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싱가포르 다 제쳤다... 세계 게 요리 1위 등극한 '한국 밥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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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저력...고레에다 감독도 반한 그 맛
한국의 간장게장이 세계 게 요리 순위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13일 크로아티아의 글로벌 미식 지도이자 온라인 여행 가이드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자신들의 인스타그램과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게 요리 순위를 매긴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순위를 살펴보면 9위에는 싱가포르의 '칠리 크랩'이 이름을 올렸다. 6위는 미국 플로리다의 '돌게 다리'가 차지했다. 3위는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였다. 2위에는 미국의 '암게 수프'가 올랐다.
우리나라의 간장게장은 평점 4.2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게장을 양념에 재운 게를 이용한 한국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알이 가득 찬 암컷 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이며 게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간장게장의 이번 1위 등극은 특히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 2023년 테이스트 아틀라스가 발표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게 요리 톱 10'에서는 싱가포르의 칠리크랩이 1위, 미국의 매릴랜드 크랩 케이크가 2위를 차지했고 한국의 간장게장은 3위에 머문 바 있다. 이번 순위에서 간장게장이 3위에서 1위로 두 계단 뛰어오르며 세계 게 요리 중 최고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일본에서도 뜨거운 인기
간장게장의 인기는 국내를 넘어 일본에서도 확인된다. 일본에서는 간장게장을 '카니노쇼유즈케(カニの醤油漬け)', 즉 게의 간장 절임이라고 부른다.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즐겨 찾는 음식 중 하나로 간장게장이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간장게장을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으로 꼽은 바 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간장게장을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산물 손질 및 조리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는 '키마구레 쿡(きまぐれクック)' 역시 간장게장을 선호하는 요리로 꼽으며 본고장에서 직접 맛보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이 유튜버는 주기적으로 직접 게장을 담그는 영상을 올릴 정도로 간장게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간장게장의 인기는 일본의 대형 초밥 체인점에서도 확인된다. 일본의 회전초밥 체인 '스시로'는 간장게장과 간장새우를 활용한 초밥 콜라보 메뉴를 선보인 바 있다. 이는 간장게장이 일본 소비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메뉴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간장게장은 일본 현지에서도 하나의 미식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간장게장은 여행 중 꼭 맛보고 싶은 음식 목록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에서는 '밥도둑'으로 불려
한국에서 간장게장은 오래전부터 '밥도둑'이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다. 밥과 함께 먹으면 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사라질 정도로 맛이 좋다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 별명은 간장게장뿐 아니라 그만큼 밥과 잘 어울리는 반찬을 가리키는 표현으로도 널리 쓰이지만, 그중에서도 간장게장은 밥도둑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꼽힌다.

간장게장은 신선한 꽃게를 간장 양념에 담가 숙성시켜 만드는 한국의 전통 음식이다. 살아 있는 암꽃게를 사용하면 알이 꽉 차 있어 더욱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장은 한 번 끓여서 식힌 뒤 게에 부어야 비린내 없이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든 간장게장은 냉장 보관하며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따뜻한 밥 위에 게장의 알을 올려 비벼 먹거나, 게딱지 안에 밥을 넣어 비벼 먹는 방식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참기름이나 깨를 곁들이거나 김에 싸 먹는 방식으로도 즐긴다. 게를 다 먹고 남은 간장은 볶음밥이나 조림 요리에 활용해 감칠맛을 더하기도 한다.
간장게장은 게의 숙성된 생살과 내장을 그대로 먹는 음식인 만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다리와 몸통도 맛있지만, 등 껍데기 안쪽에 붙어 있는 얇은 껍질 부위의 풍미가 특히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밥과 곁들여 먹었을 때 그 맛이 배가된다는 평가를 받으며 '밥도둑'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한국에서는 게를 이용한 대표 음식으로 간장게장과 함께 얼큰하게 끓여내는 꽃게탕이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식
간장게장의 이번 1위는 한식이 전반적으로 세계 미식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앞서 발표한 '세계 100대 요리' 순위에서 한국 요리를 22위에 올리며 평점 4.29점을 부여한 바 있다. 당시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한국 음식이 그 맛과 다양성으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하며, 꼭 맛봐야 할 음식으로 치킨과 육회를 꼽았고 진한 맛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제육볶음과 목살이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한식은 특정 음식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메뉴가 세계 미식 지도에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간장게장의 세계 게 요리 1위 등극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식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사례로 풀이된다.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어떤 곳인가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전 세계의 전통 요리와 현지 맛집, 그리고 식재료 정보를 집대성한 글로벌 미식 지도이자 온라인 여행 가이드다. 2018년 크로아티아의 저널리스트이자 기업가인 마티야 바비치(Matija Babić)가 설립했다.
이 플랫폼은 전 세계 미식가들과 이용자들의 평가를 종합해 각국의 대표 음식과 요리 순위를 정기적으로 발표해 왔다. 특정 요리에 대해 전 세계에서 모인 다수의 평점을 합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게 요리 외에도 세계 100대 요리, 세계 최고의 음식 등 다양한 주제의 순위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