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렉션AI, 모델 없이도 네비우스와 10억달러 컴퓨팅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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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렉션AI, 네비우스와 10억 달러 컴퓨팅 계약 체결
공개 모델 없이 스페이스X 이어 두 번째 대형 계약…엔비디아 GPU 2029년까지 확보

리플렉션AI, 모델 없이도 네비우스와 10억달러 컴퓨팅 계약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리플렉션AI, 모델 없이도 네비우스와 10억달러 컴퓨팅 계약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오픈소스 AI 스타트업 리플렉션AI(Reflection AI)가 유럽계 AI 인프라 기업 네비우스(Nebius)와 10억 달러를 넘는 규모의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사실은 7월 14일(현지시각) 공개됐다. 네비우스는 이번 계약으로 리플렉션에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GPU에 대한 접근권을 제공한다. 이번 계약은 리플렉션이 몇 주 전 스페이스X(SpaceX)의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나온 것이다. AI 기업들이 모델 학습·배포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려 벌이는 경쟁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정작 리플렉션은 아직 일반에 공개한 모델이 없는 상태라 이번 대형 계약이 더욱 눈길을 끈다.

10억 달러 계약, 무엇이 담겼나

네비우스는 옛 러시아 기술기업 얀덱스(Yandex)의 해외 사업부문에서 출발한 AI 인프라 기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2029년까지 리플렉션에 엔비디아 GPU 기반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GPU 물량이나 대금 지급 구조는 양사 모두 공개하지 않았고 “10억 달러를 넘는 규모”라는 총액만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리플렉션은 스페이스X의 AI 부문 스페이스X AI(SpaceXAI)와도 대형 계약을 맺었다. 악시오스(Axios)는 6월 보도에서 리플렉션이 테네시주 멤피스 인근 데이터센터 콜로서스2(Colossus 2)에서 엔비디아 GB300 칩 기반 컴퓨팅 용량을 쓰기 위해 매달 약 1억5000만 달러를 지불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계약이 2029년까지 이어지면 총액은 6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계약 개시 3개월이 지나면 양측 모두 90일 전 통지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모델 없이 베팅하는 스타트업 / AI 생성 이미지
모델 없이 베팅하는 스타트업 / AI 생성 이미지

모델 없이 베팅하는 스타트업

리플렉션은 2024년 3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출신 연구원인 미샤 라스킨(Misha Laskin)과 이오아니스 안토노글루(Ioannis Antonoglou)가 설립했다. 라스킨은 구글 제미나이(Gemini) 프로젝트에서 보상 모델링을 담당했고, 안토노글루는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으로 유명한 딥마인드의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공동 개발한 인물이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리플렉션이 지난해 10월 80억 달러 기업가치로 20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로는 엔비디아, 세쿼이아캐피탈(Sequoia Capital),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GIC, DST, 에릭 슈밋(Eric Schmidt), 씨티(Citi) 등이 참여했다. 누적 투자액은 26억 달러에 달한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리플렉션은 이후 20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다시 찾았다.

리플렉션은 오픈 파운데이션 모델(누구나 접근할 수 있게 공개하는 기반 모델)과 AI 에이전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지난달 리플렉션이 미 에너지부(DOE)의 AI 과학 프로그램인 제네시스 미션과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The Guardian)은 5월 보도에서 리플렉션이 스페이스X, 오픈AI,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국방부와 기밀 군사 프로젝트 계약을 맺은 8개 AI 기업 중 하나라고 전했다.

네비우스, 대형 계약 잇달아 따내는 배경

네비우스는 이번 계약이 성사되기 전 엔비디아로부터 20억 달러 투자를 받았다. 이어 메타(Meta)와 5년간 최대 27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최대 194억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에 따르면 네비우스가 확보한 전체 계약 잔량은 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스닥에 NBIS 종목코드로 상장된 네비우스는 유럽과 미국 양쪽에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리플렉션과의 계약 규모는 메타와의 계약에 비하면 크지 않지만, 스타트업이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에 못지않은 자금력으로 GPU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오픈소스 AI를 둘러싼 경쟁 구도

리플렉션을 비롯한 오픈 웨이트(open-weight,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는 방식) AI 개발사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다. 폐쇄형 최상위 AI 모델의 가치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 데이터 보유·활용에 대한 우려와 정부 개입 우려가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앤트로픽과 오픈AI에 가장 강력한 신규 모델의 기능을 제한하도록 압박했고, 이는 AI 모델 접근권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여기에 중국에서 더 강력한 오픈소스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오픈소스 AI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스타트업포춘(Startup Fortune)은 리플렉션의 이런 행보를 두고 정부와 대기업, 투자자들에게 딥시크(DeepSeek)·큐원(Qwen) 등 중국계 모델에 맞설 수 있는 서구권 오픈소스 대안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공개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잇따라 조 단위에 육박하는 컴퓨팅 계약을 맺는 리플렉션의 행보가 시장의 이목을 계속 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