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모델로 삼아야"… 한국, 월드컵 참사에 영국도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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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협회 부실 행정이 초래한 위기, 일본식 시스템 참고해야”

2026 FIFA 북중미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귀국했다. 멕시코 현지에서 자진 사퇴를 발표한 홍명보 감독 체제의 대표팀 선수단은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나 별도 인터뷰 없이 경찰의 경호 속에 공항을 빠져나갔다. 현장에는 축구 팬들의 야유가 이어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으나 멕시코(0-1 패)와 남아프리카공화국(0-1 패)에 잇따라 덜미를 잡혔다. 대회 기간 중 에이스 손흥민의 후반 교체 아웃 및 3차전 선발 제외, 3백 전술 고수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은 각 조 3위 중 상위 8개국에 주어지는 32강행 티켓 확보에도 실패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같은 날 '월드컵 탈락으로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문제를 지적했다. BBC는 박지성, 이영표 등 전 국가대표 선수들의 비판을 인용하며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및 투명성 문제를 언급했다.

매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와 자격 정지 징계 권고에도 불구하고 정몽규 회장이 4선에 성공했으나 여론의 비판 속에 지난달 사퇴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축구협회와 지도부를 비판한 사실도 덧붙였다.

특히 BBC는 한일 축구의 역전 상황을 지적했다. 한국이 1983년 아시아 최초로 프로리그(K리그)를 출범하며 일본 J리그보다 앞서갔으나 최근 정 회장 재임 기간에는 일본에 뒤처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양국의 최근 평가전 성적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브라질에 0-5로 대패했으나 일본은 브라질을 3-2로 꺾었다. 올해 3월에도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에 0-4로 패한 반면, 일본은 잉글랜드를 웸블리에서 1-0으로 제압했다.

BBC는 "J리그 팀들이 아시아 대회에서 K리그를 능가하고 있으며 일본 대표팀은 전원 유럽파로 구성돼 있다"며 "서울의 혼란은 도쿄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과 대조된다"고 비교했다. 이어 "일본은 100년 비전을 가진 반면 한국은 축구를 모르는 한 사람의 변덕에 따라 감독이 선임된다"는 국내 팬의 SNS 의견을 인용하기도 했다.

끝으로 BBC는 "숙적을 모델로 삼는 것이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감독과 협회장이 모두 없는 현재의 분노와 변화 열망을 축구 개혁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예고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지난 29일 SNS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무능과 부실의 원인을 규명하겠다"라며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32강전에서 브라질에 패했으나 네덜란드와 비기는 등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라이벌 일본과의 격차가 벌어진 가운데 한국 축구계에는 전반적인 구조 개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