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자작극 의혹’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결국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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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증거 인멸 우려”… 정 전 후보·음료 투척자 구속
경찰, 공모 경위와 선거운동 동원 의혹 등 수사 확대
6·3 지방선거 당시 선거운동 중 피습당했다고 주장했다가 자작극 의혹이 제기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구속됐다.

부산지법은 지난 8일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정 전 후보와 음료 투척자 윤 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정 전 후보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 씨에 대해서는 증거 인멸 우려와 도주 우려를 함께 영장 발부 사유로 제시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구서 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차량 운전자가 던진 음료컵에 피습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 전 후보 캠프는 정 전 후보가 음료를 피하려다 넘어져 의식을 잃었고 병원에서 뇌진탕과 근좌상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방선거 기간 중 후보자를 겨냥한 피습 주장으로 알려지며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정 전 후보는 이후 목에 깁스를 한 채 경찰서를 찾아 음료를 던진 남성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경위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정 전 후보와 음료를 던진 윤 씨의 관계, 사건 전후 연락 여부, 사전 공모 가능성 등을 들여다봤다. 윤 씨는 정 전 후보와 친분이 있던 헬스장 트레이너 겸 관장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 씨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정 전 후보와의 통화 기록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이 음료 투척 사건을 사전에 꾸민 것으로 보고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 출석한 정이한 “죄송하다”

정 전 후보는 8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했다. 피습 자작극 의혹이 제기된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약 한 달 만이다.
정 전 후보는 법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자작극 의혹과 공모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은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정 전 후보와 윤 씨에 대해 각각 진행됐다. 정 전 후보에 대한 심문은 엄지아 영장전담판사가 맡았다. 윤 씨에 대한 심문은 심학식 영장전담판사가 담당했다.
법원은 심문을 마친 뒤 두 사람 모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전 후보는 증거 인멸 우려가 인정됐고 윤 씨는 증거 인멸 우려에 더해 도주 우려까지 인정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당시 상황이 우발적 피습이었는지 아니면 선거운동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것처럼 꾸민 자작극이었는지 여부다.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허위 신고나 허위 진술 등으로 수사기관의 공무 수행을 방해했는지가 쟁점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해당 행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과 관련됐는지를 중심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경찰 수사 다른 의혹으로 확대

경찰은 피습 자작극 의혹 외에도 정 전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정 전 후보 부친이 운영하는 온그룹 계열사 직원들의 선거운동 동원 의혹, 정 전 후보 관련 여론조사기관의 공정성 논란, 병원 진단 과정의 의료법 위반 의혹 등이 수사 대상이다.
당시 정 전 후보가 사고 현장 인근 응급실이 아닌 부친 측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단서 발급 과정과 의료기록의 적정성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선거 다음 날 정 전 후보 선거사무소를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정 전 후보 신병이 확보되면서 경찰 수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정 전 후보와 윤 씨의 공모 경위, 사건 전후 연락 내용, 피습 주장이 선거운동에 활용된 방식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정 전 후보는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서 2만 7418표를 얻어 득표율 1.56%로 3위를 기록했다. 선거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개혁신당을 탈당했다. 자신의 SNS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정 전 후보는 부산 출신 정치인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국민의힘 의원실 선임비서관과 국무총리비서실 민정비서관실 사무관 등을 지냈고 개혁신당에서는 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