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라일락 향 따라 봄의 홋카이도로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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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아바시리·다키카와·가무이곶

짧아서 더 눈부신 홋카이도의 봄이 라일락 향과 함께 열린다. 보랏빛 꽃이 물든 삿포로 거리부터 오호츠크해의 털게 축제, 노란 유채꽃밭과 거센 바람의 가무이곶까지. EBS1 ‘세계테마기행’이 사진작가 김홍희와 함께 카메라 너머로 바라본 홋카이도의 색다른 계절을 따라간다.

'세계테마기행'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EBS 제공
'세계테마기행' 예고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자료 사진. / EBS 제공

7월 6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색(色) 다른 계절, 홋카이도’ 1부 ‘라일락 피면, 털게가 온다’에서는 사진작가 김홍희가 홋카이도의 봄을 찾아 나선다. 여정은 라일락이 만개한 삿포로에서 시작해 오호츠크해를 마주한 아바시리, 유채꽃이 펼쳐진 다키카와, 샤코탄 블루로 이름난 가무이곶까지 이어진다. 짧은 계절을 붙잡으려는 사람들의 풍경과 북쪽 대지가 품은 강렬한 색채가 한 장면씩 펼쳐진다.

이번 여정을 함께하는 김홍희 사진작가는 글로벌 카메라 브랜드 니콘이 선정한 ‘세계의 사진가 20인’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평생 길 위에서 사람과 풍경을 기록해 온 그는 이번 방송에서 익숙한 관광지가 아닌, 빛과 색, 냄새와 바람이 스며 있는 홋카이도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사진가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번 여정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한 계절의 표정을 읽어내는 기록에 가깝다.

첫 번째 목적지는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 삿포로다. 5월의 삿포로에는 라일락 향이 거리 곳곳에 번진다. 오도리 공원에는 보라색과 분홍색, 흰색 라일락이 피어나고, 사람들은 꽃그늘 아래를 걷거나 벤치에 앉아 짧은 봄을 즐긴다. 긴 겨울을 지나 맞이한 계절이기에 삿포로의 봄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삿포로의 풍경은 도시의 역사와도 이어진다. 1957년부터 삿포로 도심을 지켜온 삿포로 TV 타워에 오르면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놓인 도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어 1918년부터 같은 길을 달려온 삿포로 노면 전차를 타고 골목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중심가와는 또 다른 일상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빠르게 지나치는 여행지가 아니라 천천히 바라볼수록 더 많은 이야기가 보이는 도시다.

삿포로에서 맛보는 음식은 양고기구이 징기스칸이다. 투구를 닮은 불판 위에서 어린 양고기를 구워 먹는 홋카이도 대표 향토 음식이다. 뜨거운 불판 위로 고기가 익고, 채소와 함께 풍미가 올라오면 하루의 여정도 한층 든든해진다. 라일락 향으로 시작한 삿포로의 하루는 따뜻한 식탁에서 마무리된다.

다음 여정은 오호츠크해를 마주한 아바시리다. 겨울이면 유빙으로 유명한 이곳은 봄이 되면 또 다른 활기를 띤다. 방송에서는 해마다 5월 열리는 아바시리 털게 축제 현장을 찾아간다. 갓 쪄낸 털게와 오징어다리야키소바, 즉석 야키니쿠가 축제장을 가득 채우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먹거리 앞으로 모인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독특한 게 던지기 행사다. 참가자들은 하늘로 던져진 게를 바구니로 받아내며 환호와 탄식을 쏟아낸다.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지역 사람들이 봄을 맞이하는 방식이 생생하게 드러나는 장면이다. 겨울의 바다가 물러난 자리에서 아바시리는 털게와 웃음, 사람들의 열기로 새로운 계절을 맞는다.

아바시리를 지나 도착하는 곳은 다키카와다. 다키카와는 홋카이도 유채꽃의 고향으로 불린다. 언덕과 들판 사이로 노란 유채꽃밭이 드문드문 펼쳐지고, 바람이 지나갈 때마다 꽃물결이 일렁인다. 이곳의 유채꽃밭은 관광용으로 조성된 장소가 아니라 실제 경작지다. 그래서 해마다 위치와 풍경이 조금씩 달라진다. 같은 계절에 찾아도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이유다.

방송은 다키카와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의 짧은 교류도 담는다. 낯선 이들과 장작불 앞에 둘러앉아 표고버섯을 구워 먹는 장면은 여행의 온기를 더한다. 이름도 사연도 몰랐던 사람들이 같은 불 앞에서 음식을 나누며 잠시 가까워진다. 홋카이도의 봄은 풍경뿐 아니라 이런 뜻밖의 만남 속에서도 완성된다.

여정의 마지막은 가무이곶이다. 거센 바람이 지배하는 이 땅은 홋카이도 서쪽 바다의 장대한 풍경을 품고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눈물이 날 만큼 강한 바람이 온몸을 흔들고, 바다에는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신비로운 샤코탄 블루가 펼쳐진다. 짙고 투명한 푸른빛은 사진가의 카메라를 멈춰 세운다.

가무이곶에는 오래된 전설도 남아 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여인이 끝내 돌이 됐다는 이야기가 깃든 가무이 바위가 그곳에 서 있다. 바람과 파도, 전설과 풍경이 겹쳐진 이 장소에서 김홍희 사진작가는 홋카이도의 짧은 봄을 흑백 프레임에 담는다. 화려한 색으로 가득했던 여정의 끝에서 흑백 사진은 오히려 계절의 깊이를 더 선명하게 전한다.

‘세계테마기행-색(色) 다른 계절, 홋카이도’ 1부 ‘라일락 피면, 털게가 온다’는 홋카이도의 봄을 색과 향, 맛과 바람으로 따라가는 편이다. 삿포로의 라일락, 아바시리의 털게 축제, 다키카와의 유채꽃밭, 가무이곶의 샤코탄 블루까지 북쪽 대지가 품은 짧고 강렬한 계절이 풍성하게 펼쳐진다. 사진가 김홍희의 시선은 여행지의 명소보다 그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과 풍경의 결을 더 오래 바라본다.

EBS1 ‘세계테마기행-색(色) 다른 계절, 홋카이도’ 1부 ‘라일락 피면, 털게가 온다’는 7월 6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