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졌다”…홍명보, 남아공전 '고의 패배' 충격 의혹 곳곳에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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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표 역설이 만든 의혹, 고의 패배인가 무능인가
손흥민 벤치 투입·김민재 교체, 감독 판단에 쏟아진 의심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일정이 다 꼬였다. 조별리그 A조 최종전 남아프리카 공화국과의 맞대결에서 대한민국은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0-1 패배. 경기가 끝나자마자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각에서는 이례적인 의혹이 솟구쳤다. "한국이 일부러 진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고의 패배 의혹, 어디서 시작됐나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지난 25일(이하 한국 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1승 2패, 승점 3. A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48개국 체제로 운영된다. 이 방식에서는 각 조 3위 팀 12개 중 성적 상위 8개 팀에도 32강 진출권이 주어진다. 즉, 조 3위라도 다른 조 결과에 따라 토너먼트에 올라갈 수 있는 구조다. 한국은 현재 이 와일드카드 경쟁에 놓여 있다.

의혹의 핵심은 '대진표'다. 한국이 조 2위로 32강에 진출했다면 남아공전 4일 후인 29일 오전 4시 캐나다를 상대해야 했다. 개최국이라는 홈 어드밴티지에 짧은 회복 기간까지 겹친 조건이다. 반면 조 3위로 와일드카드를 통해 32강에 오를 경우 현재 전망상 G조 1위인 이집트와 7월 2일 오전 5시 맞붙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약 일주일의 추가 회복 기간을 확보하는 셈이다.

선수들 바라보는 홍명보 감독. / 뉴스1
선수들 바라보는 홍명보 감독. / 뉴스1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는 이 대진 구도를 조명하며 자국 팬들 반응을 전했다. 매체는 임시 대진표를 근거로 "한국이 32강에 진출할 경우 G조 1위 이집트와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FIFA 랭킹 26위로 한국(28위)보다 높지만, 일본이 잠재적으로 맞닥뜨릴 브라질·프랑스·모로코 같은 팀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팀으로 평가된다는 설명도 붙었다.

이를 접한 일본 축구팬 일부는 "일부러 졌다" "너무 불공평하다" "일본은 강팀을 만나는데 한국은 쉬운 팀을 만난다" "이집트를 만나려고 계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쏟아냈다.

영국 BBC 라이브 중계 댓글란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한 독자는 "나만 그렇게 본 것인가. 한국이 이 경기를 구하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적었고, 수많은 독자가 이 댓글에 호응했다.

48개국 체제가 만든 '대진표 역설'

이번 북중미 월드컵 대회 방식을 이해하면 의혹이 제기되는 축구학적 맥락이 보인다.

조 2위로 올라갈 경우 한국의 32강 상대는 캐나다였다. 캐나다는 FIFA 랭킹 41위로 한국보다 낮지만, 개최국 신분으로 자국 팬 앞에서 치르는 경기라는 변수가 크다. 게다가 남아공전 종료 후 4일 만에 킥오프를 맞이해야 하는 체력 부담도 있다. 설령 캐나다를 꺾어 16강에 올라도 해당 대진표 구조상 네덜란드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왔다.

'홍명보, 고의 패배 의혹' 풍자 이미지.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홍명보, 고의 패배 의혹' 풍자 이미지.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반면 와일드카드로 32강에 오를 경우 이집트와의 경기까지 약 일주일을 벌 수 있다. 만약 이집트를 꺾으면 16강에서는 미국을 만날 확률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홈팀인 미국 역시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캐나다-네덜란드로 이어지는 경로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계산이 성립한다.

유로 대회나 다른 국제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후반 라운드에서 의도적으로 성적을 조절해 유리한 대진을 선택하는 '대진표 고르기'는 공공연한 전술로 알려져 있다. 외신들은 홍 감독이 이 전략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을 거두지 않는다.

"그럴 깜냥이 되나"…국내 팬들의 냉소

그러나 국내 축구 팬들의 반응은 외신과 정반대다. 의혹 자체를 비웃는 냉소가 주류다.

핵심 논리는 두 가지다. 첫째, 3위로 떨어지면 와일드카드 탈락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12개 조 3위 팀 중 8개 팀만 32강에 오른다. 다른 조 결과에 따라 탈락할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을 월드컵 무대에서 감독이 의도적으로 선택했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다.

둘째, 팀의 현재 경기력 자체가 대진표 계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남아공의 압박에 세컨볼 하나 제대로 따내지 못하고 무너진 팀이 이집트든 미국이든 상대를 골라 가며 토너먼트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판단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남아공한테 졸전을 펼친 실력으로 이집트를 만나서 16강을 올라가겠다는 계산기를 두드렸다고? 그럴 깜냥 자체가 안 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남아공전 충격패 당시 대표팀 선수들. / 뉴스1
남아공전 충격패 당시 대표팀 선수들. / 뉴스1

손흥민 선발 제외, 경기 전부터 시작된 의혹

경기 전 홍 감독은 "비기는 경기가 아닌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 선발 명단에는 손흥민이 없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공격 전술 핵심이자 상징적 주장이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에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선언한 감독이 가장 강력한 공격 카드를 벤치에 남겨둔 것이다. 이 결정 하나만으로도 팬들의 불신은 경기 시작 전부터 쌓이기 시작했다.

전반전 내내 한국은 남아공에 슈팅 10개를 허용하며 공격 방향을 찾지 못했다. 벤치의 전술 수정은 사실상 없었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을 투입했지만 이미 흐름을 잡은 남아공 조직을 흔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반 내내 벤치에 묶어두다 후반 시작에 급하게 투입하는 방식은, 선수의 경기 적응 시간을 사실상 박탈한 선택이었다.

