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1위' 바나나우유도 밀어냈다...편의점 매출 석권한 '이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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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우유의 패권이 무너졌다, 단백질 음료 시대 온다
맛과 건강의 절충,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음료 시장을 바꾸다
편의점 음료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불리던 바나나우유가 처음으로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그 주인공은 단백질 음료다. 한때 운동을 하는 사람들만 찾던 기능성 음료였던 단백질 음료가 이제는 직장인과 학생, 중장년층까지 즐겨 마시는 일상 음료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단백질 음료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증가하며 바나나우유 카테고리 매출을 3.7% 앞질렀다. 초코우유와 딸기우유 매출과 비교하면 각각 44.6%, 158% 높은 수준이다. 편의점 음료 시장에서 단백질 음료가 바나나우유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변화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바나나우유가 수십 년 동안 국내 편의점과 마트에서 가장 안정적인 인기 상품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바나나우유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소비층을 확보하며 '국민 음료'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간식으로도,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자주 선택됐고,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꼭 마셔보는 대표 음료 가운데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찾는 제품 중 하나로 꾸준히 꼽힐 만큼 인지도가 높다.

특히 특유의 항아리 모양 용기는 출시 이후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유지될 만큼 상징성이 크다. 세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아 온 제품이 단백질 음료에 처음으로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있다. 헬시플레저는 건강을 위해 무조건 참거나 희생하기보다, 맛있고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려는 소비 문화를 뜻한다. 과거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맛없는 식단을 참고 먹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맛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단백질 음료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빠르게 진화했다. 초기 제품은 운동 후 근육 회복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특유의 비린 맛과 텁텁한 식감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콜릿, 커피, 바나나, 쿠키앤크림, 흑임자, 말차 등 다양한 맛이 출시되면서 일반 우유나 커피 음료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단백질 함량도 다양해졌다. 한 병에 10g 정도를 담은 가벼운 제품부터 20~30g 이상 고함량 제품까지 소비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아침 식사를 거르기 쉬운 직장인이나 간단한 식사 대용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GS25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음료 종류는 2020년 판매를 시작할 당시 3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0여 종으로 확대됐다. 제품 종류가 늘어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도 크게 넓어졌고,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단백질 음료를 찾는 소비층도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헬스장을 다니는 사람이나 보디빌더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다이어트를 하는 20~30대 여성,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 성장기 청소년, 식사 시간을 줄이고 싶은 직장인까지 소비층이 다양해졌다. 특히 근력 운동과 걷기 운동이 일상화되면서 운동 직후 단백질을 보충하려는 소비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백질 음료를 '만능 건강식품'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일반 성인의 경우 평소 식사를 통해서도 상당량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만큼, 무조건 많이 마신다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부담이 될 수도 있어 자신의 식습관과 운동량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을 고를 때는 단백질 함량뿐 아니라 당류와 지방, 열량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부 제품은 맛을 높이기 위해 당 함량이 높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목적으로 선택한다면 단백질 함량과 함께 당류, 나트륨, 포화지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에는 단백질 음료 수요가 더욱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휴가철을 앞두고 체형 관리에 나서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데다, 더운 날씨로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GS25는 이달 한 달 동안 단백질 음료 40여 종을 대상으로 1+1과 2+1 등 할인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단백질 음료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강 관리가 특정 연령층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일상적인 소비 문화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령화와 운동 인구 증가, 저속노화 식단에 대한 관심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단백질 음료 시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 출시와 함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출 순위 변화는 단순히 인기 음료가 바뀌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오랫동안 편의점 음료 시장을 대표했던 바나나우유의 아성을 건강 음료가 넘어섰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이제는 맛뿐 아니라 영양과 건강까지 함께 고려하는 소비 패턴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