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 동안 세 골, 기적이 벌어졌다… 메시가 완성한 아르헨티나 8강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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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이집트에 0-2로 끌려가다 후반 막판 세 골로 3-2 역전승
메시 1골 1도움 활약 후 감격의 눈물… 디펜딩 챔피언 8강 진출

아르헨티나가 11분 동안 세 골을 몰아치며 월드컵 16강 최고의 드라마를 썼다.

리오넬 메시가 이집트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FIFA 홈페이지
리오넬 메시가 이집트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FIFA 홈페이지

아르헨티나는 8일 (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이집트를 3-2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후반 막판까지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남은 10여 분 동안 3골로 뒤집은 대역전극이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리오넬 메시였다. 메시는 전반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프리킥이 골대를 맞는 등 초반에는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후반 막판 추격골을 돕고 동점골까지 직접 터뜨리며 무너져가던 아르헨티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경기 종료 뒤에는 동료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릴 만큼 부담과 감격이 뒤섞인 표정을 보였다.

메시 개인에게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그는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득점을 8골로 늘렸고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월드컵 9경기 연속골 기록도 이어가며 자신이 여전히 큰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디펜딩 챔피언을 먼저 무너뜨린 이집트

경기 초반 분위기는 이집트가 잡았다. 이집트는 전반 15분 야세르 이브라힘이 측면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 수비진이 문전에서 경합했지만 이브라힘의 머리를 떠난 공을 막아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도 곧바로 반격 기회를 잡았다. 전반 19분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가 이집트 수비진 사이를 파고들다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는 리오넬 메시였다. 그러나 메시의 슈팅은 이집트 골키퍼 모스타파 쇼베르에게 막혔다. 조별리그 오스트리아전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페널티킥 실축이었다.

메시에게는 불운이 계속됐다. 전반 31분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아르헨티나는 여러 차례 문전을 두드리고도 골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39분 훌리안 알바레스의 논스톱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은 이집트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0-2 몰린 아르헨티나, 패색 짙던 후반

후반에도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이집트는 후반 13분 압박 수비 이후 역습으로 추가 득점을 만드는 듯했다. 하이셈 하산이 드리블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흔들었고 모하메드 살라흐를 거쳐 모스타파 지코가 골망을 흔들었다. 다만 비디오 판독 결과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반칙이 인정돼 득점은 취소됐다.

한 차례 위기를 넘긴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더 큰 충격을 맞았다. 후반 21분 이집트가 다시 역습을 전개했다. 살라흐가 중앙선을 넘어 질주한 뒤 측면으로 공을 내줬고 하산이 문전으로 컷백을 연결했다. 지코가 이를 밀어 넣으며 이집트가 2-0으로 달아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의 탈락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디펜딩 챔피언은 16강에서 탈락 위기에 몰렸고 전반 페널티킥을 놓친 메시에게도 부담이 쏠렸다. 이집트는 단단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아르헨티나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경기 막판 모든 것이 뒤집혔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34분 메시의 크로스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헤더로 연결해 추격골을 넣었다. 0-2로 끌려가던 경기는 1-2가 됐고 경기장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다.

메시가 살렸다, 눈물로 끝난 11분의 기적

경기 종료 후 리오넬 메시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동료들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FIFA 하이라이트 캡처
경기 종료 후 리오넬 메시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동료들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FIFA 하이라이트 캡처


추격골을 만든 메시가 이번에는 직접 해결했다. 후반 38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공을 잡은 메시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페널티킥 실축과 골대 불운으로 고개를 숙였던 메시가 가장 중요한 순간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기세를 탄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시간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엔소 페르난데스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스코어는 3-2가 됐다. 이후 이집트의 마지막 공세를 막아낸 아르헨티나는 극적인 승리를 확정했다.

이날 메시는 1골 1도움으로 역전승의 중심에 섰다. 전반 페널티킥 실축으로 흔들렸지만 후반 막판 추격골을 돕고 동점골까지 넣으며 팀을 살렸다. 외신들도 메시의 활약과 아르헨티나의 뒷심을 주목했다. 영국 가디언은 아르헨티나가 두 골 차 열세를 뒤집은 놀라운 경기였다고 전했고 휴스턴크로니클은 메시가 페널티킥 실축에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메시는 이번 경기 득점으로 대회 8호 골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월드컵 9경기 연속골 기록도 이어갔다. 월드컵 통산 득점도 21골로 늘리며 자신의 기록을 다시 새로 썼다.

경기가 끝난 뒤 메시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동료들과 포옹했고 눈물을 흘렸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도 경기 후 울먹이며 선수단의 투지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단순한 8강 진출을 넘어 디펜딩 챔피언의 생존 본능을 다시 확인한 경기였다.

다만 경기 막판 판정 논란도 남았다. 가디언은 이집트 선수단과 스태프가 후반 막판 페널티킥 가능성이 있는 장면들을 두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결승골이 나오기 전후 상황을 두고 이집트 측의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콜롬비아와 스위스전 승자와 8강에서 맞붙는다. 8강전은 오는 11일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