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나스닥 입성 첫날 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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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달러로 급등 마감... 공모가보다 13% 높은 수준
시가총액 약 1조2700억달러... 미국 상장사 중 11위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가 첫 거래일 13% 넘게 오르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현지시각으로 10일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 ADR은 168.01달러에 첫날 장을 마쳤다.


현지시각으로 10일 오전 9시 30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     SK하이닉스 제공
현지시각으로 10일 오전 9시 30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 SK하이닉스 제공

이날 SK하이닉스 ADR은 공모가 149달러보다 14% 넘게 높은 17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하락 흐름을 탔고, 결국 공모가보다 약 13%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기업가치가 큰 회사다.

이번 상장 규모는 265억 달러(약 37조원)에 이른다.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진행한 역대 최대 규모 상장이다. 2014년 알리바바가 세운 약 250억 달러 기록을 넘어섰다. 미국 증시 전체로 보면 지난달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공모는 ADR 1억7790만주로 이뤄졌다. ADR 10주가 보통주 1주에 해당한다. 공모가는 국내 증시 주가에 약 2.7% 프리미엄을 얹어 책정됐다. 외국 기업 상장은 통상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할인 가격을 매긴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청약 수요는 공모 물량의 7배에 이를 정도로 몰렸다. 베일리기퍼드와 코투매니지먼트, 시추에이셔널어웨어니스파트너스 등 초석 투자자(코너스톤 인베스터)들이 약 50억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첫날 종가를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약 1조27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는 미국 상장사 가운데 11위권으로, 테슬라보다는 낮고 일라이릴리보다는 높은 규모다.

그동안 SK하이닉스 주식은 미국 경쟁사 마이크론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SK하이닉스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4배로, 마이크론(약 6.7배)보다 낮다. 시장에서는 이번 나스닥 상장이 미국 투자자의 직접 접근을 가로막던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줄여 이런 격차를 좁힐 수 있다고 본다. 샘 콘래드 주피터자산운용 아시아 주식 담당 매니저는 이번 상장이 서울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주식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콘래드 매니저는 SK하이닉스의 기초 체력이 마이크론과 대등하거나 낫다고 보면서도 PER은 더 낮게 매겨져 왔다고 지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스퀘어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유정준 SK(주) 미주총괄 부회장. /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등 주요 경영진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스퀘어 수석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유정준 SK(주) 미주총괄 부회장. /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서버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선두 주자다. 올해 1분기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약 58%(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다. 각각 약 21%인 마이크론·삼성전자를 크게 앞섰다. 주요 고객으로는 엔비디아와 AMD, 애플 등이다.

한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600%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고, 최근 6개월간은 약 174% 올랐다. 지난 5월에는 HBM 공급 부족 속에 하루 9.3%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지난달 말 기록한 사상 최고가에서는 약 25% 하락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개장 벨(오프닝 벨) 행사를 열고 거래 시작을 알렸다.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번 상장을 두고 꿈이 현실이 됐다고 표현하며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미국 추가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가가 안정되고 수익성이 개선돼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먼저라는 취지로 답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국내외 생산 능력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공장(팹) 건설과 미국 패키징 시설 구축,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구매 등에 쓴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날 거래는 임시 종목코드 'SKHYV'로 이뤄졌으며, 오는 13일부터 정식 티커 'SKHY'로 바뀐다. ADR 공모는 14일 마무리되고, ADR의 기초가 되는 신규 발행 보통주는 2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추가 상장된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12월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돼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렉시온과 프로셰어스 등 10곳 이상의 운용사는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 종목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