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샤워실에 투표지 247만 장…27일 만에 열린 잠실 개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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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특위, 올림픽공원 개표소 현장조사…투표함 개봉·반출 없이 종료
선관위에 CCTV 영상 제출 요구, 보관 장소 적정성 두고 여야 이견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 중인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에 27일 만에 진입해 투표지 보관 상태를 확인했다.

국회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안에 마련된 송파구 개표소를 현장 조사했다. 특위는 투표지 247만여 장과 투표함이 보관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투표 관련 물품이 CCTV가 없는 샤워실에 보관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실 관리 논란이 제기됐다.
27일 만에 개표소 진입
국조특위 위원들은 2일 오후 1시 11분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지난달 5일 개표소 봉쇄 집회가 시작된 지 27일 만이다.
당시 현장에는 투표함 반출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출입구 주변을 막고 있었다. 경찰은 위원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비교적 인적이 적은 출입구 쪽에 진입로를 확보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고성과 욕설로 반발했고 경찰관을 밀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1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대화 경찰과 형사, 기동대 등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재선거”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조특위의 진입에 반발했다. 특위 위원들이 현장을 빠져나간 뒤에는 일부 참가자들이 경기장 입구를 다시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지 247만 장 보관 확인

경기장 내부로 들어간 국조특위 위원들은 지하에 있는 투표지 보관 장소로 이동했다. 현장에는 ‘투표지’라고 적힌 상자들이 놓여 있었다.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보관 중인 투표지가 약 247만 장이라고 설명했다. 투표함은 약 380개, 투표지 보관 상자는 420개 규모로 파악됐다. 투표지와 함께 투표록, 개표록 등 관련 서류도 보관돼 있었다.
위원들은 투표함 개봉이나 투표지 반출 없이 약 40분간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특위는 투표지와 투표함의 보관 상태를 확인한 뒤 조사를 종료했다.
CCTV 없는 샤워실 보관 논란

현장조사 과정에서는 투표지 보관 장소의 보안 문제가 쟁점이 됐다. 투표 관련 물품이 보관된 장소가 경기장 내 샤워실 등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해당 공간 내부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출입문 주변도 CCTV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파구선관위 측은 별도 CCTV를 설치할 경황이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장에서 “현재 투표함이 보관된 장소가 원래 경기장 샤워실”이라며 “안에 CCTV가 없고 실제 출입을 하는 문까지도 CCTV가 찍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도 처음부터 CCTV가 설치된 장소로 옮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옮겨야 하나, 그대로 둬야 하나
투표지와 투표함을 계속 올림픽공원에 둘지 여부를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보안을 강화하거나 제3의 장소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과 수사나 검증 전에 이동하면 오히려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섰다.
김용만 의원은 안정적인 관리가 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 안전한 장소로 옮길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투표함 개수 확인과 수사 절차가 이뤄지기 전에 함부로 옮기면 더 큰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투표함을 외부로 옮길 경우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사에는 영유아 영어유치원과 산후조리원 등이 있어 투표지 이송 때 민원과 피해가 우려된다는 설명도 나왔다.

공개 재검표 요구도 나와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은 현장조사 뒤 공개 재검표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위원장은 투표함이 그대로 보존돼 있고 개표 과정에 착오가 없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공개 재검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투표지 247만여 장의 보관 상태를 확인했지만 투표함 개봉이나 별도 검증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선관위에 개표소 CCTV 영상 제출을 요구했다.
특위는 앞서 송파구선관위도 찾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대응 과정도 조사했다. 위원들은 유권자 수 산정 기준, 투표용지 인쇄 물량, 투표용지 부족 신고 뒤 대응 시간 등을 두고 선관위 측을 질의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도 질타
송파구선관위 현장조사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대응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일부 위원들은 재건축 아파트 입주 등으로 유권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송파구선관위 측은 기준일 당시 유권자 수를 토대로 투표용지를 인쇄했고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투표용지가 부족할 수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뒤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관위 측은 투표용지를 줄일 때를 대비한 규칙이나 매뉴얼이 없었고 일련번호 없이 투표용지가 나갈 경우 부정선거 시비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조특위는 오는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위 활동 기한은 다음 달 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