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줄줄 오른다… 플라스틱·물류비 상승이 불러온 편의점 물가 도미노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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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마지막 보루 무너진다, 필수품 가격 줄줄이 인상

여름철 대표 소비 품목인 얼음컵과 계란, 닭고기 등 주요 가공식품의 가격이 대폭 오른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 뉴스1
서울 시내 한 편의점 / 뉴스1

장기화한 고물가 기조 속에서 서민들의 가장 가까운 소비 채널이자 최후의 보루로 통하던 편의점마저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한층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이번 가격 조정은 단순한 개별 품목의 인상을 넘어 전방위적인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그리고 국내외 축산물 시세 폭등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다. 유통 업계와 서민 경제 전반에 걸쳐 고물가의 그늘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주요 편의점 얼음컵 가격 일제히 인상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와 신세계그룹 계열 편의점 이마트24가 이날부터 주요 컵얼음 가격을 100~200원씩 인상한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하루 수백만 개씩 팔려나가는 필수 여름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압박은 상당하다.

세부 인상 내역을 살펴보면 가장 대중적인 180g 용량 컵얼음이 기존 700원에서 800원으로 14.3% 오른다. 대용량 음료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230g짜리 빅컵얼음은 900원에서 1000원으로 조정돼 앞 자릿수가 바뀐다. 대형 규격인 400g 용량의 벤티얼음컵은 1400원으로 100원 오르며, 대형 구형 얼음이 담긴 160g짜리 빅볼컵얼음은 1300원에서 1500원으로 200원 급등한다.

앞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중순께 선제적으로 컵얼음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이로써 국내 주요 편의점 4사 전체가 여름철 수요가 극대화되는 시점에 맞춰 얼음컵 가격 조정을 마무리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얼음 제조에 필요한 유틸리티 비용과 포장 용기인 플라스틱 컵, 빨대 등 원부자재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유통 마진을 압축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해 불가피하게 판매가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축산물 시세 고공행진의 나비효과

얼음컵과 더불어 직장인과 다이어트족, 학생들의 필수 영양 간식인 가공란과 닭고기 가공식품 가격도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일제히 인상 동세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사료비 상승과 조류인플루엔자 여파 등으로 인해 닭고기와 계란의 산지 및 소비자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온 탓이다.

편의점 매대에서 상시 판매되는 반숙란과 훈제란(2입) 가격은 기존 2600원에서 2700원으로 100원씩 인상된다. 계란 3개가 들어있어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높은 구운란(3입)은 3400원에서 3600원으로 200원 상승한다. 건강 관리 열풍으로 편의점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된 닭가슴살 제품류도 가격 인상을 피하지 못했다. 하림이 생산하고 편의점에 공급하는 주요 닭가슴살 관련 상품은 기존 4700원에서 5000원으로 300원 오르며 오천 원 선을 돌파했다. 이 외에도 가볍게 허기를 채울 수 있는 후랑크 소시지와 핫바 등 꼬치류 제품들도 2400원에서 25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인상된다.

원자재·물류비·공공요금 삼중고

이번 편의점발 물가 인상의 배경에는 거시경제적 악재가 겹겹이 쌓여 있다. 국제 곡물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인한 사료비 부담은 축산가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이는 곧 닭고기와 가공란의 공급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플라스틱과 비닐 등 석유화학 기반 포장재 가격 역시 유가 불안정성에 따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제조 기업들의 생산 원가 압박을 가중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 뉴스1

더욱이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산업용 공공요금의 인상은 제조업체들의 공장 가동 비용과 물류창고 유지 비용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렸다. 얼음컵이나 가공란처럼 신선도 유지가 생명인 제품들은 생산 단계부터 최종 소비 장소인 편의점 매대에 도달하기까지 전 과정에서 냉장·냉동 상태를 유지하는 '콜드 체인(Cold Chain)' 물류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유류비와 전기료의 상승은 유통 비용 증가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결국 제조 원가와 물류비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한 제조사들이 공급가를 올리자, 소매 채널인 편의점 역시 판매가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런치플레이션' 직격탄 맞은 서민들

외식 물가가 폭등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으로 대피했던 이른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난민들은 이번 인상 소식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의 냉면, 비빔밥, 김치찌개 등 대표 외식 품목 평균 가격이 이미 만 원 선을 훌륭히 넘어선 상황에서, 편의점은 지갑이 가벼운 학생들과 직장인들에게 유일한 대안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해 편의점에서의 간단한 식사 조합마저 단가가 크게 뛰었다. 기존에는 편의점 도시락 하나에 얼음컵 음료, 가공란 한 개를 곁들이면 대략 7000~8000원 선에서 해결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9000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닭가슴살 한 팩과 얼음컵 음료만 구매해도 6000원이 훌륭히 넘어가면서 "이제는 편의점조차 마음 놓고 가기 부담스럽다"는 불만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 꼼수 몸살 속 밀크플레이션까지

현재 유통 시장은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편법과 원유 가격 인상이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전반의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밀크플레이션(Milkflation)'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편의점 품목 인상은 이러한 전방위적 자산·물가 상승 압박 속에서 가격 자체를 직접 올리는 정공법적 인상이라는 점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충격파가 더 크다. 원유, 설탕, 소금 등 기초 식자재 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의 그늘이 가공식품을 넘어 유통 채널 전반을 완전히 잠식했음을 보여준다.

지갑 사정이 열악해진 소비자들은 생존을 위한 극단적인 실속형 소비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이 내놓는 자체 브랜드(PB) 상품 중에서도 가격을 동결하거나 극가성비를 내세운 초저가 라인업으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통신사 제휴 할인이나 편의점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구독 서비스, 원플러스원(1+1)이나 투플러스원(2+1) 등 묶음 증정 행사 상품만을 골라 소비하는 이른바 '체리피커'형 소비 행태도 가속화하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장기화하는 고물가 기조 속에서 제조업체의 생산 비용 절감 노력과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다면, 서민들의 일상적인 먹거리와 직결된 생활필수품의 가격 도미노 인상 현상은 하반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