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연 10% 이자”…스페이스X 청약 무산 투자자 보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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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청약 무산, 투자자 14억 원 손실 보상
증거금 8일간 묶인 투자자들에게 연 10% 이자 지급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이 무산되면서 증거금이 일정 기간 묶였던 투자자들에게 연 10% 수준의 경과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예상 보상 규모는 약 1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6일 조선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증거금 예치 기간에 대한 경과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과이자는 자금이 일정 기간 사용되지 못하고 묶여 있었던 데 대해 해당 기간만큼 계산해 지급하는 이자를 뜻한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진행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5일부터 10일까지 전문투자자로 등록된 개인과 법인·기관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다. 총 모집금액은 11억4000만 달러였으며, 이 가운데 5억 달러는 개인 전문투자자 몫으로 배정됐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개인 배정 물량은 판매 시작 1~2분 만에 모두 마감됐다.
하지만 최종 배정 과정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미래에셋증권에 판매 가능한 물량을 배정하지 않으면서 청약 자체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3일 새벽 투자자들에게 청약 증거금을 전액 환불했다.

투자자들은 수일 동안 거액의 자금이 활용되지 못한 채 묶여 있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경과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 연 10%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과거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가 유사 사례에서 적용했던 보상 기준과 같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개인 전문투자자가 납입한 증거금을 기준으로 보상액이 약 14억2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5일 납입된 3억 달러는 환불일까지 8일간, 6월 8일 납입된 2억 달러는 5일간 각각 예치됐다. 여기에 연 10%를 일할 계산해 적용하면 총 93만1507달러가 산출되며, 당시 환율인 달러당 1524.8원을 적용하면 약 14억2036만 원 수준이 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사과의 뜻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청약 결과를 기다린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투자자 보호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금융당국의 조사로도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해 청약 무산 경위와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사태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대표 주관사의 의사소통 문제인지, 다른 원인이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법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회사는 스페이스X 주식 배정 실패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 법적 절차를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문 제출 절차를 오해해 실제 주문을 하지 않아 스페이스X 주식을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도한 블룸버그 통신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청약이 큰 관심을 모은 이유는 스페이스X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비상장 기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2002년 미국 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항공 기업으로,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연 대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로켓 개발부터 위성 발사, 우주선 제작, 위성 인터넷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며 성장해 왔다.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주요 협력사이기도 하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을 수송하는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물을 운반하는 임무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달 탐사와 화성 유인 탐사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면서 미래 우주산업을 이끌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재사용 로켓 기술은 스페이스X를 상징하는 경쟁력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로켓은 한 번 발사하면 대부분 폐기되지만, 스페이스X는 발사 후 로켓 1단을 다시 착륙시켜 여러 차례 재사용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를 통해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 전 세계 우주 발사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도 스페이스X의 핵심 사업이다. 수천 기의 저궤도 인공위성을 활용해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도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전 세계 수많은 이용자가 사용하고 있으며, 항공기와 선박, 오지 지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재난이나 전쟁 상황에서 통신망 복구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아직 증시에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 기업이다. 일반 투자자가 직접 주식을 매수하기 어려운 만큼, 상장 전 투자 기회가 나올 때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수백조 원 규모로 평가하는 시각도 나오면서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공모주 청약 역시 이러한 높은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국내에서도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 기회가 열리자 청약 개시 직후 준비된 물량이 순식간에 소진됐다. 그러나 최종 배정이 무산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며칠간 묶였고, 미래에셋증권이 경과이자 지급을 검토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