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도 회장도 다 물러나라” 월드컵 탈락에 결국 분노 터뜨린 2002 레전드
작성일
폭발한 이천수의 독설… 홍명보호 참패에 축구협회 개혁 요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여정이 허무하고 무기력한 실패로 막을 내렸다. 지난 4년 동안 대한민국 축구계와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은 본선 무대에서 제대로 된 전술적 색채 한 번 보여주지 못한 채 물거품이 됐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이번 월드컵의 조기 탈락이 현장에서 발생한 일시적 부진 때문이 아니라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보여준 행정적 문제와 고집스러운 전술 운용이 맞물려 발생한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대표팀의 여정은 출발선에서부터 끊임없는 잡음과 논란으로 얼룩져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이후 차기 사령탑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KFA)는 일관성 없는 행정과 불투명한 절차로 축구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결국 수많은 후보군을 거쳐 홍 감독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으나 이 과정에서 이임생 기술위원장의 권한 남용 의혹 등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언론의 비판과 냉담한 시선은 대회 직전까지도 가라앉지 않았다.
홍 감독은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 속에서도 “결과로 증명해 보이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으나 정작 본선 무대가 코앞으로 다가올 때까지 대표팀의 경기력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공격 전개 상황에서 선수들 간의 약속된 패턴 플레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고 수비 조직력 역시 매 경기 불안함을 노출했다. 특히 홍 감독이 본선 무대에서 고집스럽게 내세웠던 3백(Back 3) 전술은 수비 안정감을 확보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을 뿐 아니라 도리어 공격의 답답함과 고립만 가중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았다.
불안했던 준비 과정과 전술적 한계는 가장 중요한 실전 무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대표팀은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했으나 이어진 개최국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하며 큰 위기에 봉착했다.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 3차전마저도 대표팀은 0-1 패배를 당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음에도 대표팀은 상대 전술에 이렇다 할 반격조차 해보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결국 32강 진출 경우의 수마저 모두 빗나가며 한국은 허무하게 월드컵에서 퇴장해야 했다.
“명보 형도, 회장도 다 물러나라” 이천수 분노
대표팀이 보여준 충격적인 경기력과 탈락 소식에 축구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가운데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이천수가 참아왔던 분노를 전면적으로 터뜨렸다. 이천수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28일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이 보여준 처참한 경기력과 홍 감독 체제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축구계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천수가 한국 축구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 '리춘수 [이천수]' 유튜브](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606/29/img_20260629095833_3ecb0772.webp)
이천수는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특유의 거침없고 강한 어조로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 몇 사람 때문에 전 국민과 선수들이 4년을 공들여 기다린 월드컵이 이렇게 허무한 실패로 끝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라며 강하게 운을 뗐다.
특히 이천수는 과거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4년 FIFA 브라질 월드컵 당시의 알제리전 패배(2-4 패)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홍 감독의 자질을 정조준했다. 그는 “내가 명보 형이 진짜 싫은 게 바로 이 부분이다. 자기는 축구계에서 두 번이나 월드컵 감독이라는 엄청난 기회를 받지 않았나 솔직히 나는 같은 축구인이기 때문에 선배를 비판하는 데 있어 주변의 압박을 많이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과거 알제리전 참패 때는 상대에 대한 분석이 덜 됐다고 핑계를 대더니 솔직히 지금은 그런 정보력이나 데이터가 부족한 시대가 전혀 아니다”라고 날카롭게 꼬집었다. 현재 대표팀의 데이터 분석력과 상대에 대한 정보력, 감독의 현장 대처 능력이 현대 축구의 흐름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이천수는 경기 결과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한민국 축구의 행정과 구조적 전반에 뿌리 깊게 박힌 문제점을 도려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월드컵의 실패를 한국 축구 전체가 기초부터 완벽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최후의 경고’이자 신의 계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천수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 '리춘수 [이천수]' 유튜브](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606/29/img_20260629095920_048fae01.webp)
이천수는 데이터와 통계를 기반으로 한 현대 축구에서 한국 축구의 지표가 무너진 점을 거론하며 “이제는 정말 변화가 필요할 때라는 신의 계시다. 축구 데이터와 통계가 이렇게 처참하게 박살이 나는 것은 내 축구 인생에서 처음 봤다”면서 “남아공전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이 당연히 조별리그를 통과해 32강에 올라갈 줄 알았다. 아직도 이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허탈해했다.
또한 “우리가 실력으로 스스로 올라가지 못해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결과를 간절하게 응원하며 지켜보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비참하고 짜증이 났다. 이것은 한국 축구의 시스템을 전부 바꾸라는 명확한 계시다. 축구협회 수뇌부와 코칭스태프 모두가 그만둘 준비를 해야 한다”라며 대한축구협회 수뇌부의 전원 사퇴와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이천수는 이번 대회가 치러진 현장의 기후 및 환경 조건에 대한 대표팀의 대응 능력 부족과 선수단 컨디션 관리 실패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날을 세웠다. 경기가 개최된 현지의 고지대 환경에 대한 사전 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그는 “감독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국제대회 경험이 많으면서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에서 경기를 뛰다 내려오면 호흡이 급격히 가쁘고 선수들의 신체적 수행 능력에 큰 차이가 난다는 기본적 사실을 모르는가? 도대체 현지에서 어떻게 컨디션을 관리했길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그런 몸 상태를 보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대한민국 축구는 이제 뿌리부터 완전히 다 바꿔야 한다. 명보 형도 당장 나가야 하고 축구협회 회장님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더 이상 결과와 행정을 두고 국민들을 상대로 가스라이팅을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축구계 최고 지도부의 인적 쇄신을 거듭 강력하게 요구했다.
