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TV 새 약관, 손님도 녹음 동의 없으면 마이크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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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V 새 약관, 손님·가족에 녹음 가능성 알리라는 조항 논란
게이밍 모니터는 맥아피 등 프로그램 자동설치 확인돼 사용자 반발

LG전자의 스마트TV와 게이밍 모니터를 둘러싸고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동시에 터졌다. 최신 이용약관에 따르면 LG 스마트TV 소유자는 집에 방문하는 손님과 가족 모두에게 자신들이 녹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만약 누군가 이를 거부하면 마이크와 음성 관련 기능을 모두 꺼야 한다. 여기에 더해 LG 게이밍 모니터는 사용자 동의 없이 원치 않는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확인돼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트북체크(Notebookcheck)와 테크레이더(TechRadar) 등 외신은 이 같은 두 가지 논란을 각각 보도했다.
LG TV 약관 6(d)조, “손님에게도 알려라”
LG전자의 새 이용약관 6(d)항목은 ‘음성 인식 및 개인정보 보호 준수’(Voice Recognition and Privacy Compliance)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노트북체크에 따르면 해당 조항은 제품이 포착할 수 있는 모든 제3자의 음성에 대해 필요한 동의를 얻고, 가족 구성원과 손님에게 그들의 음성이 포착되고 처리될 수 있다는 사실을 통지해야 하며 이는 적용 가능한 도청·감청·개인정보 보호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노트북체크는 LG가 AI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대화를 녹음하고 분석할 권리를 약관에 담아뒀다고 지적했다. 약관상 사용자는 도청이나 감시,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스스로 확인할 책임을 진다. 누군가 반대하면 TV의 모든 마이크·음성 관련 기능을 꺼야 한다. 약관에 동의하면 LG는 제품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이 데이터를 제3자와 공유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된다. 스마트TV의 여러 기능을 쓰려면 사실상 이런 조건에 동의해야 하는 구조다.

게이밍 모니터에선 애드웨어까지 발견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게이머스넥서스(Gamers Nexus)는 일부 LG 모니터가 사용자 동의 절차 없이 윈도우 PC에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설치하는 사례를 보도했다. 설치되는 프로그램은 LG 모니터 앱 인스톨러(LG Monitor App Installer)와 맥아피 스캠 디텍터(McAfee Scam Detector) 두 가지다.
문제는 LG 자체 앱이 시스템 리소스에 대한 전체 접근 권한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테크레이더는 이 권한이 온라인 활동, 로그인 정보, 하드웨어, 위치 정보 등 사실상 모든 것을 포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맥아피는 오랫동안 여러 기기에 원치 않는 형태로 설치되는 ‘블로트웨어(bloatware, 불필요하게 미리 설치되는 프로그램)’로 지목돼온 소프트웨어다. 자신의 PC에서 갑자기 맥아피를 발견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곱지 않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만든 사람이 문제”…사용자 반발과 우회법
테크레이더는 이번 사태를 두고 “이런 걸 생각해낸 사람은 엄청난 멍청이(massive idiot)”라는 표현을 기사 제목에 인용할 만큼 이용자 반발이 거세다고 전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문제가 될 만한 정책을 조용히 시행하다 뒤늦게 발각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TV 이용약관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테크레이더는 마이크 기반 기능을 모두 꺼두는 것을 제시했다. 다만 이 경우 설정 위치를 찾기 어려울 때 음성으로 물어보는 등의 편의 기능을 포기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반복되는 프라이버시 논란, 근본적 해법은
노트북체크에 따르면 LG 스마트TV 이용자들은 수년째 개인정보 보호 부족을 지적해왔다. 스마트TV의 여러 기능을 이용하려면 LG에 특정 데이터 접근 권한을 넘겨야 하는 구조가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된 새 이용약관은 이런 우려를 한층 키우는 계기가 됐다. AI 서비스 개선을 명분으로 대화를 녹음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조항까지 더해지면서다.
거실이나 서재 어디든 자리하는 대중적인 가전기기에서 이런 정책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오류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TV와 모니터라는 서로 다른 제품군에서 비슷한 시기에 프라이버시·소프트웨어 논란이 겹친 것도 이용자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LG가 약관 문구를 수정하거나 모니터 소프트웨어 설치 정책을 손볼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