역시 역대 2위(1위 김병지 229회)다.

우승 경력도 화려하다. FA컵(전남, 2006년), K리그 리그컵(울산, 2007·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울산, 2012년) 등 총 4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1년 K리그1 베스트11, 2018년 K리그2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공로상도 받았다.

2020년 6월 16일 경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성남FC와 수원삼성의 경기에서 지난 7일 개인 통산 500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운 성남 김영광이 기념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2020년 6월 16일 경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성남FC와 수원삼성의 경기에서 지난 7일 개인 통산 500경기 출장의 대기록을 세운 성남 김영광이 기념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국제 무대에서도 2003 U-20 월드컵, 2004 아테네 올림픽, 2006 도하 아시안게임, 2007 AFC 아시안컵에 주전으로 출전했고, 2006 FIFA 독일 월드컵과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런 커리어를 가진 레전드가 현역 대표팀 사령탑을 향해 '감독 교체론'을 꺼낸 것이다.

한국 32강 진출 경우의 수…이제는 남의 손에 달렸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한국 진출 여부는 이제 대한민국 선수들의 손을 완전히 벗어났다. 대한민국 경우의 수는 남은 9개 조의 3위 팀 성적에 달려 있다. 조별 3위 팀 중 성적이 낮은 팀이 3개 이상 나와야 한국 32강 진출이 확정된다.

한국에 유리한 시나리오부터 살펴보면, E조에서는 코트디부아르(1승 1패), 에콰도르·퀴라소(이상 1무 1패)가 2·3위 경쟁 중으로, 최종 3위 팀이 1승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G조(이란·벨기에·뉴질랜드)와 H조(우루과이·카보베르데·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승리 없는 3위가 나올 수 있는 구도다.

I조는 세네갈(골득실 -3)과 이라크(골득실 -6)의 맞대결로 3위가 결정되는데, 어느 쪽이 3위가 돼도 한국(골득실 -1)보다 골득실이 낮다. K조는 콩고민주공화국(골득실 -1)과 우즈베키스탄(골득실 -7)의 경쟁으로, 우즈베키스탄이 3위가 되면 한국에 유리한 결과가 된다.

남아공전 패배에 절규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 뉴스1
남아공전 패배에 절규하는 대한민국 대표팀. / 뉴스1

반면 한국에 불리한 시나리오도 뚜렷하다. F조에서 스웨덴(골득실 0)이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승점 1점이라도 따내면 F조 3위가 한국을 앞선다. L조에서 크로아티아(1승 1패)가 가나와의 최종전에서 승점 1점만 얻어도 L조 3위는 무조건 한국보다 성적이 낫다. J조 오스트리아(골득실 0)가 알제리에 지지 않으면 마찬가지로 한국을 넘어선다.

한국 32강 대진표와 한국 32강 상대, 한국 32강 일정은 와일드카드 8개 팀이 모두 결정된 뒤에야 윤곽이 잡힌다. 한국 32강 진출 시 대진 상대는 조 편성과 시드 배정 방식에 따라 결정되며, 현재로선 특정 상대를 단정하기 어렵다.

"이강인의 절규"…혼자 뛰다 무너진 선수의 몸부림

이번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강인은 전체 드리블 1위, 패스 등급 1위를 기록한 선수였다. 그 이강인이 경기 종료 후 잔디를 주먹으로 치며 무너지는 장면은 단순한 패배의 분노가 아니었다. 혼자 뛰다 쓰러진 선수의 몸부림이었다.

이강인 자신도 경기 후 "2~3일간의 행운"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력으로 32강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경기에서 스스로 그 기회를 날린 결과다. 남아공전에서 비겼다면 한국 32강 진출이 확정됐고, 한국 32강 대진 상대로 개최국 캐나다를 만나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일정은 이로써 조별리그 3경기로 마무리됐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이 다음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는 이제 다른 나라 경기장에서 결정된다.

안타까워하는 이강인. / 뉴스1
안타까워하는 이강인.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