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자취 감췄는데… 요즘 재테크족들 전부 몰려간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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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무브 막을 고금리 예금 폭발… 연 4%대 예금 100개 돌파
최근 주식시장 및 위험자산으로 시중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되면서 자금 이탈을 방어하려는 저축은행 업계의 움직임이 갈수록 긴박해지고 있다. 수신고를 유지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저축은행들이 예치 금리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림에 따라 한동안 시중에서 자취를 감췄던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불과 한 달 사이에 100개를 돌파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올리려는 금융 소비자들과 재테크족들의 발걸음 또한 급격히 분주해졌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79%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연 4.5%의 최고 금리 상품이 시장에 등장했던 시점과 비교하면 그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불과 2주 전인 지난달 17일 당시 평균 금리가 연 3.55%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단 2주일 만에 무려 0.24%포인트(p)나 뛰어오른 수치다. 금융권 전반의 수신 금리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특정 권역의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중에서도 연 4% 선을 상회하는 고금리 상품들의 폭발적인 증가가 가장 눈에 띈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금융 시장에서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은 전무한 상태였으나 각 저축은행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 경쟁에 가세하면서 현재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은 총 105개까지 급증했다. 수적으로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이처럼 연 4%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수신 유치에 나선 저축은행의 수만 해도 전국적으로 32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기본금리를 기준으로 연 4.5% 이상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선 대표적인 금융사로는 OSB저축은행, OK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이 꼽힌다. 이들 저축은행은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고 정기예금 금리를 전방위적으로 끌어올리며 금융 소비자들의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시장의 수신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일부 금융사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18일에는 라온저축은행이 연 4.6%라는 압도적인 금리를 제시하며 특별 예금 상품을 출시했으나 고금리 혜택을 선점하려는 가입자가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몰려들면서 불과 하루 만에 판매를 전격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고수익 저축 기회를 모색하던 일반 금융 소비자들에게는 분명 호재다. 장기간 이어지던 저금리 기조와 증시 정체 속에서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매력적인 대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현상을 바라보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저축은행권의 과도한 금리 인상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해당 금융사들의 경영 건전성을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깊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에는 과거 저축은행 업계가 겪었던 뼈아픈 역사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저축은행 업계는 2022년 발생한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 당시 급격한 자금 경색 속에서 유동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기 위해 연 6%대를 넘나드는 무리한 고금리 특판 상품을 대거 쏟아냈다. 당시에는 급박한 불을 끄는 데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이후 수년에 걸쳐 막대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업계 전반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자산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지는 극심한 후유증을 앓아야 했다.
더욱이 현재 시장 환경은 과거보다 저축은행에 훨씬 비우호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제2금융권에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50%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대출 규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금리를 제시해 예금으로 막대한 자금을 모은다 하더라도 이를 대출 상품으로 운용해 적정 수준의 예대마진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한계에 봉착해 있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 국내외 기준금리의 변동성과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까지 겹치게 될 경우 자칫 높은 조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일부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급격하게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파격적인 고금리 혜택을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 스스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대응책은 ‘예금자보호 한도 이내 분산 예치’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회사가 파산 등의 사유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때 예금보험공사가 금융기관을 대신해 예금자 1인당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산해 최대 1억원까지 보호해 주는 법적 조치다. 한 금융회사에 개설된 계좌가 여러 개라 할지라도 해당 저축은행에 존재하는 모든 예금 보호 대상 상품의 원리금을 통틀어 총 1억원까지만 보호된다. 따라서 고금리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원리금 합계가 1억원을 넘지 않도록 다수의 저축은행에 자금을 쪼개 분산 가입하는 위험 분산 전략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