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존중·투명한 임금” 고흥군, 외국인 근로자 보호 앞장
작성일
굴생산자협회 주관 결의대회 열고 선진 고용 문화 정착 다짐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농어촌 지역의 만성적인 인력난 속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이제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들의 늘어나는 숫자만큼이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인권 침해 문제 역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남 고흥군이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인권 보호와 투명한 근로 환경 조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여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히 일손을 빌리는 것을 넘어, 이들을 진정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자 파트너로 존중하겠다는 고흥군의 굳은 의지가 현장에서부터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 종합대책 후속 조치, 인권 보호 결의대회 개최
고흥군(군수 공영민)은 지난 10일 고흥군수협 2층 대회의실에서 뜻깊은 행사를 개최했다. 지역 어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고흥군 굴생산자협회(회장 정정운)의 주관하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권보호 및 준수사항 실천 결의대회’가 성대하게 열린 것이다. 이번 결의대회는 보여주기식 단발성 행사가 아니다. 앞서 고흥군이 올해 3월 선제적으로 발표했던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리 강화 종합대책’을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한 핵심적인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행사에 참석한 굴 생산 농가와 고용주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기본적 인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관련 법령을 엄격하게 준수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이는 지역 사회 내에 책임 있는 고용 문화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7대 실천 서약서 서명… 투명한 고용 문화 조성
이날 결의대회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굴 생산자협회 소속 고용주들이 직접 서명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인권보호 및 준수사항 실천서약서’였다. 이 서약서에는 고용주가 반드시 지켜야 할 7가지 핵심 의무 조항이 빼곡히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법정 최저임금의 엄격한 준수, 임금 체불 방지를 위한 근로자 본인 명의 계좌 직접 지급, 쾌적하고 안전한 숙소 제공, 그리고 어떠한 형태의 인권침해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금지 조항 등이 포함되었다. 서약서 서명에 이어 협회 대표가 단상에 올라 낭독한 결의문에 참석자 전원이 한목소리로 동참을 선언하는 장면은, 고흥군 어업인들이 스스로 낡은 관행을 벗어던지고 선진적인 노동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자정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 낡은 관행 타파, ‘시급제’ 도입으로 건전한 노동 환경 구축
특히 이번 결의대회와 서약서 작성이 갖는 가장 큰 의의는 과거 농어촌에 만연했던 불합리한 임금 지급 관행에 철퇴를 가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부 어가에서는 작업량(kg)에 따라 일당이나 성과급을 지급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불투명한 임금 산정 관행이 존재해 왔다. 이는 근로자들의 과로를 유발하고 임금 분쟁의 불씨가 되는 등 계절근로자 제도의 안착을 방해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고흥군은 이번 실천 서약을 통해 이러한 과거의 악습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일한 시간만큼 정확하게 보상받는 ‘시급제’ 체계의 전면 도입을 천명했다. 이는 고용주들의 준법의식을 한 차원 높이는 동시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가 보다 건전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마련한 획기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 "안심하고 일하는 고흥 만들 것" 지자체의 굳은 의지
이러한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노력에 발맞춰 고흥군 역시 행정적인 지원과 관리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고흥군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갈수록 심화되는 농어촌 인력난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매우 중요한 분들”이라고 강조하며, “이들의 인권이 완벽하게 존중받는 근로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서 “앞으로도 생산자단체는 물론 관련 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외국인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와 건전한 고용 문화가 고흥군 전역에 확고히 정착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고흥군은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하기 위해 고용주를 대상으로 한 노동 인권 교육과 홍보 활동을 상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낯선 타국 땅을 찾아온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고흥군에서만큼은 어떠한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 없이, 안심하고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따뜻하고 공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고흥군의 뚝심 있는 행보가 전국 농어촌에 어떠한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