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아일랜드에 50억 유로 투자…AI 수요 폭증에 제온6 생산 확대

작성일

인텔, 아일랜드에 57억 달러…AI 서버칩 증산 나선다
파운드리 재건 나선 인텔, 4900명 사업장에 수백 개 일자리 추가

인텔, 아일랜드에 50억 유로 투자…AI 수요 폭증에 제온6 생산 확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인텔, 아일랜드에 50억 유로 투자…AI 수요 폭증에 제온6 생산 확대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인텔(Intel)이 아일랜드 라익슬립(Leixlip) 캠퍼스에 50억 유로(약 57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7월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커지면서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이번 투자로 인텔 제온6(Xeon 6)와 인텔3(Intel 3) 공정 기반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 생산 능력이 확대된다. 인텔은 올해 초부터 이번 투자 프로그램 집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나가 챈드라세카란(Naga Chandrasekaran) 인텔 수석부사장 겸 최고기술운영책임자(CTOO)이자 인텔 파운드리 총괄은 “이번 50억 유로 투자는 라익슬립 캠퍼스의 생산능력을 최대화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팹 설비 전면 업그레이드…2027년 말까지 대부분 투입

이번 투자는 기존 공정라인 업그레이드와 최신 장비 설치에 집중된다. 인텔은 캠퍼스 내 여러 생산 모듈을 하나의 고속 생산 환경으로 통합하기 위해 자동화 트랙 시스템도 확장한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 활동 확대도 이번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챈드라세카란은 “기존 팹에 최첨단 기술을 투입하고 최신 장비를 설치함으로써 인텔3 기반 제온6와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아일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제조 생태계의 최전선에 계속 남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서버 수요와 AI 수요가 인텔3 웨이퍼 필요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인텔은 이번에 투입되는 자금 대부분을 2027년 말까지 집행할 계획이다. 이는 인텔이 2026년 한 해 책정한 자본지출 170억 달러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4900명 근무하는 라익슬립…수백 개 일자리 추가 / AI 생성 이미지
4900명 근무하는 라익슬립…수백 개 일자리 추가 / AI 생성 이미지

4900명 근무하는 라익슬립…수백 개 일자리 추가

라익슬립 캠퍼스는 현재 약 4900명이 근무하는 인텔의 유럽 핵심 생산기지다. 인텔은 이번 투자로 수백 개의 일자리가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1989년 아일랜드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300억 유로 이상을 투자했다.

인텔은 이번 투자가 아일랜드를 유럽 반도체 제조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 유럽연합(EU)의 기술 주권(Tech-Sovereignty) 목표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최첨단 프로세서를 역내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취지다. 미헐 마틴(Micheál Martin) 아일랜드 총리는 이번 발표를 두고 “아일랜드에 대한 강력한 신뢰의 표시”라고 평가했다. 마이클 로한(Michael Lohan) IDA 아일랜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가 아일랜드의 숙련된 인력과 안정적인 사업 환경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재건 나선 인텔…실적도 뒷받침

인텔은 지난 4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에 매각했던 라익슬립 공장 지분 절반을 142억 달러에 되사들였다. 블룸버그는 이를 인텔이 자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인텔은 파운드리(다른 기업의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사업) 부문에서 대만 TSMC 등과 경쟁을 강화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텔이 애플과 협력해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설계·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립부 탄(Lip-Bu Tan)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취임한 지 1년 반 가까이 됐다. 그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핵심 제품 포트폴리오와 AI 로드맵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재무적으로 더 건전한 파운드리 사업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13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같은 기간 파운드리 부문 매출은 16% 증가한 54억 달러, 데이터센터·AI 부문 매출은 22% 늘어난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데이비드 진스너(David Zinsner)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반도체에 대한 전례 없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급이 고객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 속 아일랜드 투자가 갖는 의미

아일랜드는 다국적 기업의 외국인직접투자(FDI)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아일랜드 재정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단 3개 기업이 아일랜드 법인세수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일랜드가 미국에 손해를 끼치는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에 따라 미국 기업의 해외 이익을 본국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인텔이 아일랜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 대해 챈드라세카란은 기자들에게 “이번 투자와 관련해 미국 정부도 인텔이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미국 내 자원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텔의 이번 결정은 미국과 아일랜드 사이의 정치적 긴장 속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