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에 꼭 밥 사고 싶다"… 젠슨 황 가족이 감동해 이메일 보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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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없는 경호도 선제 대응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가족이 한국 경찰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젠슨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는 최근 서울 마포경찰서 유종철 치안정보과장에게 이메일을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지난 9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던 중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지난 9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던 중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매디슨 황 이사는 해당 메일에서 서울 경찰이 자사 일행의 방문 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준 점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명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인파가 몰렸음에도 경찰관들이 전문적으로 현장을 통제해 준 덕분에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사 경호팀과의 협업과 지원에 거듭 감사를 전하며, 젠슨 황 CEO 역시 한국 경찰이 대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준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규정 없는 경호에도 선제적 인력 투입

앞서 마포경찰서는 이달 5일 젠슨 황 CEO가 전세기를 이용해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뒤 서울 홍익대 인근의 한 PC방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와 만난다는 정보를 사전에 파악했다. 이에 따라 현장의 혼잡도를 낮추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즉각적인 경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젠슨 황 CEO는 정부 요인이나 국빈 방문에 해당하지 않아 경찰청 경호규칙상 별도의 공식 경호 등급이나 의전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포경찰서는 유동 인구가 많은 금요일 저녁 시간에 홍대 거리에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방문할 경우 대규모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매우 높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대응 인력을 투입했다.

4대 그룹 총수 회동에 기동대 긴급 배치

젠슨 황 CEO는 PC방 일정을 마친 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고깃집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회동을 가졌다. 당시 현장에 많은 시민이 운집하자 마포경찰서는 곧바로 1개 기동대 인력 60명과 경찰 직원 40여 명을 긴급 현장 배치해 인파 관리에 나섰다. 경찰은 인도와 차도 사이에 안전 바리케이드를 신속히 설치하고, 몰려드는 시민들의 통행 동선을 유도하며 특정 구역으로 인파가 쏠려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철저히 차단했다.

만찬이 끝난 후 젠슨 황 CEO 측은 인근 노래방으로 이동하고 싶다는 의사와 함께 좁은 골목길을 도보로 걷겠다는 계획을 경찰에 전달했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동선으로 젠슨 황 CEO가 이동할 경우 순식간에 인파가 모여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과거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선례를 설명하며 현장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젠슨 황 CEO 측은 경찰의 이러한 우려와 권고를 받아들여 노래방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다만 이들은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치맥' 문화는 경험하고 싶다는 입장을 다시금 피력했다.

선택된 치킨집은 기존 고깃집에서 홍대 메인 거리를 관통해 약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도보로 3분 남짓한 짧은 거리였지만, 인파 밀집에 따른 위험성이 여전히 있는 구간이었다. 여기에 젠슨 황 CEO 측이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자신들을 겹겹이 둘러싸고 이동하는 방식에 부담감을 나타내자, 경찰은 도로 중앙 대신 벽면을 따라 이동해 일반 시민들과의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구체적인 이동 요령을 안내했다. 아울러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기동대 인력을 CEO 일행과 약 5m 거리를 유지한 채 밀착 수행하도록 조치했다.

공직자로서 식사 대접 정중히 거절

홍대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후 엔비디아 측 관계자는 현장 지휘를 맡았던 유 과장에게 현장의 수많은 돌발 변수를 매끄럽게 해결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유 과장은 공직자로서 사적인 식사 대접은 수령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며 정중히 거절했다. 대신 이메일 주소를 공유해 달라는 요청에 명함을 건넸다. 이후 유 과장은 엔비디아 측의 감사 메일에 답신을 보내 한국 방문 일정을 안전하게 마무리하게 되어 다행이라며, 서울 경찰은 언제나 시민의 안전을 수호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향후 서울을 다시 방문하는 것을 언제든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젠슨 황 CEO는 이달 초 방한 기간 동안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의 면담뿐만 아니라 국내 프로야구 경기 시구,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다채로운 대외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한국을 찾을 때마다 특유의 소탈하고 대중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주며 매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