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간판 달고 당선됐는데 국힘 표 받으려고 탈당…사천시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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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신의 저버렸다” 비판 쇄도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거 유세를 하는 최용석 의원. / 최용석 의원 페이스북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거 유세를 하는 최용석 의원. / 최용석 의원 페이스북

경남 사천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6·3 지방선거에 당선된 최용석(55) 의원이 의장 선거를 단 하루 앞두고 탈당계를 낸 뒤,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를 받아 의장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정치가 아무리 생물이라지만, 이번에 연출된 장면은 '정치적 도의'나 '상식'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럴 거면 애초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그랬냐"는 냉소 섞인 반응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사천시의회는 전날 임시회 본회의에서 의장 선거를 열었다. 애초 민주당 최동환·최용석, 국민의힘 김경숙 의원이 후보로 등록했으나, 김경숙 의원이 정견 발표 도중 사퇴하면서 최동환·최용석 두 후보 간 대결로 압축됐다. 투표 결과 최용석 의원이 7표를 얻어 당선됐다.

민주당 소속 3선인 최용석 의원은 선거 전날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 6명 전원의 표에 최용석 의원 본인의 표가 더해져 당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수일 전부터 국민의힘 시의원 당선인들과 의장 선출과 원 구성을 놓고 물밑 조율을 해왔다는 소문이 나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천시의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나란히 6석씩을 나눠 가지며 절묘한 균형을 이뤘다. 어느 한쪽에 힘을 몰아주지 않겠다는 유권자들의 뜻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였다. 그런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이 균형은 최용석 의원 한 사람의 '갈아타기'로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경위 파악 후 입장을 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천시의회 전경. / 유튜브 채널 'MBC경남 NEWS'
사천시의회 전경. / 유튜브 채널 'MBC경남 NEWS'

지역 정가에서는 "당의 이름과 정책, 당원들의 발품으로 당선돼 놓고, 당선되자마자 등을 돌려 상대 당의 힘으로 의장 자리를 꿰찬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권자는 후보 개인만 보고 표를 준 게 아니다. 정당의 가치와 공천 과정, 정책 방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한 표를 행사한다. 그런데 당선 직후 곧바로 당적을 바꾼다면, 유권자가 행사한 한 표는 사실상 의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특히 6대 6이라는 구도 자체가 '견제와 균형'을 원한 민심의 결과였다는 점에서, 이번 의장 선출은 그 민심을 정면으로 배신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민들이 원한 건 어느 한쪽의 독주가 아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쪽에 힘이 실리는 구도가 만들어졌으니, 유권자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 과정에 국민의힘 서천호 국회의원과 박동식 사천시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풍문까지 지역 정가에 돌고 있다. 두 사람 측은 "시의회 의장 선거는 시의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고,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이 나올 정도로 뒷말이 무성하다는 것 자체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석연치 않게 비치는지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