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지나던 운전자, 하마터면 불어난 물에... 경북 구미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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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원평지하차도 침수로 운전자 갇히는 사고 발생
폭우로 곳곳에서 난리... 산사태·저지대침수 유의해야
경북 구미의 한 지하차도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운전자가 한때 고립됐다 빠져나오는 등 밤사이 전국을 오르내린 폭우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새벽 사이 수도권과 경북 곳곳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잇따라 발송됐다. 기상청은 산사태와 저지대 침수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23분쯤 구미시 원평지하차도에서 침수가 발생해 운전자가 차량에 갇혔다. 이 운전자는 다행히 스스로 차에서 빠져나와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하차도는 짧은 시간에 물이 급격히 불어나는 대표적인 침수 취약 구간이다. 진입한 차량이 순식간에 고립될 수 있고, 물이 차오르면 차량 문이 수압에 눌려 열리지 않아 탈출이 어려워진다. 일단 물이 고이기 시작한 지하차도에는 진입하지 말고 즉시 우회해야 하는 이유다.
밤사이 강수 중심이 이동하면서 위험 지역도 넓어졌다. 전날 초저녁만 해도 경북에 비가 집중돼 전날 오후 10시 10분쯤 대구 수성구 지산동에 재난성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이후 강수 중심이 중부지방으로 옮겨오면서 이날 새벽에는 인천 강화군 볼음도 일대에 오전 3시 18분,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에 오전 4시 29분, 종로구 구기동 일대에 오전 4시 47분 각각 재난문자가 잇따라 전송됐다.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 이상인 강한 비가 관측될 때 발송되는 긴급재난문자가 반나절도 안 되는 사이 영남과 수도권을 오가며 발송된 것이다.
강수량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김포가 148.5㎜로 가장 많았고, 파주 138.0㎜, 서울 강서구 138.0㎜, 고양 130.5㎜ 등 수도권에 최대 150㎜에 육박하는 비가 단시간에 집중됐다. 1시간 최대 강수량도 김천 72.0㎜, 구미 65.2㎜, 서울 서대문 65.0㎜ 등으로 짧은 시간에 물이 쏟아지는 형태였다. 이처럼 순간적으로 거세게 퍼붓는 비는 하수도와 배수구가 미처 물을 빼내지 못해 도심 침수로 이어지기 쉽다.
문제는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추가 강수가 예보됐다는 점이다. 최근 수도권과 충청권에 많은 비가 내려 흙이 물을 머금은 만큼, 앞으로 내릴 비로 산사태와 토사 유출, 저지대 침수 위험이 한층 커졌다. 정체전선과 그 위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토요일인 이날부터 일요일인 19일 사이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권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80㎜의 매우 강한 비가 반복될 것으로 예보돼 위험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여러 안전 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우선 계곡이나 하천 상류에 내린 비로 하류에서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어 야영은 자제해야 한다. 하천변 산책로나 지하차도를 이용하다 고립될 수 있는 만큼 출입을 삼가고,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급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농경지 침수와 농수로 범람, 급류에도 유의해야 한다.
시설물 관련 위험도 크다. 산사태와 토사 유출, 시설물 붕괴에 유의하고, 하수도와 우수관·배수구에서 물이 역류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저수지 붕괴와 하천 제방 유실에 따른 침수도 경계 대상이다. 침수 지역에서는 감전 사고와 자동차 시동 꺼짐에 유의하고, 돌풍에 따른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도 신경 써야 한다.
접경지역 하천 수위도 관건이다. 북한 지역에 많은 비가 예상되면서 임진강과 한탄강, 북한강 등의 수위가 빠르게 오를 수 있어 하천 인근 주민의 주의가 요구된다. 상류에서 흘러내린 물이 예고 없이 불어날 수 있는 만큼 하천 변 접근을 삼가야 한다.
해상과 도로 여건도 위험을 키우고 있다. 서해5도와 인천 옹진에는 강풍주의보, 서해중부 앞바다와 안쪽·바깥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날부터 20일까지 대부분 해상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겠고, 동해상과 남해상에는 바다 안개가 껴 가시거리가 짧아질 수 있어 항해와 조업 시 주의가 필요하다. 도로에서도 강한 비로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고 노면이 미끄러워질 수 있어 감속 운행이 요구된다.
한편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지역도 있어 대비가 엇갈린다. 전남 광양·순천과 제주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고, 광양·순천과 제주 일부 지역에는 밤사이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주의보도 내려져 있다. 비가 내리는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 일부 지역은 폭염과 열대야에 함께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