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글래스 월 20달러 구독 강요…기기값 낸 뒤 또 결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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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AI글래스, '대화 집중' 기능에 월 20달러 구독 부과
무료는 월 3시간, 구독해도 15시간 한도…온디바이스 기능도 유료화
메타(Meta)가 자사 스마트글래스의 편의 기능에 유료 구독을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레이밴(Ray-Ban), 오클리(Oakley), 메타 브랜드로 나온 AI 글래스 사용자는 '메타 원 프리미엄 플랜(Meta One Premium Plan)'에 가입해야 대화 상대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려주는 '대화 집중(Conversation Focus)' 기능을 충분히 쓸 수 있다. 무료 이용자는 한 달에 3시간만 쓸 수 있고, 월 20달러짜리 구독을 결제해도 15시간까지만 허용된다. 이 내용은 메타 고객센터 도움말 페이지에 게재됐고 더버지(The Verge)가 처음 보도했다. 메타는 이를 두고 "AI 레이트리밋(rate limit·사용량 제한)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기기값을 낸 뒤에도 기능 이용에 추가 비용이 드는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시간 무료, 15시간 유료…이월도 안 된다
메타 고객센터에 따르면 대화 집중 기능은 구독 없이도 한 달에 3시간까지 무료로 쓸 수 있다. 그 이상 쓰려면 월 20달러짜리 메타 원 프리미엄 플랜에 가입해야 한다. 문제는 구독을 해도 무제한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리미엄 플랜 가입자도 월 15시간까지만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이 시간을 다 채우지 못했더라도 다음 달로 이월되지 않는다. 사용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방법은 따로 없고 한도에 가까워지면 알림이 뜨는 정도다. 이 정책은 레이밴, 오클리, 메타 브랜드로 나온 모든 AI 글래스 제품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대화 집중 기능은 2025년 12월 처음 출시됐다. 메타는 당시 이 기능이 시끄러운 환경에서 대화 상대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구분해 듣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증폭된 목소리가 약간 더 선명하게 들려 주변 소음과 대화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청각에 문제가 없는 사람도 혼잡하고 소란스러운 장소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으로 소개됐다.
메타의 해명 "레이트리밋 아니다"…그래도 구독은 필요
메타 대변인은 와이어드(WIRED)에 이번 제한이 "AI 레이트리밋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통상 AI 서비스의 레이트리밋은 서버에서 처리하는 기능에 사용량 한도를 두고 이를 넘기면 초기화 전까지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대화 집중 기능은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글래스 자체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기능이다. 인터넷 연결조차 필요하지 않다. 서버 부담을 이유로 제한을 둔 게 아니라는 설명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메타 대변인은 "이 구독은 지속적인 기능 개발 작업을 지원하고, 파워 유저에게 확장된 접근권과 프리미엄 기기 지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앱과 AI 글래스에서 더 많은 걸 얻고 싶은 이들을 위해 더 많은 프리미엄 기능과 고급 기능을 제공하는 새로운 선택형 구독 요금제 테스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9to5구글(9to5Google)에는 "현재 이 구독은 대화 집중 기능의 확장 이용권과 프리미엄 기기 지원만 포함하고 있으며, 대다수 사람들은 월간 한도에 도달하지 않고 이 기능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이 사용량 기준을 자사 얼리 액세스(사전 접근) 프로그램에서 얻은 데이터를 근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기기 지원과 메타 원 구독 체계
구독에 가입하면 대화 집중 기능 확장 외에 '프리미엄 기기 지원(Premium Device Support)'도 받을 수 있다. 메타에 따르면 이는 글래스에 문제가 생겼을 때 기능을 훈련받은 "사람 전문가(human experts)"에게 더 빠르게 연결되는 서비스다. 메타 원(Meta One)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을 비롯해 메타 AI와 AI 글래스 등 메타의 다양한 기술 전반에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유료 구독 상품이다. 메타 원 프리미엄 플랜은 지난 5월 발표됐으며 요금제별로 가격과 혜택이 다르게 구성돼 있다.
이번 조치와 자주 비교되는 게 애플(Apple) 에어팟 프로의 '대화 부스트(Conversation Boost)' 기능이다. 정면에서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증폭해주는 비슷한 기능인데 애플은 이를 무료로 제공한다. 반면 메타는 하드웨어 구매 가격 외에 소프트웨어 기능 이용에 별도 구독료를 매기는 방식을 택했다.
소비자 기술의 새 흐름…"기기값 냈는데 또 결제"
이번 사례는 AI 기능을 탑재한 소비자 전자기기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낼지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몇백 달러를 주고 기기를 산 뒤에도 고급 기능을 완전히 쓰려면 매달 구독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구조가 점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메타는 앞으로 스마트글래스에 기능이 추가될수록 비슷한 방식의 유료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메타는 구독이 없어도 AI 글래스의 핵심 기능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7월 2일(현지시각) 메타는 9to5구글에 AI 글래스가 구독 없이도 사용 가능하며 핵심 AI 기능은 기본으로 무료 제공된다고 재확인했다. 다만 서버 부담이 없는 온디바이스 기능조차 이용 시간에 제한을 두고 구독을 유도하는 방식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메타가 밝힌 대로 새로운 선택형 구독 요금제가 추가로 나올 예정인 만큼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능이 유료 장벽 뒤로 들어갈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