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엄마 모신다더니 통장서 1억 넘게 빼간 친오빠... 정말 증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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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몇 년 전 쇼핑몰 사업을 크게 말아먹고 빚더미에 앉았다”

치매 판정을 받은 노모를 직접 부양하겠다며 한집에 살기 시작한 장남이 노모의 계좌에서 1억 원이 넘는 거액을 무단으로 인출해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최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50대 후반 주부인 여성 A 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A 씨에 따르면 올해 78세인 그의 어머니는 2년 전 치매 진단을 받은 뒤 병세가 악화해 현재는 혼자 힘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기 불가능한 상태다.
A 씨는 "저와 동생이 수시로 찾아뵙고 있지만 각자 가정과 직장이 있어 24시간 곁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 씨 남매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큰오빠였다.
A 씨는 "오빠는 몇 년 전에 쇼핑몰 사업을 크게 말아먹고 빚더미에 앉았다. 결국 갈 곳이 없어지자 짐을 싸서 어머니 집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합가 초기 장남인 오빠는 자신이 직접 어머니를 모시겠다며 다른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실질적으로 치매에 걸린 노모를 가장 가까이서 돌볼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A 씨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은 오빠의 말을 굳게 믿었고 내심 고마운 감정까지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오빠의 행동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이 연이어 발견됐다. 찜찜한 마음에 어머니의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한 A 씨는 충격을 받았다.
그는 "오빠가 어머니 통장에서 야금야금 빼간 돈이 무려 1억 원이 넘었다"며 "따져 물었더니 생활비와 간병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 씨가 상세한 계좌 거래 내역을 살펴본 결과 상당수의 돈이 노모의 간병과 무관한 오빠 개인의 과거 채무 변제나 새로운 사업 자금 명목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장남이 노모 명의로 된 아파트마저 임의로 처분하려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A 씨는 "이웃 주민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오빠가 어머니 대신 관련 서류를 챙겨 다니며 부동산에 시세를 물어보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A 씨와 동생은 어머니의 남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성년후견인 선임 심판을 청구할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자 큰오빠는 자신이 현재 어머니와 동거하며 직접 수발을 들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성년후견인은 반드시 자신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A 씨는 "어머니 재산을 지키고 싶은데 빚이 많은 오빠가 후견인이 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법률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에 대해 이명인 변호사는 "성년후견인은 치매 등으로 판단 능력이 떨어진 사람을 대신해 재산과 법률문제를 관리하는 제도"라며 "법원은 후견인을 정할 때 가족 여부보다 피후견인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산을 임의로 사용했거나 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에는 가족이라도 후견인으로 선임되지 않을 수 있다"며 "채무가 많거나 재산 관리에 대한 우려가 있는 사람보다 다른 가족이나 제3의 전문가가 후견인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 환자의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법적 분쟁이 급증하는 추세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이나 장애 그리고 노령 등의 사유로 정신적 제약이 발생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성인에게 법원이 후견인을 지정해 주는 법적 장치다. 이 제도는 피후견인의 잔존 능력을 존중하며 재산 관리뿐만 아니라 신상 보호까지 폭넓게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가족 간 다툼이 발생해 성년후견인 지정 심판이 청구될 경우 법원은 가사조사관을 파견해 피후견인의 생활 상태와 재산 내역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
사연 속 큰오빠처럼 본인의 막대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피후견인의 통장에서 1억 원 이상을 무단으로 인출한 정황이 드러나면 재산 관리의 투명성에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법원은 이처럼 특정 가족이 재산을 빼돌린 정황이 짙을 경우 친족을 배제하고 변호사 등 제3의 전문 직업인을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하는 비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제3자가 선임되면 부당하게 재산을 유용한 가족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이나 횡령 혐의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권한도 갖게 된다. 고령의 부모를 모신다는 명분이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