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서 자라는 나물이 있다?…바닷바람 맞아 더 맛있다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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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이 키운 세발나물, 무침부터 전까지 즐기는 법
산과 들이 아닌 갯벌에서 자라는 초록빛 나물이 있다. 바닷가의 소금기를 머금은 '세발나물'이다. 가느다란 잎과 아삭한 식감, 은은한 짭조름함이 특징으로, 무침부터 전, 겉절이까지 여러 방식으로 활용된다.

갯벌의 염분으로 자라는 세발나물
세발나물은 일반적인 산나물이나 들나물과 달리 바닷가 주변, 염전, 간척지처럼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개미자리과 식물이다. 공식 명칭은 갯개미자리다. 시장이나 마트에서는 세발나물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가느다란 잎 모양이 새의 발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주요 재배지는 전라남도 신안과 해남 등 해안 지역이다. 이곳에서 대량 재배된 세발나물은 전국 각지의 식탁으로 공급된다. 바닷바람과 염분을 견디며 자라기 때문에 나물 자체에 은은한 짭조름함이 배어 있다. 산나물에서 흔히 느껴지는 쓴맛이나 떫은맛이 거의 없어 나물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세발나물의 매력은 식감에서도 두드러진다. 가늘고 통통한 잎을 씹으면 아삭한 느낌이 입안에 남는다. 익혀 먹을 때도, 생으로 무쳐 먹을 때도 이 식감이 잘 살아난다. 신선한 채소 반찬을 찾는 가정에서 꾸준히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질이 비교적 수월한 점도 장점이다. 냉이나 달래처럼 뿌리의 흙을 일일이 다듬거나 껍질을 벗기는 번거로운 과정이 없다. 잎 위주로 구성돼 있어 꼼꼼히 씻기만 해도 가정에서 손쉽게 조리할 수 있다.
신선한 세발나물을 고를 때는 잎이 지나치게 굵지 않고 연한 것을 고르는 편이 좋다. 전체적으로 선명한 초록빛을 띠는지도 살펴야 한다. 노랗게 변색된 잎이 섞여 있거나 끝부분이 시든 것은 수확 후 시간이 지나 특유의 아삭함이 떨어졌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하우스 재배 기술 발달로 특정 계절에만 한정되지 않고 시장에서 비교적 꾸준히 만날 수 있다.
칼륨과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한 잎채소
세발나물의 영양 성분은 자라는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세발나물에는 대표적인 미네랄 성분인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세발나물은 염분이 있는 토양에서 자라지만, 체내에 들어온 칼륨은 과도하게 쌓인 나트륨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을 돕는다. 짠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에게 전해질 균형 관리 측면에서 참고할 수 있는 성분이다.
칼슘 함량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세발나물은 다른 잎채소류와 비교했을 때 칼슘 함량이 높은 편에 속한다. 칼슘은 뼈 건강과 골밀도 유지에 관여하는 영양소다. 성장기 어린이나 장노년층의 식단을 구성할 때 세발나물을 곁들이면 잎채소를 통해 칼슘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도 들어 있다. 이들 성분은 체내 항산화 작용을 돕고 면역 기능을 뒷받침한다. 피로 해소에도 관여하는 영양소로 꼽힌다. 식이섬유가 포함돼 장운동을 돕고 소화 과정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하는 점도 세발나물의 특징이다.
세발나물은 칼로리가 낮고 수분이 많아 가벼운 식단을 구성할 때 활용하기 좋다. 데치거나 부치는 과정에서도 특유의 아삭한 식감이 잘 살아 있어 여러 조리법에 두루 어울린다. 무침, 전, 겉절이처럼 조리 방식에 따라 맛과 질감이 달라지는 것도 세발나물을 식탁에서 활용하기 쉬운 이유다.
노릇하게 부쳐 먹는 세발나물전
세발나물의 아삭함을 따뜻하고 고소하게 즐기고 싶다면 전으로 부쳐 먹는 방법이 잘 어울린다. 세발나물전은 조리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간식이나 가벼운 별미로 준비하기 좋다. 필요한 재료는 세발나물 100g, 부침가루 120g, 차가운 물 150ml, 식용유 적당량이다. 더 바삭한 질감을 원할 때는 부침가루 가운데 20g 정도를 튀김가루나 전분으로 바꿔 사용하면 된다.

먼저 세발나물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반죽이 질어지고 부쳤을 때 바삭한 질감이 덜해진다. 탈수기나 키친타월을 활용해 잎 사이의 수분까지 잘 닦아낸다. 물기를 뺀 세발나물은 3cm에서 4cm 길이로 자른다.
볼에 부침가루와 차가운 물을 넣고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가볍게 섞어 반죽을 만든다. 여기에 썰어 둔 세발나물을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버무린다. 세발나물에는 미량의 염분이 들어 있으므로 반죽에 소금을 더하지 않는 편이 낫다. 나물 자체의 짭조름함을 살려야 맛의 균형이 맞는다.
팬을 중불로 달군 뒤 식용유를 넉넉히 두른다. 반죽을 한 국자 떠 팬에 올리고 숟가락 뒷면으로 얇게 펼친다. 아랫면이 노릇하게 익고 가장자리가 바삭해지면 뒤집어 반대쪽도 익힌다.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튀기듯 부치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세발나물의 촉촉한 식감이 남는다.
아이들 간식으로 낼 때는 다진 오징어나 새우를 소량 넣어도 좋다. 해물의 감칠맛이 더해져 전의 맛이 한층 풍성해진다. 어른들의 술안주로 활용할 때는 홍고추나 청양고추를 얇게 썰어 고명처럼 올리면 매콤한 맛이 더해져 기름진 느낌을 덜어낸다.
세발나물 무침, 짧게 데쳐 아삭하게
세발나물은 살짝 데쳐 무치면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짭조름함이 잘 살아난다. 재료는 세발나물 200g, 국간장 5ml, 다진 마늘 5g, 참기름 10ml, 볶은 참깨 5g이다. 세발나물은 두껍거나 질긴 조직이 많지 않아 오래 데치면 쉽게 질척해질 수 있다.
냄비에 물 1000ml를 붓고 굵은소금 5g을 넣어 끓인다. 물이 팔팔 끓어오르면 세발나물을 넣고 가볍게 한 번 뒤집는다. 데치는 시간은 10초에서 15초 정도가 적당하다. 건져낸 세발나물은 곧바로 차가운 물이나 얼음물에 담가 잔열을 식힌다. 이후 손으로 가볍게 쥐어 물기를 제거한다.

