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 갈렸지만…개봉 첫날 33만 관객 모집하며 '압도적 랭킹 1위' 오른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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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 '호프' 흥행 청신호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가 개봉 첫날 33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호프' 인터내셔널 메인 예고편 일부. 밝기를 조절했습니다.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 인터내셔널 메인 예고편 일부. 밝기를 조절했습니다.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첫날부터 33만…올해 최고 오프닝

'호프' 포스터.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지난 15일 개봉했다. 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56분이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 포스터. 나홍진 감독의 '호프'가 지난 15일 개봉했다. 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56분이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호프'는 개봉일인 지난 15일 하루 동안 관객 33만 3918명을 동원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에 나홍진 감독은 자신의 기록을 다시 썼다. '추격자'(2008)는 첫날 11만 3673명, '황해'(2010)는 12만 482명, '곡성'(2016)은 31만 42명을 동원한 바 있다. '호프'는 이 가운데 가장 높았던 '곡성'마저 2만 명 이상 앞지르며 감독의 커리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새로 썼다.

올해 극장가 전체로 넓혀도 마찬가지다. 그간 올해 최고 오프닝 기록이었던 연상호 감독의 '군체'(19만 9762명)를 훌쩍 넘어섰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파묘'의 개봉일 관객 수(33만 118명)보다도 높다. 오프닝 스코어가 최종 흥행을 그대로 담보하지는 않지만, 이른바 '천만 라인'의 초반 속도를 첫날부터 확보했다는 사실은 분명한 청신호다.

이미 개봉 전부터 호프에 대한 관심은 심상치 않았다. '호프'는 올해 가장 빠른 속도로 예매율 1위에 오른 뒤 사전 예매량 60만 장을 돌파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보인 바 있다.

같은 날 개봉한 '미니언즈&몬스터즈'(3만 1728명)는 박스오피스 2위에 자리했고, 3위는 '모아나'(1만 3025명·누적 약 57만명), 4위 '눈동자'(1만 1859명·약 133만명), 5위 '토이 스토리5'(8518명·누적 약 262만명) 순이었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10배 이상 벌어진 압도적 독주다.

비무장지대 호포항에서 벌어지는 극한의 추격전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호랑이 소동으로 문을 연 이야기는 곧 인간 아닌 존재와의 조우로 방향을 튼다. SF, 액션, 스릴러, 코미디가 뒤섞인 구성이다.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나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 5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등 글로벌 관심을 받았다.

캐스팅 설계도 작품의 성격을 드러낸다. 나 감독은 인간과 외계인 사이의 대비와 낯섦을 표현하기 위해 호포항 사람들에는 한국 배우를 외계인 캐릭터에는 해외 배우를 세웠다. 이에 황정민·조인성·정호연과 함께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이 합류해 글로벌 캐스팅이 완성됐다. 해외 배우들은 모션 캡처와 페이셜 캡처를 통해 외계 생명체 캐릭터를 연기했다.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곡성'에 이어 나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황정민은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을 맡았다. 마을을 지키려는 책임감과 미지의 존재를 향한 두려움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인간미 넘치는 섬세한 연기로 극을 이끈다. 사건의 최전선에 선 인물이자 관객을 이야기의 세계로 이끄는 입구 역할을 한다.

조인성은 호포항에서 잡다하지만 돈 되는 일은 다 하는 동네 청년 '성기' 역이다. 남다른 생존 본능을 지닌 캐릭터를 통해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날 것의 야생적 매력을 드러내고, 몸을 사리지 않는 강도 높은 액션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정호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제 할 일 하는 호포항 순경 '성애'를 연기했다. 박진감 넘치는 카체이싱과 드리프트, 유탄 발사기 등 총기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영화에 강력한 힘을 더했다.

이 밖에도 음문석, 이상희, 임현식, 황석정 등이 조연으로 출연하며 극의 풍성함을 높였다.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압도적 액션" vs "무슨 얘기인지"…갈라진 관람평

'호프' 인터내셔널 메인 예고편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 인터내셔널 메인 예고편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관객들의 반응은 다채로웠다. 다만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그간 본 적 없는 한국 영화'라는 평이다.

호평이 집중된 지점은 단연 액션이다. 숲과 산 중턱, 숨 막히게 비좁은 골목길을 넘나드는 추격전이 쉼 없이 이어진다. 박진감 넘치게 질주하는 카체이싱, 아슬아슬한 승마 액션과 폭발적인 총기 액션이 연달아 배치되며 관객을 좌석에서 들썩이게 만드는 '논스톱 롤러코스터'가 영화의 재미를 이끈다는 반응이다. 한국 영화가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을 정면으로 밀어붙였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엿보인다.

'호프' 인터내셔널 메인 예고편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호프' 인터내셔널 메인 예고편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기술적 완성도 역시 뚜렷하다. 스태프 최초로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홍경표 촬영 감독의 촬영을 비롯해 사운드, 음악 등에 대한 평가가 높다.

다만 반대의 지적은 서사와 결말, CG에 집중되는 흐름이다. 일부 CG의 완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 이야기의 구심점이 흐릿하다는 평이다. 또한 액션 시퀀스가 러닝타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취향에 따라 아쉬움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네이버 관람평 등에서 일부 관객들은 "나홍진 감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 "끝으로 갈수록 재밌어져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한국에서 이런 장르를 이렇게 시도한 것 대단하다" 등의 호평을 더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호불호 갈릴 영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 등의 평가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까지 봐야 한다…쿠키영상 있어

'호프' 관람 예정이라면 사전에 챙겨둘 정보도 있다. '호프'의 쿠키영상은 1개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제작진과 배우 이름이 올라가는 초반 크레딧이 지나간 뒤 등장한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뜨면 놓치기 쉬운 구조로 참고가 필요하다.

선호는 제각각 달랐지만 '호프'가 극장에서 관객들의 활발한 평가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관객들의 다양한 평가는 그만큼 영화가 파생하는 이야깃거리가 많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개봉과 동시에 극장가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호프'의 흥행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