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듯 말 듯 하더니...결국 올해 '장마', 이제야 시작되는 이유
작성일 수정일
기온 7번째 높은데 장마는 최대 11일 늦어져
해수면 온도 상승 속 달라진 올해 기후 패턴
지난 6월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7번째로 높았지만 장마는 평년보다 최대 11일 늦게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지만 장마는 예년보다 늦게 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폭염과 열대야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고, 강수량도 평년을 밑돌았다.
기상청이 5일 발표한 6월 기후 특성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2.2도로 집계됐다. 이는 평년인 21.4도보다 0.8도 높은 수치로,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역대 7번째로 높은 6월 평균기온이다.
기온이 높아진 배경에는 6월 초와 중순의 기압계 영향이 있었다. 6월 초에는 일본 남쪽 해상으로 북상한 태풍 '장미'가 고온다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끌어올렸다. 이어 중순 이후에는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면서 초여름 더위가 이어졌다.

다만 폭염은 지난해만큼 심하지 않았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0.6일로 평년인 0.7일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6월 폭염일수가 2.0일, 2024년이 2.8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열대야도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서울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6월 열대야 기록이 올해는 중단됐다. 한밤 기온이 25도를 넘는 날이 없어 지난해보다 밤 더위는 한층 약해진 모습이었다.
비는 평년보다 적게 내렸다.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95.4㎜로 평년인 148.2㎜의 약 65%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84.7㎜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비가 내린 날도 많지 않았다. 강수일수는 6.9일로 평년보다 3일 적었으며, 기상관측 이래 역대 하위 3위에 해당했다.
기상청은 북극권 대기 흐름의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바렌츠해와 북시베리아 부근에서 대기의 흐름을 막는 '블로킹 현상'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상공에 찬 공기가 자주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전국 곳곳에는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비가 내리는 날이 적어 강수량은 평년을 밑돌았다.
장마 시작도 예년보다 늦었다. 제주도는 평년보다 11일 늦은 6월 30일 장마가 시작됐고, 남부지방도 평년보다 7일 늦게 장마철에 들어섰다. 중부지방은 7월 1일 첫 장맛비가 내렸다.
지난해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빠르게 확장하면서 장마가 일찍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는 대기 흐름이 달라지면서 장마 시작 시점도 늦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바다의 수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 주변 해역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도로 최근 10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보다도 1.3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높게 유지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기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지난해는 6월부터 폭염과 열대야가 많이 발생하고 장마철이 일찍 시작했지만 올해는 폭염은 평년 수준에 머물렀고 장마는 늦게 시작됐다"며 "기후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만큼 이상기후를 면밀히 감시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위험기상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장마철에는 안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 속 작은 대비만으로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먼저 집중호우가 예상될 때는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 저지대 통행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지하주차장이나 반지하 주택은 순식간에 물이 차오를 수 있어 사전 대피가 중요하다. 차량 운전 시에는 물이 고인 도로를 무리하게 통과하지 말고, 침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면 우회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낙뢰가 잦은 시기이므로 야외에서는 금속 구조물이나 나무 아래를 피하고, 스마트폰 사용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는 콘센트 주변에 물이 닿지 않도록 전기제품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누전차단기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장기간 비로 습도가 높아지면 곰팡이와 세균이 쉽게 번식하므로 환기를 자주 하고 제습기나 에어컨을 활용해 실내 습도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음식물은 상온 방치를 줄이고, 상한 식재료 섭취로 인한 식중독에도 주의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침수 상황에 대비해 손전등, 비상식량, 생수, 보조배터리 등 기본적인 비상용품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