이때 너무 강한 힘으로 짜면 연한 조직이 뭉개질 수 있다. 수분이 적당히 빠질 정도로만 눌러준다. 볼에 국간장과 다진 마늘을 먼저 섞어 양념을 만든 뒤 물기를 짠 세발나물을 넣는다. 손끝으로 나물을 털어가며 양념이 고루 묻도록 무친다. 마지막에 참기름과 볶은 참깨를 넣으면 고소한 향이 더해진다.
세발나물은 자체적으로 짭조름한 맛이 있어 적은 양의 간장만으로도 간이 맞는다. 다진 마늘을 많이 넣으면 세발나물 특유의 은은한 향이 묻힐 수 있으므로 정량을 지키는 편이 좋다. 간장 외에 된장이나 고추장을 기본양념으로 써도 밥반찬으로 잘 어울린다. 고추장 양념을 사용할 때는 매실청을 더하면 새콤달콤한 맛이 살아난다.
산뜻하게 먹는 세발나물 겉절이
세발나물의 신선한 식감을 그대로 살리고 싶다면 겉절이로 무치는 방법이 적합하다. 열을 가하지 않아 가느다란 잎의 아삭함이 잘 남고, 육류 요리와 함께 먹을 때 입안을 산뜻하게 정리해 준다. 필요한 재료는 세발나물 150g, 고춧가루 15g, 식초 15ml, 매실청 20ml, 멸치액젓 5ml, 참기름 10ml, 통깨 5g이다.

세발나물은 이물질이 남지 않도록 물에 여러 번 헹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충분히 뺀다. 생으로 먹는 겉절이는 수분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물기가 남으면 양념이 겉돌고 간이 흐려질 수 있다. 양념장은 고춧가루, 식초, 매실청, 멸치액젓을 한데 섞어 미리 준비한다.
액젓은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세발나물의 자연스러운 염분과 더해지면 맛이 지나치게 짜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넓은 볼에 물기를 뺀 세발나물을 담고 양념장을 붓는다. 손에 힘을 빼고 아래에서 위로 가볍게 들어 올리듯 버무린다. 나물을 세게 주무르면 풋내가 날 수 있어 살살 섞는 것이 좋다. 양념이 고루 묻으면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완성한 겉절이는 시간이 지나면 숨이 죽고 수분이 나온다. 먹기 직전에 무쳐 내야 아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삼겹살이나 목살 같은 돼지고기 구이와 곁들이면 파절이 대신 활용하기 좋다. 세발나물의 산뜻한 맛이 고기의 기름진 맛과 균형을 이룬다.
세척과 보관이 맛을 좌우한다
세발나물을 요리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세척이다. 바닷가 토양이나 갯벌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의 특성상 가느다란 잎 사이에 미세한 모래나 이물질이 끼어 있을 수 있다. 조리 전 찬물에 5분 정도 담가 이물질이 바닥으로 가라앉게 한 뒤, 흐르는 물에 3번 이상 흔들어 씻는다. 이 과정을 거치면 먹을 때 서걱거리는 느낌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간을 맞출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세발나물은 자체적으로 짭조름한 맛이 있어 시금치나 콩나물을 무칠 때와 같은 양의 소금이나 간장을 넣으면 짜게 느껴질 수 있다. 먼저 나물의 맛을 본 뒤 양념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보관 중 세발나물이 다소 시들해졌다면 조리 전 얼음을 띄운 차가운 물에 10분 정도 담가 둔다. 이 과정을 거치면 잎이 다시 탄력을 찾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날 수 있다. 다만 오래 담가 두기보다는 상태를 보며 짧게 처리하는 편이 낫다.

남은 세발나물을 보관할 때는 수분 관리가 중요하다. 씻지 않은 세발나물은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감싸 지퍼백에 넣은 뒤 냉장고 신선실에 둔다. 이 경우 5일에서 7일 정도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이미 씻은 세발나물은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하고 2일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연한 조직이 무르기 쉬워 오래 두지 않는 편이 낫다.
세발나물은 손질이 까다롭지 않고 여러 조리법에 잘 어울리는 잎채소다. 짭조름한 맛과 아삭한 식감, 칼륨과 칼슘 등 영양 성분을 함께 갖춰 일상 식탁에 활용하기 좋다. 세척과 간 조절, 보관법만 챙기면 전, 무침, 겉절이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식재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