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물'에 복숭아 딱 10초만 넣었다가 빼보세요…이건 과일가게 사장님도 따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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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차이로 만드는 틈, '블랜칭' 기법의 원리

여름 제철 과일 복숭아는 달콤한 과즙과 부드러운 과육으로 사랑받지만, 껍질 벗기기가 번거로운 과일로도 꼽힌다. 과도나 감자칼로 깎다 보면 과즙이 손을 타고 흘러내리고, 과육이 껍질에 붙어 함께 떨어져 나가면서 모양이 울퉁불퉁해지기 일쑤다. 그런데 끓는 물과 얼음물만 있으면 칼로 깎을 필요 없이 손으로 껍질을 스르륵 벗겨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요리 용어로 '블랜칭', 우리말로 '데치기'라 부르는 조리 기법이다. 토마토 껍질을 벗길 때 흔히 쓰이는 이 방법은 복숭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실제로 통조림 공장이나 과일 가공 업체에서도 같은 원리를 활용해 껍질을 제거한다.


끓는 물에 복숭아 잠깐 넣기.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끓는 물에 복숭아 잠깐 넣기.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원리는 간단하다…열과 냉기의 '온도 차'가 만드는 틈

블랜칭의 핵심은 온도 차다. 복숭아를 끓는 물에 짧게 담그면 껍질 바로 아래층 조직이 열에 의해 살짝 분리되기 시작한다. 이 상태에서 곧바로 얼음물에 넣으면 과육이 순간적으로 수축하면서 껍질과 과육 사이에 틈이 벌어진다. 이 틈 덕분에 껍질이 과육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와, 손으로 잡아당기기만 해도 허물 벗듯 벗겨지는 것이다. 칼로 깎을 때처럼 과육이 함께 깎여 나가지 않기 때문에 과일 손실이 거의 없고, 표면도 매끈하게 유지된다.

실패 없는 4단계…'십자 칼집'이 성공을 가른다

첫 단계는 칼집 내기다. 복숭아를 깨끗이 씻은 뒤 꼭지 반대편, 이른바 엉덩이 부분에 칼로 가볍게 십자(+) 모양을 그어준다. 이때 깊게 자를 필요는 없다. 껍질만 살짝 끊어준다는 느낌으로 1mm 정도만 그으면 충분하다. 이 칼집은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하는 시작점이자, 뜨거운 물이 껍질 아래로 스며드는 통로 역할을 한다. 칼집을 생략하면 껍질이 벗겨질 기준선이 없어 성공률이 크게 떨어진다.

복숭아 껍질 쉽게 까는 특급 꿀팁.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복숭아 껍질 쉽게 까는 특급 꿀팁.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두 번째 단계는 끓는 물에 담그기다. 물이 팔팔 끓으면 칼집을 낸 복숭아를 조심스럽게 넣는다. 시간이 관건이다. 말랑한 복숭아는 10~15초면 충분하고, 딱딱한 복숭아는 20~30초 정도 둔다. 복숭아를 국자나 집게로 굴려가며 전체에 고르게 열이 닿게 해야 한다. 너무 오래 두면 겉면이 익어버려 식감이 무르게 변하므로, 타이머를 켜고 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

세 번째 단계는 급랭이다. 시간이 되면 복숭아를 바로 건져 얼음을 넉넉히 넣은 얼음물에 통째로 담근다. 이 과정에서 과육이 수축하며 껍질과 분리된다. 열기가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1분 정도 담가두면 된다.

마지막 단계는 벗기기다. 얼음물에서 건진 복숭아의 십자 칼집 부분을 손끝으로 잡고 바나나 껍질 벗기듯 당기면, 힘을 주지 않아도 껍질이 부드럽게 밀려 나온다.

