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범행 전부터 피해 여학생 알고 있었나…휴대폰서 '인지 정황'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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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단 “사실관계 확인되면 적절한 시점에 공개”
“성적으로 몰지 말라” 수사팀장 묵살 지시도 확인돼

광주 여학생 고(故) 이채원양을 살해한 장윤기가 우발적 범행을 주장해왔던 것과 다르게 범행 전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알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장윤기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 뉴스1
장윤기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 뉴스1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5일 광주경찰청에서 장윤기 사건 관련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장윤기가 범행 이전부터 피해 여학생을 일방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정황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정황은 범행 이후 압수한 공기계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확인됐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양은 장윤기를 알지 못했지만, 장윤기가 이 양을 계획적으로 노린 흔적으로 볼만한 정황이 있다"며 "수사 중인 사항이고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구체적인 정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안은 살인 사건을 담당한 당시 수사팀도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도 특별수사단이 수사하고 있다.

장윤기는 검거 이후부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해왔다. 지난 5월 7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왜 여학생을 살해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여학생인 줄 알고 범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장윤기 사건 관련 광산경찰서 소속 강력팀장 박모 경감이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장윤기 사건 관련 광산경찰서 소속 강력팀장 박모 경감이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아울러 이날 특별수사단 브리핑에서는 경찰 수사 주요 과정에서 당시 강력팀장인 박모 경감이 장윤기의 성적 목적 살해를 뒷받침하는 증거와 수사 내용 등을 은닉하거나 누락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전해졌다. 박 경감은 증거인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등의 행위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박 경감은 장윤기의 주거지와 차량에서 강간 목적을 입증할 주요 증거물인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팀원에게 장윤기의 집 비밀번호와 차량 열쇠를 현직 경찰인 장윤기 아버지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강력팀 내부에서 '강간살인죄'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묵살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 경감은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팀원들에게 지시해 조사 범위를 제한했다.

스토팅 사건 내용이 담긴 수사보고서 결재를 요청한 팀원에게는 특정 내용을 빼라고 지시했다. 광주경찰청 과학수사계가 '성적 동기 개입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으로 작성한 장윤기 면담보고서도 수사기록에 포함하지 않았다.

범행 당시 차량 뒷문이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보고서에도 '불분명하다'는 내용으로 재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장윤기가 여학생 살해 전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저질렀던 스토킹 범죄를 반영한 수사보고서에서 특정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범죄분석보고서를 첨부할 때도 '성적 목적'은 배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누락된 자료들을 검찰에 추가로 송치하라는 광주경찰청 지시에 팀원에게 현장감식결과보고서를 제외하라고 지시하는 등의 혐의도 드러났다. 또한 같은 날 케이블타이를 촬영한 현장 영상 역시 박 경감이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경감은 "케이블타이, 리얼돌 등 증거가 살인의 주요 증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단은 장윤기를 단순 살인으로 송치하게 된 배경에 부당한 지시나 외부 청탁 등이 있었는지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사단은 당시 광산경찰서장 및 광산서 형사과장 등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또한 장윤기 아버지와 수차례 통화한 김모 경사에 대해서는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적용하고 입건해 수사 하고 있다. 김 경사와 장윤기의 아버지는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약 6개월 동안 같은 지구대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