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기적이 현실로… 승부차기 끝에 8강 역사 새로 쓴 '이 나라'

작성일

'골대 불운' 콜롬비아 꺾은 스위스, 72년 만의 8강행

스위스가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콜롬비아와 연장 혈투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스위스는 자국에서 개최됐던 1954년 월드컵 이후 무려 72년 만에 월드컵 8강 무대를 밟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 루벤 바르가스  /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 인스타그램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 루벤 바르가스 /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 인스타그램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포문은 콜롬비아가 먼저 열었다. 전반 21분, 콜롬비아의 미드필더 구스타보 푸에르타(라싱 산탄데르)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문 상단 구석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궤적이었으나 스위스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에 가로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위기를 넘긴 스위스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30분 파비안 리더(아우크스부르크)가 상대 진영을 직접 파고든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뒤이어 단 은도이(노팅엄 포레스트) 역시 같은 위치에서 낮고 빠른 슈팅으로 콜롬비아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양 팀은 좌우 측면 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활로를 모색했으나 문전에서의 정교함이 부족해 결정적인 기회로 이어지지 못했고 결국 전반전은 소득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역시 조심스러운 공방전이 이어졌다. 양 팀 모두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변화를 꾀했고 페널티 박스 안까지 공을 투입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마지막 세밀함과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후반 막판 스위스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추가시간,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은도이가 페널티 박스 우측 공간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이 슈팅마저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경기장에는 탄식이 흘렀고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전에 들어 먼저 결정적인 기회를 잡은 쪽은 콜롬비아였다. 연장 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존 루쿠미(볼로냐)가 타점 높은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은 야속하게도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이날 경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득점에 가까웠던 순간이었다. 기세를 올린 콜롬비아는 하민톤 캄파스(로사리오 센트럴)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다시 한번 골문을 노렸지만 이 역시 스위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 그레고어 코벨 /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 인스타그램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 그레고어 코벨 /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 인스타그램

연장 후반까지 120분간의 혈투 끝에 스코어 0-0을 기록한 두 팀은 결국 잔혹한 승부차기에서 운명을 맞이했다.

승부차기 역시 극적인 드라마였다. 두 팀의 1번 키커가 모두 깔끔하게 성공하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콜롬비아의 두 번째 키커 다빈손 산체스(갈라타사라이)가 나섰다. 산체스가 골문 중앙을 향해 강하게 찬 슈팅은 골대를 맞고 튕겨 나가며 첫 실축으로 기록됐다.

스위스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듯했으나 곧바로 변수가 생겼다. 스위스의 세 번째 키커 마누엘 아칸지(맨체스터 시티)가 골문 가운데로 시도한 슈팅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 버린 것이다. 승부차기 스코어 2-2로 다시 균형이 맞춰졌다.

경기 흐름을 뒤집을 기회에서 콜롬비아의 네 번째 키커 쿠초 에르난데스(레알 베티스)가 골문 왼쪽 하단을 노려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를 완벽하게 읽어낸 스위스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내며 다시 스위스가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기세를 잡은 스위스의 후속 키커들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최종 스코어 4-3으로 승리, 길었던 120분과 승부차기의 대혈투는 스위스의 극적인 8강 진출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