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 투자해서 '21억원'을 잃은 사람이 오늘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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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일장춘몽인가” 레버리지에 거액 넣었다가 대규모 손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8% 가까이 무너지며 장중 7000선을 내준 13일 한 개인 투자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증한 투자계좌 화면이 화제가 됐다. 평가손실만 21억원. SK하이닉스 주가 등락을 레버리지로 좇는 상장지수펀드(ETF)를 21만주 넘게 쥐고 있는 계좌였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 뉴스1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 뉴스1

'모든게 일장춘몽인가(feat 닉스레버 21만주)'라는 제목의 글이 이날 낮 에펨코리아 자유게시판에 올라왔다. 작성자가 함께 공개한 계좌 화면에는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21만2586주를 보유한 내역이 담겼다. 매입금액은 약 50억원, 평가금액은 약 29억원이었다. 평가손익은 약 -21억원, 손익률은 –42.04%로 찍혔다.

글쓴이가 올린 투자 내역. / 에펨코리아
글쓴이가 올린 투자 내역. / 에펨코리아

작성자는 글에서 "버티는 게 욕심인지 던지는 게 현명한 거지 안개속을 해매는 기분. 어려운 하루다. 그래도 하이닉스 믿고 버텨보련다"고 적었다.

작성자가 댓글란에서 직접 밝힌 상황을 들으면 아직까진 작성자 상황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는 "아직 수익 구간“이라며 ”저거 홍콩 레버리지에서 갈아탄 것"이라고 말했다. 2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아직까진 수익 구간이란 얘기다. 실제로 작성자는 올해만 5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네티즌이 "홍콩 레버리지 상품에서 옮겨온 것이면 양도소득세가 상당하지 않으냐"고 묻자 작성자는 "맞는다. 6억원이다"라고 답했다. 홍콩 시장의 레버리지 상품을 정리하고 국내 상품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낸 해외주식 양도세가 6억원 규모라는 설명이다.

손절을 권하는 조언에는 "도박꾼의 최후인지 야수의 심장의 베팅일지"라고 받았다. "SK하이닉스 400만원 찍어야 원금을 회복하겠다"라는 댓글에는 "400만원 되면 (내 돈은) 200억원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1월부터 여러 번 조정을 거치면서도 레버리지가 계속 올라주긴 했다. 학습 효과로 이 사달이 온 것 같은데 포지션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이름 그대로 SK하이닉스 한 종목의 하루 등락을 레버리지로 좇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이 오르면 수익이 배로 불어나지만 떨어질 때는 손실도 그만큼 커진다. SK하이닉스 하락 폭보다 훨씬 큰 -42.04%가 계좌에 찍힌 배경이다.

글이 올라온 데는 이날 증시 급락이 있었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1시 35분 기준 전장보다 594.97포인트(7.96%) 내린 6880.97에 거래됐다. 지수는 63.91포인트(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가 7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6일 이 선을 돌파한 이후 약 2달 만이다.

이날 한때 8.22% 하락한 6861.40까지 밀렸다. 오후 1시 28분에는 올해 7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매매가 20분간 중단됐다. 역대 13번째 서킷브레이커로, 이 가운데 과반이 올해 나왔다. 앞서 오전 10시 34분에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수급을 보면 외국인이 2조2483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5727억원을 팔았다. 개인은 2조7231억원을 순매수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3.91포인트 내린 7412.03에 문을 연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급락에 6% 넘게 밀리며 70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을 1분간 지속해 20분간 유가증권시장의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고 공시했다. / 뉴스1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3.91포인트 내린 7412.03에 문을 연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급락에 6% 넘게 밀리며 70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을 1분간 지속해 20분간 유가증권시장의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고 공시했다. / 뉴스1

반도체 대형주 급락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는 9.21% 떨어져 2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는 13.35% 폭락하며 200만원선이 무너진 뒤 한때 180만원 후반대까지 밀렸다. SK하이닉스는 오후 2시 3분 기준 전일 대비 27만1000원(-12.43%) 내린 190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을 짚는 조언이 이어졌다. "레버리지를 사놓고 뭘 버텨. 본주면 버티면 되는데 레버리지라서 이미 끝났어", "레버리지는 진짜 떨어지면 떨어진 것보다 배는 올라야 본전이다. 팔고 본주로 스위칭하라"며 기초 종목으로 갈아탈 것을 권하는 네티즌이 많았다. "분할 손절", "팔고 본주 스위칭이라도 하는 게 낫지 않으냐"는 반응도 나왔다.

손실 규모에 놀라는 반응도 많았다. "이건 진짜 주작이었으면 좋겠다", "열 개 단위는 처음 보네", "같은 하락률이어도 억 단위는 체감이 다르네" 같은 댓글이 달렸다. "동탄 롯데캐슬 한 채를 손절한다고 생각해보라. 안 눌러질 것"이라며 매도 버튼을 누르기 어려운 심정을 빗댄 이용자도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응원하는 반응도 잇따랐다. "진심으로 응원한다. 저보다 심한 사람이 있었을 줄이야", "속상한데 여기서 보니 반갑다", "위로 보낸다. 기운 내라", "힘내라" 같은 댓글이 이어졌다. 자신의 손실과 비교하는 이용자도 있었다. "내 손실은 진짜 티끌조차 안 되네", "이거 보면 내가 완전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등의 반응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