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이 노인 돌봄 거점으로… '도시·농촌·도농복합' 3대 통합돌봄 모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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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지원법 시행 원년, 지역 밀착형 종교 인프라 활용한 AIP 돌봄 체계 구축 본격화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지역사회 돌봄 공백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종교시설을 거점으로 활용한 '3대 통합돌봄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행정학회(회장 성시경 교수)는 지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국민을 위한 행정, 미래를 여는 행정학: 기술, 성장, 균형 그리고 행정』을 주제로 하계공동학술대회 및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한국행정학회
한국행정학회(회장 성시경 교수)는 지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국민을 위한 행정, 미래를 여는 행정학: 기술, 성장, 균형 그리고 행정』을 주제로 하계공동학술대회 및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한국행정학회

지역 곳곳에 뿌리내린 종교시설의 공간 자원을 공공 돌봄 인프라와 연계함으로써, 예산 절감과 신속한 사업 추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와 현장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행정학회 하계학술대회, 통합돌봄 모델 논의 본격화

한국행정학회(회장 성시경 교수)는 지난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국민을 위한 행정, 미래를 여는 행정학: 기술, 성장, 균형 그리고 행정』을 주제로 하계공동학술대회 및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최영출 석좌교수(aSSIST, AI 한국비교정부학회장)의 사회로 「인구감소지역의 초저출생·초고령화 위기 대응」 분과가 운영됐다. 해당 분과에서는 장헌일 박사(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와 최에스더 회장(신한대학교 교수, KBSI연구소장, 인문도시사업단장)이 '통합돌봄지원법 시행에 따른 지역사회 통합돌봄 모델'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914억 예산으론 역부족… 2027년까지 6447억 확보 시급

장헌일 박사는 발제를 통해 현행 통합돌봄 예산의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그는 "올해 통합돌봄 예산이 914억 원으로, 지자체당 평균 2억 7천만 원에 불과해 초기 사업 추진에 심각한 제약이 따른다"고 밝혔다. 이어 "2027년까지 최소 6447억 원의 예산 확보가 필요하며, 이 중 순수 운영비 2623억 원과 인프라 투자비 3824억 원이 포함돼야 한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재정 확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장헌일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 박사는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방안으로 종교시설 활용을 제안했다./    한국행정학회
장헌일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 박사는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방안으로 종교시설 활용을 제안했다./ 한국행정학회

장 박사는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방안으로 종교시설 활용을 제안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촘촘히 분포한 종교시설에 복수 용도를 인정하고, 이를 돌봄 거점으로 전환함으로써 인프라 투자 예산을 대폭 절감하면서도 신속하게 통합돌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종교시설을 거점으로 활용한 AIP(Aging in Place, 살던 곳에서의 노후) 기반 통합돌봄 모델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도시·농촌·도농복합… 지역 특성 맞춘 '3대 돌봄 모델' 제시

이번 발제의 핵심은 지역 유형별로 차별화된 '3대 통합돌봄센터 모델'의 정립이다. 장 박사는 도시형, 농촌형, 도농복합형으로 구분된 맞춤형 모델을 제안하며, 각 지역의 인구 구조와 생활 환경에 따라 돌봄 체계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안성형 통합돌봄센터'를 도농복합형 모델의 실증 사례로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대흥동교동협의회와 함께 진행 중인 '고독생(孤獨生) 프로젝트'를 통해 고독사 제로를 향한 지역 공동체 실험도 함께 소개됐다. 이 프로젝트는 소셜서비스 전문 NGO인 (사)월드뷰티핸즈(회장 최에스더 신한대 교수)와 (사)해돋는 마을이 협력해 추진하는 도시형 '엘드림 통합돌봄센터' 모델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 모델들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내 생명 공동체 연결망을 형성하고 통합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기존 복지 인프라와 차별화된다.

◆"돌봄은 존재 방식"… 오픈 거버넌스로 지역 완결형 표준 구축

최에스더 교수는 돌봄의 본질적 의미를 재정의하며 공동체적 접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돌봄은 이제 일회성 복지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사회 공동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존재 방식"이라고 강조하며, 제도적 틀을 넘어선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최 교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거버넌스 구조로 '오픈 거버넌스(열린 협치 체계)'를 제안했다. 지자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종교협의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대한민국 어디서나 적용 가능한 '지역 완결형 돌봄 표준'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중앙 정부 주도의 획일적 복지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이 스스로 돌봄 체계를 완성하는 분권형 모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민·관·종교 협력, 돌봄 사각지대 해소의 열쇠

이번 학술대회 발제는 통합돌봄지원법 시행 원년을 맞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 가능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종교시설 활용이 부각되면서, 민·관·종교 3자 협력 체계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성공 여부가 초고령사회 대응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에 제시된 3대 통합돌봄 모델이 전국적인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학계와 정책 현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