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끊긴 가족만 4만명…베네수엘라 강진 피해가 너무 참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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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사망자 1943명·부상자 1만 571명으로 늘어
유엔 “확인 사망자 계속 증가할 가능성”…비공식 실종자 4만명대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으로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1900명을 넘어서며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유튜브 'BBC News' 캡처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유튜브 'BBC News' 캡처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를 덮친 강진 이후 수색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지난달 30일 연설에서 연쇄 강진으로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사망자가 1943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전날보다 224명 늘었다.

부상자는 1만 57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발표된 5034명과 비교하면 하루 사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규모다. 이번 수치는 시신이 수습돼 공식 확인된 사망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연락이 끊긴 주민이 여전히 많아 실제 희생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카라카스 주재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관계자도 확인된 사망자 수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규모 7.2·7.5 강진 연이어 발생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유튜브 'BBC News' 캡처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유튜브 'BBC News' 캡처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6시쯤 규모 7.2와 7.5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당국은 이후 여진도 300차례 넘게 보고됐다고 밝혔다.

피해는 수도 카라카스와 북부 해안 지역 라과이라 일대에 집중됐다. 라과이라는 항만과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으로 이번 지진 이후 건물 붕괴와 도로 파손, 병원 과부하가 한꺼번에 발생한 곳으로 전해졌다. AP통신·AFP통신 등 외신이 공개한 현장 사진에는 콘크리트 잔해가 뒤엉킨 지진 피해 현장과 수색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이 담겼다.

초기 피해 집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불어났다. 유엔은 지난달 26일 상황보고서에서 당시 사망자가 920명, 부상자가 3360명이라고 전했지만 이후 수색이 진행되면서 사망자는 1900명대를 넘어섰다. 구조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매몰자 생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건물 피해도 당초 알려진 수준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NASA와 오리건주립대의 위성자료 예비 분석을 인용해 약 5만 8870개 건물이 피해를 보거나 파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공식 발표한 건물 피해 규모보다 훨씬 큰 수치다.

비공식 실종자 4만명대 집계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유튜브 'BBC News' 캡처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유튜브 'BBC News' 캡처

가장 큰 우려는 실종자 규모다. 지진 피해 실종자를 파악하는 베네수엘라 민간 웹사이트에는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가 4만 2000명대로 비공식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는 베네수엘라 당국이 공식 확인한 숫자는 아니다. 안전한 상태이지만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주민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피해 지역에서는 가족과 연락이 끊긴 주민이 많아 불안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더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 실종자 통계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만큼 실제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지에서 구호 활동 중인 지안루카 람폴라 델 틴다로 베네수엘라 유엔 상주 조정관은 전날 화상 브리핑에서 사망자 수 증가에 대비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협력해 보디백 1만 개를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가디언 등 외신도 유엔이 추가 사망자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보디백 1만 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유튜브 'BBC News' 캡처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유튜브 'BBC News' 캡처

구호 수요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최대 680만 명에게 피난처와 식수, 위생, 의료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병원은 부상자와 응급환자로 포화 상태에 놓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진과 장비 부족으로 치료가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체계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감염병 확산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무너진 건물과 단수, 위생 시설 파손, 이재민 밀집이 겹치면 수인성 질병과 호흡기 질환이 번질 위험이 커진다. 피해 지역에서는 구조와 동시에 식수 확보, 임시 거처 마련, 의료 지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국제사회도 구조 지원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여러 국가에서 구조팀과 장비가 베네수엘라로 향했고 현장에는 수색견과 중장비, 의료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해 범위가 넓고 도로와 통신망이 끊긴 지역이 많아 구조 속도는 현지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베네수엘라 현대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라과이라 지역은 1999년 대규모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라 주민들의 충격은 더 크다. 강진 발생 후 일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구조 작업은 끝나지 않았고 사망자와 실종자 집계도 계속 바뀌고 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수색과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공식 사망자 수가 20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외신과 국제기구는 실종자 수와 건물 붕괴 규모를 고려하면 앞으로 피해 집계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BBC는 베네수엘라 강진 현장에서 구조 지연과 지원 부족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영상에는 무너진 건물 잔해와 수색 작업,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피해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 유튜브, BBC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