실점 직후 김민재 교체,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결정

경기 분수령은 후반 18분이었다. 타펠로 마세코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한 직후, 홍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공격 강화도 미드필더 보완도 아니었다. 후방 빌드업과 수비의 중심인 김민재를 빼고 박진섭을 투입하는 교체였다.

남아공전 김민재 모습. / 뉴스1
남아공전 김민재 모습. / 뉴스1

축구의 기본 상식상 뒤지는 상황에서 수비 핵심을 빼는 교체는 극히 이례적이다. 동점골을 노려야 하는 국면에서 오히려 수비를 더 두텁게 하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실제로 경기 중 김민재가 김진규 코치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내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었음을 시사하는 장면이었다.

이 교체는 '0-1로 지는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고, 고의 패배 의혹에 불을 지피는 빌미가 됐다.

선제 실점 후 '1점차 유지 전략'으로 선회했나

다만 일각에서는 다른 시각도 제기된다. 경기 시작 전부터 0-1 패배를 계획했다는 것은 지나치게 무모한 경우의 수로, 현실적으로 어떤 감독도 처음부터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고의 패배로 설계하지는 않는다. 변수가 너무 많고 와일드카드 탈락 위험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흐름 안에서의 '순간적 판단 전환'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한 그 순간, 홍 감독이 머릿속으로 대진표를 다시 계산했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남아공전 홍명보 감독. / 뉴스1
남아공전 홍명보 감독. / 뉴스1

실점 직후 국면을 냉정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0-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뽑아내려면 공격 숫자를 늘리고 압박 강도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역습을 허용해 0-2, 0-3으로 무너질 경우 득실차에서 와일드카드 경쟁 자체가 불리해진다. 반면 '1점차' 패배를 유지한 채 경기를 마친다면, 조 3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득실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가면서 이집트와의 32강을 노릴 수 있는 구조가 열린다.

이 판단이 실제로 작동했다면, 실점 직후 공격 보강 대신 수비수 김민재를 박진섭으로 교체해 후방을 안정시킨 결정과, 이후 추가 공격 카드를 꺼내지 않은 소극적 운영이 어느 정도 맥락을 갖게 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경기 중 순간적 상황 판단이었을 가능성의 영역이며, 홍 감독 본인이 공식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기 후반 홍명보호의 행보는 '이기려는 팀'보다 '더 이상 잃지 않으려는 팀'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이 해석은 단순한 음모론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컨볼 경합 완패, 전술 수정 없는 벤치

남아공의 위고 브로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은 자신들이 원하던 공간을 전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대 감독이 전술적 승리를 대놓고 자축할 만큼 한국의 전술은 무력했다.

한국은 중원에 황인범, 백승호를 배치하고도 수비 보호와 공수 연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후반에는 백승호 대신 김진규가 투입됐지만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남아공의 빠른 역습과 롱볼 이후 떨어지는 세컨볼 경합에서 한국은 경기 내내 완패했다. 벤치에서는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수정하는 전술 변화를 끝내 보여주지 못했다.

남아공전 졸전에 후배 위로하는 주장 손흥민. / 뉴스1
남아공전 졸전에 후배 위로하는 주장 손흥민. / 뉴스1

세컨볼 싸움은 현대 축구에서 경기 흐름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특히 한국처럼 상대보다 기술적 우위를 점해야 하는 팀에게 세컨볼 경합 패배는 곧 경기 지배력 상실로 직결된다. 조직적인 압박 후 빠르게 세컨볼을 회수하는 남아공의 전술 앞에서 한국의 미드필더진은 수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열세를 보였다.

고의가 아닌 '무능'이 더 뼈아프다

결국 해외에서 제기된 고의 패배 의혹은 이번 대회의 복잡한 대진 구조를 보고 외부에서 '뇌피셜'을 써내려 간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국내에서는 지배적이다.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적 패배라면 오히려 역설적으로 감독의 두뇌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국내 팬들이 분노하는 현실은 그 반대다.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에서, 이기겠다고 선언하고도 정작 에이스를 후반에 투입하고, 실점 후 수비의 핵심을 교체하고, 세컨볼 싸움에서 전술적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자멸한 경기였다는 것이다.

손흥민 선발 제외, 실점 후 김민재 교체 아웃, 전반 내내 교체 없는 수동적 운영, 세컨볼 경합 무대응. 이 네 가지 장면은 단순 전술 실수를 넘어 감독의 경기 판독 능력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들로 팬덤에 각인됐다.

현재 한국은 와일드카드 진출 여부를 다른 조 결과에 맡겨야 하는 처지다. 만약 32강에 오른다면 홍명보호는 이집트를 상대로 반등을 노리게 된다. 하지만 남아공전에서 드러난 전술적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면, 대진표가 어떻게 짜이든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 진단이다.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 / 뉴스1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 / 뉴스1

2026 월드컵 A조 일정 및 결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일정)

2026년 06월 12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전 4시 /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 / 2 : 0 멕시코 승리

2026년 06월 12일 대한민국 체코 오전 11시 /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 2 : 1 대한민국 승

2026년 06월 19일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전 1시 / 애틀랜타 스타디움 / 1 : 1 무승부

2026년 06월 19일 멕시코 대한민국 오전 10시 /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 / 1 : 0 대한민국 패
2026년 06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한민국 오전 10시 / 몬테레이 스타디움 / 1 : 0 대한민국 패

2026년 06월 25일 체코 멕시코 오전 10시 / 멕시코 시티 스타디움 / 3 : 0 멕시코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