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넘는다…함평만 품에 안긴 새생명 33만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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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 수온 상승에 따른 어획량 급감 타개 위해 감성돔·꽃게 종자 대규모 방류
민관 합동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로 '지속가능한 부자 어촌' 청사진 제시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례 없는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해수온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한반도 연안의 해양 생태계 지도가 걷잡을 수 없이 뒤바뀌고 있다.
함평군은 지난달 30일 함평만 연안에 감성돔 11만6천 미와 꽃게 22만2천 미를 방류했다. / 함평군
함평군은 지난달 30일 함평만 연안에 감성돔 11만6천 미와 꽃게 22만2천 미를 방류했다. / 함평군

오랫동안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온 어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텅 비어가는 그물망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어촌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전남 함평군이 바다의 생명력을 되찾고 어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대규모 수산자원 방류라는 적극적인 구원투수로 등판해 지역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단순히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해양 쓰레기 정화와 교란종 퇴치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생태 복원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지속가능한 바다를 만들기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 수온 상승에 시름 깊은 어가, 방류로 희망 쏜다

1일 전남 함평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30일 함평만 연안 해역 일대에서 수산자원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감성돔 및 꽃게 종자 방류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최근 해양 생태계 변화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 어업인들의 경제적 고충을 덜어주고, 고갈되어 가는 어족 자원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마련된 뼈대 있는 정책의 일환이다.

이날 방류 행사에는 함평군 관계 공무원들을 비롯해 해양수산과학원 영광지원 전문가, 사단법인 한국수산종자산업협회 관계자, 지역 바다의 터줏대감인 학산어촌계원, 그리고 인근 지역 어업인 등 40여 명이 한마음 한뜻으로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손불면 연안 앞바다에 모여 정성껏 키워낸 수산 종자들이 무사히 바다로 나아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며 방류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민관이 똘똘 뭉쳐 함평만의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 '고수온 강자' 감성돔과 '서해안 핵심' 꽃게의 귀환

이번 방류를 위해 함평군이 선택한 어종은 철저하게 기후 변화 대응과 지역 어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날 바다의 품으로 돌아간 새 생명은 감성돔 11만 6천 마리와 꽃게 22만 2천 마리 등 도합 33만 8천여 마리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이다.

특히 손불면 연안에 집중적으로 방류된 감성돔은 전장 56㎝ 크기의 아주 튼튼하고 건강한 우량 치어들로 엄선되었다. 감성돔은 대표적으로 고수온에 강한 내성을 지닌 품종으로 분류되어, 나날이 뜨거워지는 바다 환경 속에서도 탁월한 생존율을 자랑하며 자원 회복 효과가 매우 빠르고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서해안 어업의 핵심 고부가가치 자원인 어린 꽃게 역시 대거 방류되었다. 꽃게는 성장 속도가 빨라 방류 후 약 910개월 정도만 지나면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어엿한 상품 가치를 지닌 크기로 성장한다. 따라서 이듬해 봄 무렵이 되면 어민들의 그물망을 묵직하게 채우며 실질적인 소득 증대에 든든한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바다 밑 쓰레기부터 생태교란종까지… 전방위 정화작업

함평군의 해양 생태계 살리기 프로젝트는 단순히 어린 물고기를 바다에 풀어놓는 1차원적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종자 방류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근본적인 바다 환경을 정화하기 위해 다각적이고 전방위적인 환경 복원 사업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전개하고 있다.

군은 방류된 치어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도록, 바닷속 깊은 곳에 방치된 폐그물 등 침적 쓰레기와 해안가로 밀려온 각종 폐기물을 말끔히 수거하는 '해양쓰레기 정화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이다. 또한, 오염된 갯벌과 어장을 되살리는 '청정어장 재생사업'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하천과 저수지 등 내수면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 토종 어류의 씨를 말리는 생태교란종을 대대적으로 포획하고 제거하는 '외래어종 퇴치사업'까지 병행하며, 물길이 닿는 모든 곳의 생태적 균형을 되찾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 "건강한 바다가 곧 어민의 생존"… 지속가능 어촌 빚는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남획과 기후 변화로 인해 한 번 파괴된 해양 생태계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꾸준한 관심과 예산 투입, 그리고 어민들의 자발적인 자원 보호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함평군의 방류 사업은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강력한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이번 수산자원 방류 행사를 일선에서 총괄한 김용민 함평군 농어촌공동체과장 직무대리는 현장에서 벅찬 기대감과 함께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김 직무대리는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와 수산 자원 고갈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이번 33만여 마리의 대규모 종자 방류가 우리 지역 어업인들의 팍팍한 시름을 덜어주는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수산자원의 확실한 회복과 선제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채롭고 촘촘한 지원 사업을 발굴하여, 깨끗하고 건강한 해양 생태계를 영구히 유지하고 땀 흘리는 어업인들이 지속 가능한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모든 행정적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잃어버린 바다의 생명력을 되찾기 위한 함평군의 치열한 사투가 풍요로운 어촌의 내일로 결실을 맺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