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걱정 없겠네… 한국 양궁 또 '국제 대회'서 제대로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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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 마드리드 월드컵 금2·동3 종합 우승… 아시안게임 리허설 완료

한국 양궁 대표팀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2026 현대 양궁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정상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다가오는 대형 국제대회를 앞두고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 선수들  / 대한양궁협회 인스타그램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 선수들 / 대한양궁협회 인스타그램

리커브 남녀 단체전 동반 금메달… ‘세계 최강’ 명성 재확인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난 것은 남녀 리커브 대표팀의 단체전 동반 우승이었다. 강채영, 이윤지(이상 현대모비스), 오예진(광주은행)으로 구성된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펼쳐진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라이벌 미국을 만났다. 대표팀은 시종일관 흔들림 없는 완벽한 조준력을 선보이며 세트 점수 5-1로 미국을 완파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선수들  / 대한양궁협회 인스타그램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선수들 / 대한양궁협회 인스타그램

남자 대표팀의 기세도 매서웠다.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으로 구성된 남자 리커브 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에서 유럽의 강호 프랑스와 격돌했다. 대표팀은 정교한 샷을 연달아 명중시키며 프랑스의 추격을 5-3으로 뿌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녀 단체전 동반 우승은 한국 양궁이 보유한 탄탄한 팀워크와 두터운 선수층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개인전에서도 이어진 메달 릴레이… 동메달 3개 추가

개인전에서도 태극전사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으나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제덕 / 대한양궁협회 인스타그램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제덕 / 대한양궁협회 인스타그램

여자 개인전에 출전한 오예진은 준결승전에서 체코의 강자 마리 호라츠코바를 만나 접전을 벌였으나 세트 점수 4-6으로 석패하며 결승 문턱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인도의 키르티를 상대로 초반부터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7-1의 대승을 거두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개인전의 김제덕 역시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의 베테랑 마우로 네스폴리에게 4-6으로 아쉽게 패했으나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의 레온 제멜라를 상대로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6-2로 완승, 동메달을 추가했다. 앞서 열린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에서도 값진 동메달 1개를 획득했던 한국 대표팀은 최종 성적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대회 종합순위 1위를 확정 지었다.

이번 월드컵 4차 대회는 오는 9월 개막을 앞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자, 대표팀이 치르는 마지막 공식 국제대회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 양궁은 지난 3년 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하며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지킨 바 있다. 이번 마드리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선수들의 실전 경기력과 상대국들의 전력을 면밀히 분석해 다가오는 아시아경기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철저한 실력주의 시스템과 과학적 지원이 만들어낸 독보적 위상

대한민국 양궁이 오랜 세월 동안 흔들림 없이 세계 최강의 지위를 지켜올 수 있었던 비결은 고착화되지 않은 공정한 시스템에 있다. 2024 파리 올림픽 기준 한국 양궁은 올림픽 역사상 금메달 32개를 포함해 총 50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역대 최다 금메달 및 최다 메달 기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금메달 개수 면에서는 2위 그룹과 압도적인 격차를 벌리고 있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 / 대한양궁협회 인스타그램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 / 대한양궁협회 인스타그램

이런 독보적인 성과는 1960년대 양궁 도입 이후 오랜 기간 기초를 다진 선배들의 노력에서 출발했다. 1970년대 후반 김진호가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전환점을 맞이했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서향순이 한국 양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 최강의 전력을 대외적으로 확고히 했다.

오늘날 한국 양궁의 가장 무서운 경쟁력은 ‘이름값’을 철저히 배제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이다. 아무리 올림픽 금메달을 여러 개 딴 스타 선수라 할지라도 국내 선발전에서 기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과거의 명성이나 성적에 따른 가산점 없이 오직 현재의 기량과 기록만으로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철저한 실력주의 덕분에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 통과가 올림픽 본선 메달 획득보다 어렵다"는 말이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공정한 경쟁 체제는 여자 대표팀의 올림픽 단체전 10연패(1988년 서울 ~ 2024년 파리)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과 2024 파리 올림픽 전 종목 석권(남녀 개인전·단체전, 혼성전)이라는 결과로 증명됐다.

여기에 대한양궁협회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지원이 더해졌다. 실제 경기장 환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특설 경기장 훈련, 소음 적응 훈련 등 세밀하고 철저한 시뮬레이션은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도왔다.

현재 한국 양궁의 시스템은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며 수많은 한국인 지도자들이 해외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세계 양궁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과 엄격한 세대교체를 통해 마드리드 월드컵마저 정복한 한국 양궁은 이제 오는 9월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해 활시위를 당길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