‘경우의 수’조차 통하지 않았다… 남아공전 0-1 무기력한 패배
경기 당시 남아공은 FIFA 랭킹 60위로 한국(24위)보다 무려 36계단이나 낮은 상대였다. 전력상 우위로 평가받던 남아공을 상대로 홍 감독은 경기 시작 전 파격적인 라인업을 구성했다. ‘캡틴’ 손흥민(LAFC)을 과감히 벤치에 앉히는 초강수를 던진 데 이어 동갑내기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 역시 교체 명단으로 내렸다. 대신 체코전에서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던 오현규(베식타시)를 원톱 자리에 선발로 세우고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좌우 측면 공격을 맡겼다. 중원에는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백승호(버밍엄 시티)가 호흡을 맞췄고 스리백 수비 라인은 이기혁(강원), 김민재(뮌헨), 이한범(미트윌란)이 그대로 출격했다. 좌우 윙백에는 이태석(빈)과 설영우(즈베즈다)가 나섰으며 골문은 김승규(도쿄)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초반 활발한 움직임으로 득점 기회를 노렸다. 전반 2분 이강인이 왼쪽에서 올린 날카로운 코너킥을 김민재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 앞을 지키던 수비수의 몸을 맞고 튕겨 나왔다. 이어 전반 10분에는 이태석이 왼쪽 측면에서 찔러준 패스를 이강인이 골 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골대 오른쪽으로 크게 빗나갔다.
전반 중반을 넘어서면서 주도권은 점차 남아공 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남아공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국의 패스 미스를 가로채 빠른 역습을 전개했다. 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타펠로 마세코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으나 끝까지 따라붙은 이기혁의 육탄 태클에 걸리며 위기를 넘겼다. 전반 30분에는 한국 중원의 치명적인 패스 실수가 나오며 남아공에 결정적인 슈팅을 잇달아 허용했고 골키퍼 김승규의 연이은 선방 덕분에 간신히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남아공은 전반 39분에도 마세코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전을 시종일관 답답한 흐름 속에서 졸전으로 마친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승부수를 던졌다. 황희찬, 백승호, 이태석을 빼고 손흥민, 김진규, 옌스 카스트로프를 동시에 투입하며 공격적인 변화를 꾀했다.
교체 카드를 통해 잠시 경기를 주도하는 듯했던 홍명보호는 후반 18분, 우려하던 상대의 날카로운 역습 한 방에 무너졌다. 남아공의 체팡 모레미가 왼쪽 측면을 허문 뒤 정교한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12번 마세코가 왼발 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주며 급해진 한국은 후반 20분 수비의 핵심 김민재를 빼고 박진섭을 투입했고 후반 30분에는 오현규 대신 조규성(미트윌란)까지 그라운드에 올리며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상대의 위험 지역을 공략하려 시도했으나 이미 전원 수비 태세로 전환한 남아공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기에는 전술적 세밀함이 턱없이 부족했다. 후반 추가시간 48분에는 카스트로프의 크로스가 헤더를 시도하던 박진섭의 머리에 맞지 않고 그대로 골대로 향했으나 골키퍼의 품에 안겼고 결국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을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렸다. 경기가 끝난 후 대표팀 선수들은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움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거센 비판 속 고개 숙인 홍명보… 멕시코서 공식 사퇴 발표
현장과 축구계 선배들의 이 같은 강렬한 비판과 전 국민적인 분노 여론을 의식한 듯 모든 경우의 수가 무산되고 최종 탈락이 확정되자 홍 감독은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단했다. 홍 감독은 29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직 사퇴 의사를 전격 발표했다.

검은색 단복 차림으로 굳은 표정 속에 기자회견장 단상에 오른 홍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코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다”며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하지만 감독직을 맡기로 결심한 순간부터는 사적인 다른 이유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오직 내게 맡겨진 무거운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만이 제가 현장에서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감독직에 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홍 감독은 지난 선임 과정부터 이어졌던 수많은 논란과 고뇌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이 선택이 진정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올바른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져왔다”며 “경기장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최종 명단에 올릴 선수를 선택할 때, 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준비하고 실전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단 한순간도 마음속에서 놓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선 무대에서의 참담한 결과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명확히 인정했다. 홍 감독은 “축구 지도자로서 내린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하지만 실패와 성공을 떠나 제 모든 판단의 근본적인 기준만큼은 언제나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과 미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팀 사령탑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그 어떤 구차한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오직 성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무겁고 냉정한 자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좋은 과정과 결과를 이번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보여드리지 못했고 조기 탈락이라는 이 모든 결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저에게 있다”고 말하며 모든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마지막으로 홍 감독은 “현장에서의 지휘봉은 여기서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제 개인적인 마음과 애정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대표팀이 이번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다시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신뢰와 사랑을 전폭적으로 받을 수 있는 멋진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커다란 논란 속에서 출발했던 홍명보호의 북중미 월드컵 도전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와 감독의 중도 사퇴라는 씁쓸한 결말을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비판의 중심에 선 대한축구협회와 지도부가 향후 한국 축구의 전면적인 구조 개혁과 인적 쇄신 요구에 어떻게 응답할지, 축구 팬들과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