복숭아 껍질 손쉽게 벗기는 영상. / 유튜브, 아누누

그냥 찬물은 안 되나…'얼음물' 써야 하는 이유

찬물로도 껍질은 벗겨지지만, 결과물의 식감이 달라진다. 얼음물처럼 극단적으로 차가운 물에 넣어야 과육의 온도가 순식간에 떨어지면서 조직이 단단하게 유지된다. 미지근한 찬물을 쓰면 복숭아 겉면에 남은 열이 계속 과육을 익혀 표면이 흐물거릴 수 있다. 껍질 분리 효과 자체도 급격한 온도 차가 클수록 확실해진다. 얼음이 아깝다고 생략하면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딱딱한 복숭아도 가능할까

딱딱한 복숭아, 이른바 '딱복'도 이 방법이 통한다. 다만 말랑한 복숭아처럼 껍질이 한 번에 통째로 훌렁 벗겨지지는 않는다. 십자 칼집의 결을 따라 조각조각 당겨줘야 하는데, 그래도 칼로 깎는 것보다 훨씬 얇고 깔끔하게 껍질만 떨어져 나온다. 딱딱한 복숭아는 껍질과 과육의 밀착도가 높아 끓는 물에 담그는 시간을 20~30초로 늘려주는 것이 요령이다. 반대로 잘 익어 말랑한 백도는 10초만 담가도 껍질이 저절로 들뜰 정도로 효과가 극적이다.


복숭아 껍질 까기.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복숭아 껍질 까기.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껍질 벗긴 복숭아, '갈변' 막으려면

껍질을 벗긴 복숭아는 공기와 닿으면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 현상이 일어난다. 바로 먹지 않을 경우 설탕물이나 소금물에 잠깐 담갔다 건지거나, 레몬즙을 살짝 뿌려두면 갈변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병조림이나 콩포트를 만들 계획이라면 껍질을 벗긴 즉시 설탕 시럽에 넣는 방식으로 갈변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는 불가능할까

복숭아 껍질 쉽게 까기, 전자레인지로도 가능할까. 전자레인지는 과일 내부부터 가열돼 겉과 속의 온도 차를 만들기 어렵고, 익는 정도를 통제하기 힘들어 권장되지 않는다. 껍질째 먹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다. 복숭아 껍질 자체는 먹을 수 있으나 잔털이 피부나 목을 자극할 수 있어, 껍질째 먹을 경우 베이킹소다 등으로 표면을 꼼꼼히 씻어 털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껍질 손질 과정에서도 잔털 접촉으로 가려움을 느낄 수 있으므로 장갑을 착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복숭아 꿀팁 5가지.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복숭아 꿀팁 5가지.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알아두면 쓸모 있는 '복숭아' 활용 정보 5가지

첫째. 잔털 세척법이다. 복숭아 표면의 잔털은 물로만 헹구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큰 볼에 물을 받아 베이킹소다를 한 스푼 풀고 복숭아를 30초 정도 굴리듯 문지른 뒤 흐르는 물에 헹구면 털과 표면 이물질이 함께 제거된다. 스펀지의 부드러운 면으로 살살 문지르는 방법도 통한다.
둘째. 씨 분리 요령이다. 껍질을 벗긴 복숭아는 세로 봉합선을 따라 칼을 한 바퀴 돌려 씨까지 닿게 자른 뒤, 양쪽을 잡고 반대 방향으로 비틀면 반으로 갈라진다. 씨가 과육에서 잘 떨어지는 품종은 이 방법으로 깔끔하게 분리되고, 씨가 붙어 있는 품종은 숟가락으로 씨 주변을 도려내면 된다.
셋째. 말랑이와 딱복의 차이다. 흔히 '물복'이라 부르는 말랑한 복숭아와 '딱복'이라 부르는 딱딱한 복숭아는 품종과 숙성도의 차이에서 온다. 물복은 향과 과즙이 풍부해 생과로 바로 먹기 좋고, 딱복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샐러드나 절임 등 요리 활용도가 높다. 블랜칭 시간도 이 차이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넷째. 후숙 요령이다. 덜 익어 단단한 복숭아는 실온에 두면 향이 오르며 말랑하게 익는다. 종이봉투에 넣어두면 과일 자체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봉투 안에 갇혀 후숙 속도가 빨라진다. 반대로 이미 잘 익은 복숭아를 실온에 방치하면 하루 이틀 만에 과숙해 무르므로, 익은 정도를 보고 보관 위치를 정해야 한다.
다섯째. 냉장 보관의 함정이다. 복숭아는 장시간 저온에 두면 단맛이 떨어지고 과육이 퍼석해지는 저온 장해에 취약한 과일이다. 익을 때까지는 실온에 두고, 먹기 1~2시간 전에만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하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 과일 복숭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여름 과일 복숭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