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명소였던 수원 장미 담장 훼손... 장미 가져간 사람의 해명이 더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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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행궁동 ‘파란대문장미’ 한밤중 무단 절단 피해
장미 가져간 사람 “삽목하려 했다” 해명에 주인 분노
수원 행궁동에서 사진 명소로 알려진 한 주택 장미 담장이 한밤중 무단 절단 피해를 입었다.

수원 행궁동 ‘파란대문장미’ 한밤중 무단 절단 피해
‘파란대문장미’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계정 운영자 A 씨는 지난 24일 장미 무단 절단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곳은 경기 수원시 행궁동의 한 주택 앞 장미 담장으로 파란 대문을 따라 분홍 장미가 풍성하게 피어나는 모습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탄 장소다. 장미가 피는 5~6월이면 주민과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A 씨는 “슬프지만 이번에 장미를 너무 많이 잘라가셔서 예전 상태로 복원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장미가 대체 무슨 죄가 있길래 모조리 잘라간 것이냐”며 속상한 심경을 드러냈다. 과거에도 장미를 무단으로 잘라가는 일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나이가 많은 이들이라 그냥 넘어간 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A 씨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는 대문 앞을 가릴 정도로 피어 있던 장미가 대부분 사라지고 푸른 잎과 줄기만 남은 모습이 담겼다. 장미가 잘린 것으로 보이는 지점에는 표시를 위한 붉은 끈이 묶여 있었다. 이전 모습과 비교하면 담장을 가득 채우던 분홍 장미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였다.
“자정 넘은 시간 CCTV 확인”…경찰 신고
A 씨는 CCTV를 통해 장미를 잘라간 사람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정이 넘은 시각 젊은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장미를 무단으로 잘라가는 장면을 확인했고 경찰 신고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수원팔달경찰서는 장미 절도 사건 관련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현장 CCTV 영상과 피해 내용을 확인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A 씨는 이번에는 선처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현재 경찰 신고까지 모두 완료한 상태고, 안타깝지만 수사에 들어가면 이번엔 절대 선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장미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라겠지만 마음이 참 씁쓸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삽목하려 했다” 댓글 공개 뒤 논란 확산

사건 이후 장미를 가져간 사람이라고 밝힌 누리꾼의 댓글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해당 누리꾼은 ‘파란대문장미’가 언제 철거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장미가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꽃도 다 졌고 가지치기가 필요한 상태로 보여 가지를 잘라 와 삽목했다고 적었다. 이어 집 앞에 심으려고 보살피던 중 형사들이 찾아와 신고가 접수됐다며 삽목한 장미를 수거해 갔다고 설명했다.
해당 누리꾼은 “제 선의가 주인분께 큰 심려를 끼쳤다”며 사과했고 경찰서 요청이 있으면 진술서를 쓰고 법적 처벌도 받겠다는 취지로 밝혔다. 그러나 A 씨는 이 댓글에 대해 “이런 글이 사람을 더 화나게 한다는 것을 모르느냐”는 취지로 반응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남의 사유지에 있는 장미를 허락 없이 잘라간 일을 두고 ‘선의’나 ‘삽목’으로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는 사유지 식물을 무단으로 가져가는 행위는 절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사진 명소였던 개인 정원, 누리꾼도 분노
‘파란대문장미’는 개인 주택에 조성된 장미 담장이지만 개화 시기마다 많은 사람이 찾는 장소로 알려졌다. 주인 역시 SNS를 통해 장미 개화 상황을 알리는 등 방문객들의 사진 촬영을 반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유지에 조성된 정원이지만 주인의 배려 속에 시민들이 함께 즐기던 공간이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왜 남의 장미를 잘라 가느냐”, “자정이 넘은 시간에 한 행동이면 작정하고 가져간 것 아니냐”, “모두가 함께 보라고 가꾼 꽃을 훼손한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열어둔 배려를 이렇게 갚느냐”는 취지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A 씨는 장미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랄 수는 있지만 예전처럼 복원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년 동안 가꿔온 장미 담장이 한순간에 훼손되면서 사진 명소를 유지해온 주인의 상실감도 큰 상황이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CCTV와 관련 진술 등을 확인해 장미를 잘라간 이들의 신원과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