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패 후 ‘긴 침묵’에 빠진 선수단…홍명보가 짧게 남긴 ‘당부’가 알려졌다

작성일

비기기만 해도 됐는데…홍명보호 자력 32강 진출 좌절
침묵의 시간 속 마지막 희망, 한국은 지금 경우의 수를 기다린다

홍명보호가 자력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다음 라운드로 향할 수 있었던 경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결국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1

충격패 이후 대표팀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경기 후 선수단 미팅 자리에서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짧게 남긴 당부도 알려졌다.

비기기만 해도 됐던 경기…한국, 남아공에 0-1 패배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했던 경기였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한국은 이후 멕시코전에서 0-1로 패했다. 그래도 남아공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송흥민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남아공을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송흥민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남아공을 상대로 0-1로 패배했다 / 뉴스1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국은 남아공에 덜미를 잡히며 조 3위, 승점 3에 머물렀다. 자력으로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대표팀은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다른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상위 8개 팀이 32강에 추가로 합류한다. 현재 한국은 32강 진출 마지노선인 8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남은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밀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침묵의 시간이 길었다”…충격패 후 가라앉은 선수단

남아공전 패배 이후 대표팀 분위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진규는 28일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열린 훈련을 앞두고 당시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김진규는 “많은 말을 나누기보다 침묵의 시간이 길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원하지 않았던 결과와 상황이 벌어져 누구 하나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김진규가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인터뷰 중 땀을 닦고 있다 /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김진규가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인터뷰 중 땀을 닦고 있다 / 뉴스1

선수단 전체가 패배의 충격을 크게 받아들인 셈이다. 특히 한국은 유리한 상황에서 조별리그 2, 3차전을 맞았지만 연달아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단순한 1패 이상의 무게가 선수단을 짓눌렀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은 조금씩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김진규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서로 대화도 나누고, 지금은 다른 팀 결과에 관해 이야기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선수들은 마지막 가능성을 붙잡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준비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남긴 짧은 당부

충격패 이후 열린 선수단 미팅에서 홍명보 감독이 어떤 말을 했는지도 전해졌다.

김진규는 홍 감독이 선수들에게 “결과에 대해서는 감독의 책임”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감독은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지켜보는 것뿐이니, 남은 훈련 잘 소화하면서 기다려보자”고 짧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배 책임을 선수들에게 돌리기보다 감독 본인이 안겠다는 메시지였다. 동시에 아직 완전히 탈락이 확정된 것은 아닌 만큼, 남은 시간 동안 팀이 해야 할 일을 하자는 의미도 담겼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김진규 역시 이번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첫 경기를 잘 이기고 유리한 상황에서 2, 3차전을 준비했다”며 “충분히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기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멕시코와의 2차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김진규는 “2차전은 승점을 딸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돌아봤다.

남아공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이 나온 이유로는 반복된 실수를 꼽았다. 그는 “경기 중 통제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며 “경험이 많더라도 경기 중 심리적으로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사소한 실수로 역습을 허용했고, 무더운 날씨에 그런 상황이 자주 반복되다 보니 여러 부분에서 힘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훈련…한국은 경우의 수를 기다린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뉴스1

대표팀은 전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훈련장에 모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초반 15분만 취재진에게 공개된 훈련에서 선수들은 가벼운 몸풀기와 달리기, 점프 등으로 몸을 예열했다. 이후 볼 돌리기와 공중볼 처리 훈련 등을 이어가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인 만큼 훈련장 분위기는 평소보다 무거웠다. 웃음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기합 소리는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훈련이었지만, 선수들은 묵묵히 몸을 움직였다.

한국의 32강 진출 여부는 이제 J, K조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더 크게 좌우되게 됐다.

당초 한국은 J, K, L조 결과를 모두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L조에서 기대했던 흐름은 나오지 않았다. 한국 입장에서는 가나가 크로아티아를 꺾어줘야 조 3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지만, 크로아티아가 가나를 잡으면서 홍명보호는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더 몰렸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배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남은 변수는 J조와 K조다.

J조에서는 승점 3으로 동률인 오스트리아와 알제리가 맞붙는다. 오스트리아가 승리하거나 알제리가 2골 차 이상으로 이길 경우, J조 3위는 한국보다 아래에 놓이게 된다.

K조에서는 3위 콩고민주공화국이 4위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해야 한국에 유리하다. 우즈베키스탄이 이기더라도 현재 골 득실에서 크게 뒤처져 있어, 6골 차 이상 대승을 거두지 않는 한 한국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자력 진출 기회를 놓친 한국은 이제 남은 조의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L조에서 가나가 패하면서 경우의 수는 더 좁아졌고, 홍명보호는 32강 진출과 조별리그 탈락의 경계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