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 HD 10, 램 3GB→4GB로 슬쩍 인상됐다
작성일
아마존 파이어 HD 10, 램 3GB→4GB로 슬쩍 업그레이드
32GB 모델만 해당, 가격은 15달러 오른 155달러

아마존이 중급형 태블릿 '파이어 HD 10(Fire HD 10)'의 램(RAM)을 3GB에서 4GB로 늘렸다. 별다른 공식 발표 없이 조용히 이뤄진 변화다. 다만 램이 늘어난 건 32GB 저장용량 모델뿐이고, 64GB 모델은 여전히 3GB 램에 머물러 있다. 가격도 기존보다 15달러 오른 155달러로 책정됐다. 나머지 스펙은 그대로라 사실상 '램만 살짝 올리고 값도 살짝 올린' 조용한 리프레시다.
무엇이 바뀌었나
이번에 바뀐 건 램 용량 하나뿐이다. 2GHz 옥타코어(8코어) 프로세서, 10.1인치 풀HD(1920×1200) 터치스크린, 약 13시간 지속되는 배터리 등 나머지 하드웨어는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마이크로SD 카드를 통한 저장공간 확장 기능도 그대로 유지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충전 속도다. 이전 모델은 완전 충전에 5시간이 걸렸지만 신형은 4시간으로 줄었다. 파이어 HD 10은 2023년 리프레시를 거치며 더 빨라진 프로세서, 가벼워진 디자인, 선명해진 10.1인치 풀HD 디스플레이, 가로 모드 영상통화를 위한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스타일러스·키보드 지원 기능을 갖췄다. 그런데도 램 구성만은 이번 업데이트 전까지 그대로였다. 참고로 이 라인업은 한때 3GB 램을 수년간 유지했고, 2017년 처음 등장했을 당시엔 램이 2GB에 불과했다.

32GB만 늘고 64GB는 그대로, 가격은 오르고 광고는 필수
램 인상의 혜택은 32GB 저장용량 모델에만 적용된다. 64GB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는 여전히 3GB 램짜리를 구매해야 한다. 신형 32GB 모델의 가격은 139.99달러에서 154.99달러로 15달러 올랐다. 기존 3GB 램 버전의 32GB 모델은 139.99달러에 계속 판매되고 있지만 재고가 소진되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가격 인상과 함께 사용자의 선택권도 줄었다. 신형 4GB 모델은 잠금화면 광고가 포함된 버전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 이전에는 광고 없는 버전을 처음부터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번 모델은 구매 후 별도의 일회성 요금을 내야 광고를 없앨 수 있다. 64GB 모델의 향후 계획에 대해 엔가젯(Engadget)은 아마존 측에 문의했다고 밝혔다.
왜 지금 램을 늘렸을까
아마존은 이번 업데이트의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더버지(The Verge)는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촉발된 메모리 칩 공급 위기가 배경일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밸브(Valve)의 게임기 '스팀 머신(Steam Machine)'도 원래 8GB 스틱 2개 구성으로 발표됐다가 16GB 스틱 1개로 바뀐 사례가 있다.
IT 매체 AFTV뉴스(AFTVnews)는 아마존이 기존에 쓰던 하드웨어 부품 자체를 구하기 어려워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즉 단순히 성능을 높이려는 의도적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원래 쓰던 3GB 램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대체 부품(4GB 램)을 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일 수 있다는 추정이다. 다만 이는 정황에 근거한 관측으로, 아마존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게임보다는 일상 사용에 초점, 아마존의 점진적 업그레이드 전략
램이 늘었다고 해서 태블릿 성능이 극적으로 좋아지는 건 아니다. 언더라잉 칩셋(핵심 프로세서) 자체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게임이나 고강도 작업에서 눈에 띄는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동영상 스트리밍, 킨들(Kindle) 전자책 읽기, 웹 서핑, 영상통화, 가벼운 문서 작업 같은 일상적인 용도에서는 이전보다 덜 답답하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엔가젯은 이 제품을 두고 "침대에 누워 영상을 보기 좋은 기기"라며, 아이들 곁에서 써도 무리 없을 만큼 튼튼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조용한 램 업그레이드는 처음이 아니다. 아마존은 2년 전 보급형 태블릿 '파이어 HD 8'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램만 슬쩍 올리고 나머지는 그대로 둔 적이 있다. 신형 모델을 매년 새로 내놓기보다 기존 라인업에 점진적인 하드웨어 개선을 더해 수명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처럼 저장용량 옵션이 줄고 가격이 오르는 식의 트레이드오프가 반복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업그레이드'라는 말이 반드시 좋은 소식만은 아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