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인문학] 1달러 속 독수리의 정체…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숨겨놓은 진짜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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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지폐 속 독수리부터 미국 의회의 입법자 22명이 일제히 바라보는 단 한 사람까지.
250년 동안 미국 곳곳에 같은 비밀이 새겨져 있었다.
■ 독립선언 당일 밤, 세 남자가 모였다
1776년 7월 4일 저녁이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을 마친 미국의 국부들은 곧바로 다음 과제에 착수했다. 이 나라의 얼굴, 즉 국장을 만드는 일이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위원장을 맡았고, 존 애덤스와 토마스 제퍼슨이 합류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쟁쟁한 세 사람이 한자리에 앉은 것이다.
한 달 반의 연구 끝에 이들이 내놓은 디자인엔 독수리가 없었다. 대신 바다에 떠밀려 내려가는 병사들, 구름 기둥과 불기둥이 있었다.
출애굽이었다. 이 디자인은 의회에서 거부됐다. 6년, 세 번의 위원회를 거쳐 1782년 최종 디자인이 나왔다. 그때 처음 등장한 게 독수리였다.

■ 독수리는 로마에서 온 게 아니었다
미국 국장의 독수리를 두고 로마 군단의 상징에서 따왔을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당시 기록을 보면 조금 다른 이유가 나온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출애굽을 묘사할 때 독수리를 썼다. 출애굽기 19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내가 너희를 독수리 날개 위에 업어서 데리고 나왔느니라." 미국의 독수리가 로마가 아니라 시내산에서 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상징은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었다. 무려 150년 전부터 이미 미국 땅에 각인돼 있었다.
■ 메이플라워호에도 같은 그림이 있었다
1620년, 영국의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 땅을 처음 밟았다. 그들이 품에 안고 온 성경책이 있었다. 제네바 성경이었다. 최초의 주석 성경, 최초의 일러스트 성경, 최초의 휴대용 성경이기도 했던 그 책의 표지에 출애굽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 땅에 처음 발을 딛는 순간부터, 그들은 자신들을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에 빗댔다. 150년 뒤 건국의 아버지들이 국장을 만들 때 비슷한 그림을 떠올린 것도 우연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 존 로크보다 모세를 2배 더 인용했다
학자 도널드 루츠는 미국 건국기의 문서 1만 5천 건을 하나하나 읽었다. 거기서 누가 가장 많이 인용됐는지 세어봤다. 결과는 의외였다.
가장 많이 인용된 책은 성경의 신명기였다. 로크 한 명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었다. 미국 헌법의 뿌리를 추적하다 보면 계몽주의 철학자들 못지않게 모세가 쓴 신명기가 자주 등장한다는 얘기다.

■ 미국 의회 건물, 23명 중 혼자만 정면을 봤다
미국 의회 건물 안에 방이 하나 있다. 23개의 문이 있고, 문마다 얼굴이 하나씩 새겨져 있다. 토마스 제퍼슨도 있다. 함무라비도 있다. 솔론도 있다. 인류 역사에서 손꼽히는 입법자 23명이 새겨진 방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다. 22명은 전부 옆을 보고 있는데, 오직 한 명만 정면을 바라본다. 그 한 명이 모세다. 나머지 22명은 모두 모세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다.
조각가가 이 공간에 담으려 했던 메시지는 하나였다. 세상 모든 입법의 중심에 모세가 있다는 것이었다.

■ 1달러 독수리가 품고 있는 것
미국 국장의 독수리, 의회 건물의 조각, 건국 문서들의 인용. 세 가지가 같은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의 건국자들이 나라를 설계하면서 성경을 깊이 참고했다는 흔적은, 지폐 한 장과 건물 한 채, 조각 하나 등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선 1달러 뒷면의 피라미드와 눈, 그 진짜 의미를 파헤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