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가짜 사진에 속수무책… 외식업계 멍들게 하는 'AI 배달 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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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환불 사기의 새로운 수법

소상공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배달 음식 허위 환불 수법이 공유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AI를 활용해 만든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 이미지.
AI를 활용해 만든 패티가 덜 익은 햄버거 이미지.

실제로 최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된 '덜 익은 햄버거 패티' 사진은 외견상 조리 불량을 확신하게 만들지만, 실상은 AI 명령어 몇 줄로 정교하게 연출된 가짜 이미지다. 이처럼 첨단 기술을 범죄적으로 악용하는 기만행위가 배달 플랫폼 시장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앱을 포함한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 2020년 17조 3천 371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41조 5천 889억 원으로 급증했다. 비대면 식문화의 확산으로 시장의 외형은 커졌지만, 일명 '배달 거지'로 명명되는 블랙컨슈머의 불법 편취 행위 역시 지능화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들의 상습적인 허위 민원은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금전적 타격을 입힐 뿐만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일반 소비자의 문제 제기까지 불신하게 만드는 사회적 폐해를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머리카락·벌레 합성부터 설익은 고기까지

최근 기승을 부리는 신종 수법은 생성형 AI를 통해 이물질을 합성하거나 조리 상태를 왜곡하는 방식이 골자다. 현장 점주들 사이에서는 음식에 벌레나 머리카락을 교묘하게 심거나, 고기 단면을 일부러 설익은 상태로 위조해 환불을 가로채는 행각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배달 음식은 대면 확인이 불가능한 구조적 특성상, 제품 인도 이후 제기되는 결함의 진위 여부를 점주가 사후에 입증하기가 극히 어렵다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 운영사들은 대개 이용자가 접수한 현장 사진을 바탕으로 과실 유무를 판정한다. 현행 약관상 음식물의 부패나 이물질 발견, 용기 파손 및 오배송, 심각한 조리 및 배달 지연 등 명확한 귀책 사유가 확인되면 즉시 취소 절차가 이뤄진다. 그러나 점주들은 이러한 간소화된 프로세스가 악성 이용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가짜 사진을 이용한 환불 요구는 단순한 민원을 넘어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플랫폼사가 AI 조작 여부를 감별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 배달 시장도 '동병상련'

이 같은 기술적 악용 사례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옛 트위터) 등지에는 글로벌 배달 앱 '도어대시' 등에서 환불을 받아내기 위해 원본 사진을 조작한 인증샷들이 잇따라 게시돼 논란이 일었다. 정상적인 초콜릿 케이크를 완전히 뭉개진 것처럼 변형하거나 디저트 상자 내부에 파리를 합성하는 등 별도의 전문 편집 기술 없이도 손쉽게 기만적인 증빙 자료를 만들어내는 실태가 확인됐다. 플랫폼의 환불 심사가 철저히 소비자의 모바일 제출 자료에 의존한다는 점을 노린 유행 수법이다.

이와 관련해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제품 품질 문제로 취소 접수가 들어올 경우 이용자에게 객관적인 증빙을 요구하며 점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점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환불을 거부해 양측의 대립이 격화될 경우, 배달 앱 측이 자체 재원으로 대금에 상응하는 포인트를 보전하는 등 소상공인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완충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